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에 듣는 에페소서 독서는 에페소 교회가
예수님이라는 모퉁잇돌과 사도라는 기초 위에 세워지고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건물이라는 뜻으로 얘기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열두 사도 명단을 보면 열두 사도는 기초로서 부실하고,
그들의 결합은 잘 이루어지기 어려운 엉성한 공동체였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주님을 배반할 유다 이스카리옷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구성원이 서로 삐걱거릴만한 구성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눈여겨보는 것은
오늘 축일로 지내는 열혈당원 출신의 시몬과 세리 출신의 마태오 관계이고,
잘 아시듯이 이들의 출신 곧 열혈당원과 세리는 서로 적대적인 관계였지요.
그런데 출신으로만 보면 엉성하고 삐걱거릴 공동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해 잘 결합된 주님의 거처로 자라난다고 얘기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적인 출신으로만 보면 잘 결합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공동체 안으로 들어온 뒤 그리고 성령으로 변화된 뒤
이들은 든든한 기초가 되었고 그 위에 전체 교회는 잘 결합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성이 강하고 이질적인 이들이 그리스도라는 용광로에서
성령이라는 불에 정련되어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개성이 강하고 이질적인 우리도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서로 잘 결합되어 하느님의 거처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성령으로 정련돼야 합니다.
그래서 나의 성취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을 같이 이루는 것이 목적이 돼야 하고,
경쟁적이고 분열적인 개성이 조화롭고 통합적인 개성으로 바뀌어야 하며,
나만 정의롭고 너는 불의하지 않고 같이 하느님의 정의를 이뤄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사도들 축일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 그리스도 공동체이고 오늘 에페소 말씀대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룩한 거처로 지어지고 있는가?
아니면 사랑 특히 성령의 사랑은 눈곱만큼도 없고,
그래서 한 번도 그리스도 공동체다운 적이 없거나,
모래 위에 세워져 서서히 무너져가는 공동체는 아닌지.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