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게 됩니다.
제자들이 배가 고픈 나머지
밀 이삭을 뜯어 먹기 시작합니다.
바리사이들은 그것을 보고
안식일 법을 어겼다고 말합니다.
안식일에 일을 해서는 안 되는데
제자들이 곡식을 수확하는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의 쉼은 십계명에 속합니다.
그것이 시작된 이유는
하느님께서 일곱째 날에,
즉 창조의 한 주간 마지막 날에 쉬셨기 때문에
인간도 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식일의 쉼은
단순한 멈춤을 말하지 않습니다.
쉬기 위해서 쉰다기보다는
그 다음의 6일을 살아가기 위한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서 안식년 제도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식년에는 농사를 지으면 안 되는데
땅이 휴식을 하면서
다시 생산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즉 안식일의 쉼은
또 다른 생명력을 목표로 합니다.
제자들은 지금 배가 고픕니다.
생명 유지를 위해 무엇이라도 먹어야 합니다.
안식일 제도는 삶을 목표로 하지
죽음을 목표로 하지 않기에
제자들이 무엇인가를 먹는 것을
그 방법이 비록 안식일 규정을 어기는 것일지라도
예수님께서는 막지 않으십니다.
바리사이들 역시 삶을 목표로 하지
죽음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삶을 목표로 하다보니
하느님께서 주신 규정을 더 열심히 살고자 했고
그러다보니 규정에 매이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어떤 규정의 원래 뜻을 생각하지 못할 때
규정을 지키면서도
원래 뜻과 정반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의 의미를 찾고
모든 것에 의미를 다시 부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번 쯤, 그리고 천천히 하나 하나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면서
그 삶의 순간이 나에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