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4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함께...

 

보통 평범하다고 하는 만남이나 이야기들이 저에겐 늘 범상치 않은 내용으로 다가 오니,

아마도 그만큼 매사 민감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천안의 '보나'네와 약속이 되어 하루 쉬는 날 일정을 잡아

계룡산에서 화원을 차린 사돈 댁에 방문하기로 했었습니다.

'보나' 엄마와 사돈 댁은 꽃꽂이로 인연을 맺은 막역지우이지요.

 

'보나'는 지금 5살로 갓난 아기 때 입양된 여아랍니다.

그 아이 엄마와 함께 성북동 입양원에서 온 가족들과 함께 입양하던 날,

'아기가 참 못 생겼다'고 뜰뜰해 하면서 위 두 오빠 애들의 탐탁치 않아 하던 표정을

그 날 곁에 동석했던 저 역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보나'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을 잘 받아서인지

지금은 그림에나 나오는 공주님처럼 얼마나 예뻐졌는지요!

 

뉘보다도 '보나'를 뒷바라지해 주는 그 애 엄마의 혼신을 다한 지극정성은,

평소에 활동성이 강한 분이었지만, 하시던 모든 일을 접어두고 아이에게만 매어달리는 그 모습은

가히 혈육의 모녀관계 그 이상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육이 화원'을 하는 사돈집에 도착하여

오랫만에 만나 이야기꺼리가 꽤나 많았지요.

기념사진이라도 찍을 요량으로 보나 엄마가 다른 플라스틱 의자로 옮겨앉는 순간

의자가 부러지면서 화들짝 쓸어졌으니, 하마트면 큰일날 뻔하였답니다.

 

그런데 '보나'의 행동이 자못 의외였습니다.

엄마가 쓸어지는 순간, 경악실색을 하며 새파랗게 질리는 거였습니다.

그 아이의 그런 표정에 시종 지켜보던 제가 더 놀래 눈물이 나는 겁니다.

엄마에 대한 '보나'의 믿음은 가히 하느님 이상임을...!

어쩌면 갓난 아기 적에 친모와 헤어진 아픈을 다시는 겪기 싫은 본능적인 몸부림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후 곁에서 지켜보니, 엄마가 곁에 있어도 "엄마!'를 줄곳 불러대는 '보나'의 시선에서도

다시는 이 세상에서 엄마를 잃고싶지 않은 그런 표정이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제 어릴 적에도 가끔은 어른들이 농담으로 "다리 밑에서 줒어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게 진짜인양 몇날 며칠을 슬퍼하곤 했으니,

자라는 아이들에게 그런 쓸데없는 상처를 줄 필요는 없는 거지요.

 

아무튼 건강하고 예쁜 '보나'야!

좋은 엄마를 만나 행복한 가정에서 다시는 아플 일이 없을테니

염려 뚝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렴.

어쩌다 보고싶어지고 기도해 주는 '맛 ...'도 있으니까.

  • 은천 2013.08.29 10:22
    계룡산이면 제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곳인데요...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도 어쩌다 기억되면 기도해주는 '^^'가 되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에 숨을 깊게 들이쉬게 되는 요즘입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8 옛 것에 대한 소중함 T 평화와 선. 꼭 10년 전 '안식년' 때의 일이다. 기회가 닿아 오래 전 내가 공부하던 영국,캔터베리엘 갔었다. 놀랍게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무색할 ... 2006.02.05 2685
327 옛 거지들과 오늘의 행려자들 나의 일터(소공동 일대) 주변엔 행려자들 여럿이 늘상 눈에 띈다.요즘같이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에, 그들을 대할 때마다 참으로 측은해 진다.  참으로 일손이 시... 김맛세오 2020.12.16 979
326 예수를 만나거든 도망가라. * 예수를 만나거든 도망가라. * 예수가 올때 그대는 결코 마음의 현존을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대에게 아무것도 줄 것 같... 1 idiot 2008.10.12 1649
325 예쁜 해골...? T 온 누리에 평화   아니 뭔 말인고?  세상 천지에 해골이 예쁘다니...?   그랬다.  며칠 전인 월요일에 영면하시어 팔당 천주교 공원묘지에 모셔진지 38년째... 김맛세오 2014.10.02 1554
324 예루살렘의 안베다 신부님 T 평화를 빌며. 예루살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안신부님! 매년 부활과 성탄 즈음엔 카드를 보내드렸고 또 신부님께서도 저를 위해 특별히 미사 ... 1 김맛세오 2012.12.15 3901
323 영지버섯 그리고 야생란에 대한 오랜 추억 T 온 누리에 평화를 빌며... "아이고마, 기여코 고 예쁜 영지버섯을 뉜가 캐어가고 말았네!" 뭔 말인고 하면, 내가 자주 산책을 가는 경희궁 내에 웬 작은 영지버... 김맛세오 2020.08.25 727
322 영지(靈芝)야 반갑다 T 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버섯을 보면 역시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동작동(현 현충원 자리) 우리 집 뒷산엔 이렇듯 장말철이나 우기엔 소쿠리 하나 들고 뒷 산... 2007.08.05 2405
321 영적 친구들 T 평화가 강물처럼... 그냥 보내기 아쉬운가... 2008년을 장식이라도 하 듯 백설애애 온통 성거산 골짜기를 덮었다. 겨울다운 삭풍에 푸르른 솔잎조차 춤을 추니,... 1 2008.12.30 2132
320 연약함과 십자가 T 평화가 강물처럼 공사가 한창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이곳, 비는 별로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철철 내리는 빗소리...! 농사짓는 분들에겐 ... 1 2008.06.05 1672
319 연민이란 인간(관계)을 잘 이어주는 다리 T 평화와 자비   지난 해, 교황님이 강조하신 '자비'의 의미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봅니다.   어느 유명한 절 앞,커다란 바위에다 새겨놓은 '자비무적(慈悲... 김맛세오 2017.01.17 1413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