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772 추천 수 1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는 형제들이다.”

저는 지금 유치원 책임도 맡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유치원 개학을 하면서
새로 입학하는 아이들의 학부모에게 며칠에 걸쳐 유치원 소개를 했는데
그중 하루, 학부모에게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천주교건 개신교건 믿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대상으로 처음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하느님” 소리 빼고 강의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형제님”, “자매님” 소리도 빼고 말을 하려니 여간 힘든 게 아녔습니다.
앞에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는데 강의 시작 때 “형제님”이라고 하려다
“어르신”이라고 하였는데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니었고
그렇게 부른 것이 맞았나 하는 생각이 나중에까지 들었습니다.

왜 내가 형제라는 호칭을 자신 있게 쓰지 못했을까 반성을 하면서
앞으로 이 형제라는 호칭을 그냥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유의미하게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떤 유의미입니까?

첫째로 오늘 복음 말씀처럼 한 분 아버지의 같은 형제라는 뜻으로.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고 하십니다.

그러니까 형제라고 할 때마다 하늘 아버지를 늘 염두에 두라는 겁니다.
형제란 한 아버지의 같은 자식이니 말입니다.
아버지는 형제를 이루는 절대적인 조건입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을 형제라고 하는 것은
피가 아니라 한 아버지의 한 성령으로 형제 되었다는 뜻입니다.

제가 아는 분에게 들은 얘깁니다.
원양 어업을 하는, 배를 몇 척 가지고 계신 분인데
고기를 잡으러 남미 쪽으로 가던 중에 배가 고장이 나
어느 나라에 우선 기항을 하고 거기서 배를 고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으면 벌써 고칠 수 있는 걸 한 달이 가도 못 고쳐서
속을 부글부글 끓고 있는 중에 주일이 되어 성당에 갔답니다.
기도를 하는데 푸념 식으로 “하느님, 이 족속은 왜 이 모양입니까?
빨리 배를 고쳐야 고기를 잡는데 이렇게 늘어터지니!
빨리 배를 고치게 해주세요.” 뭐 이런 식으로 기도를 했답니다.

그렇게 기도를 하다가 문득 자신이 남의 나라에서
한국말로 기도를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리고 이내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었답니다.
하느님께는 어디서 무슨 말로 기도하든 상관이 없고,
모든 민족이 같은 당신의 자녀인데
인간이 민족을 구별하고 말을 구별하며
심지어는 차별을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기가 그 사람들을 무진장 무시했음을 깨달았고,
다음 날 자기가 잘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청했더니
사람들이 일사천리로 배를 고치더랍니다.

진정 같은 아버지 하느님 안에서 사람들을 보지 않으면
진정한 형제애와 형제 관계는 있을 수 없음을 깨닫게 하는 얘깁니다.

둘째로 윗사람은 아버지 하느님 한 분 뿐이시라는 뜻으로.
윗사람은 아버지 하느님 한 분 뿐이기에
인간은 누구나 같은 형제로 높낮이와 우열이 없습니다.
돈과 권력으로 누구 위에 있지 않음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사랑으로도 그리고 영적 권위로도 누구 위에 있지 않는 겁니다.

제가 제일 조심해야 할 점이 바로 이 점입니다.
아무도 아버지 소리를 듣지 말라고 하시는데 저의 호칭은 신부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하긴 하는데 존경하는 사랑을 하지 못하고
위에서 베풀고, 하사하고, 큰 선심을 쓰는 듯한 사랑을 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라는 말을 쓸 때마다 받드는 사랑은 못할지라도
형제로서 사랑하리라는 마음을 다지는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까치 2012.03.17 10:45:01
    교회안에 형제님 자매님 그소리가 저에게는 그렇게도 행복햐게 들립니다. 때로는 나도모르게 신부형제님부르고 다시정정하며 눈물도흘리고 누가저에게 자매님 부를때 저는 감격합니다 그 의미저는압니다 쉽게부를수 없다는것을 하느님나라에는 모두형제자매임을 바로 그날을 바라보며 작은 형제회 그단어 너무도아름답고 사랑합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7Mar

    사순 3주 토요일- 하느님을 알자!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주님을 알자고 하고, 알도록 힘쓰자고 하는 호세아의 호소가 다른 날 같지 않은 간절함으로 제 마음에 스며듭니다. 저는 지난 달 간절곶이라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그 아름다운 이름만큼 그곳에서 빌거나 호소하면 들어...
    Date2012.03.17 By당쇠 Reply2 Views895
    Read More
  2. No Image 16Mar

    사순 3주 금요일- 새벽의 나리꽃처럼

    “그들에게 품었던 나의 분노가 풀렸으니, 이제 내가 반역만 꾀하는 그들의 마음을 고쳐 주고, 기꺼이 그들을 사랑해 주리라. 내가 이스라엘에게 이슬이 되어 주리니,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레바논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이스라엘의 싹들이 돋아나, ...
    Date2012.03.16 By당쇠 Reply3 Views994
    Read More
  3. No Image 15Mar

    사순 3주 목요일- 반대하지도 하느님 편에 서지도 않는 나는?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내 편에 서지 않으면 나를 반대하는 거라는 주님의 말씀은 편 가르기를 하며 당신 편에 서라는 말씀일까요? 다시 말해서 당신을 위한 걸까요, 우리를 위한 걸...
    Date2012.03.15 By당쇠 Reply1 Views977
    Read More
  4. No Image 14Mar

    사순 3주 수요일- 아예 사랑을!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요즘 헌법소원이 참으로 많습니다. 하...
    Date2012.03.14 By당쇠 Reply1 Views754
    Read More
  5. No Image 13Mar

    사순 3주 화요일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

    “저희의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을 보시어, 저희를 숫양과 황소의 번제물로 받아 주소서.” 누가 자비를 받고 용서를 받을까? 자비와 용서를 필요로 하여 청하는 사람이다. 누가 자비와 용서를 필요로 하고 청할까?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의 소유자...
    Date2012.03.13 By당쇠 Reply2 Views835
    Read More
  6. No Image 12Mar

    사순 3주 월일 -사랑이 정성보다 더 크다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인간의 정성보다 하느님의 사랑이 더 크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엘리사 시대 이스라엘에 나병환자가 많았지만...
    Date2012.03.12 By당쇠 Reply1 Views942
    Read More
  7. No Image 11Mar

    사순 제 4 주일-부당한 것을 합당하게 하라!

    합당合當하다, 부당不當하다. 무엇이 합당하는 것은 무엇이 무엇에 합당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당하다는 것도 무엇이 무엇에 부당한 것입니다. 아무 것도 그 자체로는 부당하거나 합당하지 않습니다. 나 혼자서는 늘 정당正當할 뿐입니다. 기준이 나이기 ...
    Date2012.03.11 By당쇠 Reply1 Views76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47 1148 1149 1150 1151 1152 1153 1154 1155 1156 ... 1421 Next ›
/ 14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