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이 모여들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하시는 말씀이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농사를 지을 때
씨를 흩뿌렸습니다.
땅을 파고 줄을 지어 씨를 뿌리는 것도 아니고
씨를 뿌리고 나서 그 위에
흙을 덮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농부는 그저 씨를 뿌리기만 했고
그 씨는 간혹 땅이 아닌 밭 바깥으로
던져지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비유는
그러한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당시의 관습이 그렇다 하여도
이 방식은 굉장히 생산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안 그래도 이스라엘 땅이
그렇게 기름지고 좋은 땅은 아닌데
밭 바깥으로 씨가 뿌려지는 것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신 것을
나중에 해석해 주십니다.
그 해석에서 보면
좋은 땅과 그렇지 못한 땅은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 상태를
말합니다.
즉 좋지 못한 땅에도 씨가 떨어진다는 것은
말씀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에도
하느님의 말씀이 전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즉 우리가 말씀을 받아들이건 받아들이지 않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계속해서 전하십니다.
하느님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열매를 맺건 아니건
이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열매를 바라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열매 맺지 않은 땅에
씨를 뿌리는 것을 거두지도 않으십니다.
언젠가는,
그렇게 씨가 계속 뿌려졌을 때 언젠가는
그 씨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것이기에
그것을 희망하면서
그 희망의 손길을 거두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바라보지 않고
하느님께 등을 돌릴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께 돌아오기를 기다리시고
당신께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우리는 하느님 희망의 대상입니다.
소위 말하는 꿈나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기대를 하고
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을 때
그는 우리가 잘 되기를 바라면서
축복해 줄 것입니다.
그렇듯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축복해 주시면서
당신의 말씀을 우리가 받아들여
열매를 잘 맺기를 기다리십니다.
그 희망을 알아보고
우리도 우리 자신에 대한 희망을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우리 삶의 어려운 순간들을
넘어갈 수 있는 용기와 힘도 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결코 저버리지 않으신다는 것이
오늘의 삶 안에서 큰 위로와 축복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