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들은 천사들이 자신들에게 한 말을
주님의 말씀으로 알아듣고
그것을 확인하려 예수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과연 그들은 자신들이 들은 것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놀라움은
그 말을 전해 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타납니다.
여기에서 마리아는 놀라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단순한 하나의 사건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입니다.
삶의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접하게 됩니다.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는 반응은
감정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의 종류나
그 감정의 강도가 다를 수 있지만
우리가 접한 일들을 이해하는 것에 앞서
먼저 우리는 느끼곤 합니다.
그 일을 온전히 이해하고 행동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두려움이나 위협을 느꼈을 때
그 감정에 따라
그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마주하는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즉각적인 대처를 위해
감정은 도움이 되지만
순간적인 판단이 매번 좋은 선택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경우들도 있습니다.
더욱이 밖에서 들어오는 자극보다
더 강하게 느끼는 경우에는
반응도 격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반응을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여기에서
이성을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그 상황에 머물러서
곰곰이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감정 없이 이성 만으로 모든 일을 대할 수도 없고
올라오는 감정을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감정은 감정대로 보아주면서
그 일에 이성적으로 머무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마리아의 경우 그녀 자신도 놀라웠을 것입니다.
목자들의 말을 들은 이들은
모두 놀라워하였다고 복음은 전하는데
그 '모두'라는 단어 안에는
마리아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놀라움을 충분히 느꼈기에
그것을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순간들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들 안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 감정을
단순히 즉각적인 대처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보다
잠시나마 그 순간의 느낌에 머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머무름은 한편으로는 우리를
이해를 통한 머무름으로 이끌 것이고
그 일은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삶의 중요한 순간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모든 순간을 진지하게 대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나의 삶,
더 나아가 나 자신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이기를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