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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그려놓은 큰 그림

 

하느님의 작은 부분을 체험한 사람들의 특징은 그들이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진짜로 아는 사람은 성급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급하게 말하는 사람은 진짜로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매력에 끌림을 경험한 사람은 갈망과 목마름이 더 큰 기갈을 불러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내어주는 기쁨이 내어주는 갈망을 더 크게 함으로써 죽어도 죽는지조차 모르게 합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면 알수록 내 작은 시야는 점점 커져서 아버지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이르게 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사라지고 드디어 창조주가 바라보는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씩 열립니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아버지가 그려놓은 그림을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네가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주님 보게 해 주십시오.”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지금 보는 세상이 낙원이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저지르고 있는 폭력의 한가운데에서도 낙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창조하는 나를 창조하심으로써 관계를 회복하는데 이바지하도록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가 구원입니다. 우리 모두 예외없이 자비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 은혜로 구원받았습니다. 그러기에 쓸모없는 건 없습니다. 자기의 노력으로 구원을 찾으려는 사람은 구원에서 멀리 있는 사람입니다. 제아무리 많은 기도와 희생과 제물을 바쳐도 하느님께서는 바쳐서 얻으려는 마음에 반응하시지 않습니다. 구원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아서 얻는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받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하느님의 것을 훔치는 사람입니다. 받은 것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만물 안에 계시고, 만물은 그분을 통하여, 그분 안에서, 그분을 위해서 창조되었다.”는 바오로 사도의 고백은 놀랍습니다. 눈이 열린 사람만이 그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홀로 유일한 선하심이고 모든 피조물은 하나이면서 보편적 선()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그려놓는 그림입니다. 하느님의 눈에는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을 갈라놓는 절대적 구분이 없습니다. 우리의 모든 쓸모가 하느님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만이 갈라놓기를 좋아합니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물질과 영을 가르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릅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언제나 좋은 쪽에 두기를 좋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벌하는 대신 회복하심으로써 정의를 행하셨습니다. 당신의 임무가 무슨 이유로든 신성한 신분을 상실하거나, 변두리로 내몰리거나, 인간의 품격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다시 하나로 회복하시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가 4,18-19)

 

하느님께서는 당신 안에서 모든 사람의 참되고 온전한 정체성을 회복하심으로써 그들을 의롭게 만드셨습니다. 누구는 상주고 누구는 벌주는 것밖에 모르는 인과응보의 정의하고는 정반대입니다. 대가를 계산해야만 한다고 하는 그들에게 있어서 아무런 공로 없이 받는 사랑이 그들의 유일한 형벌일 것입니다. 무상으로 주시는 하느님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려놓은 큰 그림, 그 그림을 보는 눈은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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