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후반부에서
죄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죄를 짓는 것보다는
불구자가 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씀이
조금은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죄를 통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시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스스로 불구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의 말씀은
불구자가 되라는 말씀이 아니라
그만큼 죄를 짓지 않도록
그리고 다른 사람이 죄짓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말씀으로 들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또 하나 생각해 볼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위협이 아닌
안타까움으로 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죄를 지은 사람을
꺼지지 않는 불로 보낼 것이라는
위협이 아니라
죄를 지어 생명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사람을 잘 대해 준 사람도
상을 받는다면
그리스도의 사람에게는
하느님께서 더 좋은 것을
마련해 놓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죄를 통해 그것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위협으로 알아듣는 것과
안타까움으로 알아듣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은 두 상황에서 나타나는 하느님의 모습이
다릅니다.
위협하시는 하느님은
무서운 하느님, 심판의 하느님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안타까움을 느끼시는 하느님은
사랑의 눈길로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느님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것에 따라
우리의 삶도 달라집니다.
하느님을 무서운 하느님으로 생각할 때
매 순간 죄를 지을까
나의 행동이 죄가 되는 것을 아닐까
두려움에 싸이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의 하느님으로 생각할 때
오히려 죄를 지을 기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기에
더 기쁘고 더 행복한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죄를 지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것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랑에 집중할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가능성에서 벗어나 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나는 오늘의 말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하느님의 안타까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