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기에 앞서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십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만으로는 부족하신지
'지팡이, 여행 보따리, 빵, 돈 그리고 여벌 옷'이라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아무것도'라는 부정어에 앞서
'힘과 권한'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미 제자들은 '힘과 권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이 줄 수 있는
인간에게서 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것'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그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은 가지고 갈 수 없지만
하느님에게서 받은 능력은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더 나아가
그들의 길에 하느님께서 함께해 주심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그들은 하느님과 함께 파견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나타나는 역설은
우리가 인간적인, 또는 물질적인 것과
하느님을 둘 다 선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질적으로 부족함을 느낄수록
더 하느님을 찾게 되고
하느님께 의지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하느님께서 더 잘 드러나십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나라가,
복음이
더 잘 선포됩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아쉬움을 느끼기에
이 방식은 하느님에게만 좋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그것을 전하기에 앞서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간다는 점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방식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전하기에 앞서
먼저 그것을 살아가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