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치유해 주십니다.
이것은 오늘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것이
이루어진 사건이었습니다.
이사야서의 이 말씀을
메시아 왕국의 예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면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증명한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기에는
예수님의 행동과 말씀이 조금은 다르게 보입니다.
우선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사람들 앞에서 기적을 보여주시면서
메시아가 이 땅에 왔음을 보여주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실을 감추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더 나아가 치유가 끝나고 나서 사람들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십니다.
사람들이 기다려온 메시아이지만
정작 예수님께서는
'내가 메시아다'라고 드러내 놓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것은
모두가 메시아를 기다려 왔는지입니다.
귀먹고 말 더듬는 이는 메시아를 기다렸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마태오복음 시작부분에서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는 단어에 놀라
베들레헴과 그 일대의 어린 아기들을
모조리 죽인 헤로데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활동하시는 한
그것을 아무리 감춘다고 해도
예수님의 말씀과 활동은 숨겨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감추시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는 것과 연결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이에게는
그래서 예수님을 기다리는 이에게는
예수님의 말씀과 활동이 기쁜 소식으로 다가갑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거부하는 이에게 그것은
불편한 소식, 듣기 싫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내가 기다리는 메시아
내가 만나고 싶은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지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신다는 것은
때로는 나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순간을 뜻합니다.
채워주심을 기다리는 것은
드러남을 감당할 용기도 함께 생각하게 합니다.
만나고 싶은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나 자신의 모습도
나의 부족함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