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오늘 복음은 장정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얘기입니다.
제자들은 굶주린 사람들을 걱정하고,
그들을 돌려보내자고 주님께 제안합니다.
가진 것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우리가 나무랄 수가 없습니다.
저도 보통 그렇게 생각하고 아마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님께서도 제자들을 나무라시지는 않고 그러나
“그들을 돌려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십니다.
그러니까 나무라시지는 않고 새로운 길을 가르쳐주시고자 하심입니다.
새로운 길이란 제자들이 먹을 것을 주긴 하지만 실은 당신이 주시는 방식인데
지금까지 제자들은 이렇게 줘 본 적이 없고 어쩌면 우리도 그렇습니다.
없는 것을 어떻게 줍니까?
사실입니다.
없는 것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결과를 놓고 보면
줄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줄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줄 마음도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가진 것이 없어도 신앙인에게는 하느님이 계십니다.
하느님이 안 계시면 진짜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줄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다시 말해서 사랑이 있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주십니다.
그러므로 내 것을 주거나 내 것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받아서 나눠주는 것일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그 형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받아 나눠줍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것도 받는 것과 나누는 것입니다.
우선 받는 것을 잘해야 합니다.
왜냐면 우리 가운데 받는 것을 잘못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신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줄 마음이 없이 받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받아서 자기 주머니를 채우려는 것이니 하느님께서 주시겠습니까?
여러분이 제게 많은 후원을 해주시는데
그것으로 제 주머니 채운다고 생각하시면 후원해주시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주시는 것을 넙죽넙죽 잘 받습니다.
옛날에는 정말 저의 가난을 생각하며 안 받으려고 했지요.
그러나 지금 저는 여러분이 주시는 것을 다 받는데
그것은 여러분이 주님께 받으신 것을 오늘 제자들처럼 나누시도록
제가 다만 통로가 되어 드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 자선의 통로들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