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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어느 장단에 춤추라는 말이냐는 우리말 표현이 있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장단이 동시에 울릴 때 이런 말을 하지요.

 

그런가 하면 어느 장단에도 휘둘리지 않겠다고도 합니다.

이런 것을 일컬어 줏대가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줏대가 있는 것은 좋지만 사랑이 없는 것일 때 문제입니다.

사랑이 없는 줏대는 돌같이 굳은 마음에 불과합니다.

우는 사람과 같이 울어주고 기뻐하는 사람과 같이 기뻐해주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사랑이 없는 줏대는 정서적인 불능(Impotence)일 뿐입니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저도 그런 존재입니다.

저는 특히 같이 웃어주지 못하는 불능자입니다.

마치 웃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이 있는듯합니다.

 

이것은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매우 구시대적인 초상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근엄하게 있기보다는 가까이 다가와 주길 바라고

자기들이 가는 길에 같이 동행하고, 동감해주기를 바라지요.

그래야 되는데 저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남의 탓으로 돌리자면 그것은 제게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저에게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니 제가 찾아가지 않게 되고

찾아오는 분들이 좋은 일 때문에 찾아오기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문제 때문에 대부분 찾아오시니

저도 차츰 <심각이>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있을 땐 형제들이 저를 Mr. Serious라고 불렀지요.

 

그러나 이것은 역시 핑계이고 근본적으로는 저의 교만 때문입니다.

교만은 겸손의 반대이지만 사랑의 심각한 반대입니다.

교만은 나긋나긋한 사랑을 단단히 굳게 할 뿐 아니라

자기본위, 자기중심이 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웃이 울 때 울어주지 못하고 웃을 때 웃어주지 못할 뿐 아니라

자기중심적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비판하고, 요구합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왜 내 장단에 맞추지 않느냐고 하면서

예수님도 비난하고 세례자 요한도 비난합니다.

 

먹는다고 비난하고 먹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같이 웃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같이 울지 않는다고 비난합니다.

 

이런 사람은 하느님께도 그러하고 기도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자기본위적으로 생각하고 자기중심적으로 기도할 것입니다.

자기의 생각대로 안 해주고 자기가 원하는 때에 안 해주면

자기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하느님께도 막 화를 냅니다.

 

자기 뜻대로 안 해주는 것이 하느님 사랑임을 알지 못하고,

나의 시간표와 하느님의 시간표가 다름을 생각지 못합니다.

 

요구만 있고 수용은 없습니다.

재촉만 있고 기다림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랑이 오기도 전에 차버리고 날려 버립니다.

오늘 철부지 어린애처럼 나도 이렇지는 않은지,

자기중심적인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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