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콤플렉스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일종의 과대망상으로 자신을 메시아라고 믿기에
세상과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자기가 나서야 한다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 나아졌지만 제게 메시아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누구에게 어려움이 생기면 내가 도와줘야 한다거나
도와주는 정도를 넘어서 내가 해결해주거나 구해줘야 한다고 나섭니다.
이것이 북한 인민을 굶주림에서 구해주고,
북한 인민들도 하느님을 믿게 해줘야겠다는,
그래서 하루에 1,500이 먹을 수 있는 식당과 종합 복지관을
감히 평양에 짓겠다는 엄두도 내고 실행에 옮기게 하였지요.
그런데 겸손과 사랑과 만나면 이것이 순기능을 하지만
교만과 욕심과 만나면 과대망상 수준이 되곤 하였지요.
그러다가 제게 메시아 콤플렉스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의식하면서
그리고 그로 인해 잘못을 범한 경험과 반성이 반복되면서,
그리고 나이 먹어가며 힘이 달리면서 좀 나아졌던 거지요.
그런데 요즘 와서 다시 중요한 책임들을 맡으면서
이 병이 다시 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자각을 근자에 했는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다시 한번 정신 차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여인은 주님께 믿음이 장하다고 칭찬받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장한 믿음을 갖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니
그의 영혼과 마음이 시편 51편의 그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을 낮추 아니 보시나이다.”라고 할 때의
그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과 영혼을 복음의 여인은 가진 것 같습니다.
여인은 오늘 감히 주님 앞에 나서지 못하고, 뒤에서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다가가서도 몸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겨우 옷자락에만 손을 댑니다.
“그때에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는 여자가 예수님 뒤로 다가가,
그분의 옷자락에 술에 손을 대었다.”
무엇이 그리 잘났다고 주님 앞에 당당하고 뻔뻔스럽게 나서는 저와 비교해
조심스럽게 주님께 뒤로 다가가 겨우 옷자락에만 손을 대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그런데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과 달리
그의 믿음은 누구보다 크고 강합니다.
어느 정도로 크고 강하냐 하면 주님의 옷자락만 자기에게 닿아도
초강력 진공청소기처럼 주님의 모든 기를 다 빨아들일 기세입니다.
그런가 봅니다.
영혼과 마음이 부서지고 낮추일수록
믿음은 더 커지고 더 강력해지나 봅니다.
그래서일까 어제 바오로 서간의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여인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그리고 복음의 여인은 이 주님의 말씀을 듣고 이렇게 응답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메시아 콤플렉스의 저처럼 내가 메시아가 되려고 하지 않고,
복음의 여인처럼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한없이 나의 약점을 자랑하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