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여러분, 아무도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 자기가 이 세상에서 지혜로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지혜롭게 되기 위해서는 어리석은 이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남을 속이는 것만 반성하는데
어쩌면 남을 속이기에 앞서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기보다 자기를 속이는 경우가 더 많기에,
이것을 먼저 그리고 더욱더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속입니까?
자기를 잘못 생각하는 것과 더 나아가 자기를 잘못 믿는 것입니다.
그 한 예로 오늘 바오로 사도는 자기가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가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를 속이는 거라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사실 자기를 속이는 사람이 많아서 소크라테스도 ‘너 자신을 알라’고 했지요.
자기가 그리 지혜롭지 않다는 것을 알라는 것이요,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지를 알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을 그렇게 아는 것에서 더 나아가 믿기까지 합니다.
이것을 일컬어 자신감(自信感)이라고 하는데
그런데 이 자신감이라는 것을 요즘 말을 빌려서 평하면 근자감,
곧 근거 없는 자신감입니다.
이 자신감이 어떤 때 하느님을 믿지 않고 자기를 믿게 하고,
자기가 어리석은 줄을 모르고 지혜롭다고 믿게 하고,
심지어 불행한 줄을 모르고 행복하다고 믿게 합니다.
그런데 오늘 바오로 사도는 더 심각한 자기 속임에 관해서 얘기합니다.
자기가 모든 것의 주인이라거나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이렇게 곧 묘하게 얘기합니다.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바오로도 아폴로도 케파도,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왜 이렇게 얘기합니까?
사실 프란치스코의 말대로 우리 것이란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모든 것이 다 하느님 것이고 내 것이란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는 코린토 공동체가 바오로파니 아폴로파니 하고 갈라졌는데
사실 바오로 자기도 그리고 아폴로나 케파도 다 하느님 도구일 뿐이고,
자기들은 코린토 공동체를 하느님 공동체가 되도록 파견된 도구들이니
자기들은 코린도 신자들 여러분의 것이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고도 얘기하는데
모든 것이 여러분 것이지만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 것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사실 모든 것이 내 것이지만
더 엄중한 사실은 모든 것이 하느님 것이고,
나를 포함하여 모든 것이 다 하느님 것입니다.
사실 여러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나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내가 사라져도 세상은 그대로 있으니
나라는 인생이 허무한 것도 또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니
모든 것이 다 하느님 것이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 내가 소유한 것 내 것이지만 실은 하느님 것이고,
내 생명도 지금 내 것이지만 실은 하느님 것이라는 것도
사실임을 우리는 알아야 하고 또 믿어야 할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