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이라고 부르십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는 것은
오늘 복음의 뒷부분에서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아는 관계는
그만큼 서로 가깝다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 집중하고 싶은 단어는
'하늘과 땅의 주님'이라는 표현입니다.
성경은 종종 서로 대립되는 두 가지를
함께 표현합니다.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 낮과 밤 등.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를 함께 말하면서
전체라는 의미를 그 안에 담습니다.
하늘과 땅은 온 세상,
남자와 여자는 모든 사람,
낮과 밤은 하루 종일을 뜻합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하늘의 주님일 뿐 아니라
땅의 주님이시기도 하며
그래서 온 세상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늘과 땅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천상적인 것과 지상적인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이어지는 말씀을 들으면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은
철부지들과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하늘과 땅이 다르지 않다면
그리고 하느님께서 무엇인가 드러내신다면
누구에게만 드러내시고
누구에게는 감추시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천산의 지혜와 지상의 지혜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말하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지혜는
하느님에게서 온 지혜가 아닐 것입니다.
즉 인간 스스로에게서 온 지혜이며
지상의 지혜도 하느님에게서 왔다고 본다면
인간 스스로 만든 지혜는
지혜가 아닌 것을 지혜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즉 인간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서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아는 지식을
자기 것인 것처럼 자랑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다보니
오히려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하늘처럼
땅도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곳입니다.
물론 보이지 않으시기에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다스리지 않으시기에
하느님께서 땅은 다스리지 않으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느님께서
땅에는 계시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인간은 자칫 겸손을 잃게 되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각자는 하느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하늘 만의 주님이신지
온 세상의 주님이신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