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써 숨긴 것이 드러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숨겨진 것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 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가끔 그것을 경험하지만
나의 어떤 부분은 여전히 감추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을
힘들어 한다기 보다
내 안에 그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도 직면하기 어려워서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모습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막상 그것을 직면했을 때에는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을 바라보기 전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할수록 그것에 대해 상상하게 되고
그 상상 속에서 그것은 엄청나게 큰 것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것을 직면하기도 어렵고
드러내 보이는 것은 더더욱 어렵게 됩니다.
내가 감추고 있는 것을 마주할 힘이
우리 안에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니 반대로
마주할 힘이 없어서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은
우리가 그 상황을 마주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여기에 또 다른 불안감이 있습니다.
앞에서의 불안감은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온다면
지금의 불안감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감추는 것이 드러날지 모른다는 것에서
옵니다.
그러다보니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집니다.
불안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마주 바라보는 것입니다.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그런 힘을 그리 많이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청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함께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하느님의 힘으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오히려 불안은 줄어들고
어느 새 자유로워진 우리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