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만족과 알맞게 식은 가슴으로 드리는 기도
멈추지 않는다면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안에 있는 하느님 나라를 밖에서 찾기 바쁠 것입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자연과 피조물 안에 숨겨놓은 창조주의 편지를 읽을 수 없습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내려갈 수도 없고 내려놓을 수도 없습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허용할 수도 없고 놓아줄 수도 없습니다.
멈추지 않는다면
말씀에 굴복할 수도 없고 나를 내어줄 수도 없습니다.
멈춰야 보이고 머물러야 만나는 신비의 얼굴
누리고 내어주는 기쁨
깊은 만족과 해방된 자유
멈춰야 여백이 생기고 누군가를 돌보아줄 수 있습니다.
무엇이 나를 내 몰고 있는지?
사랑은 고단한 영광
멈추는 사랑과 머물러 있는 침묵
그 영광의 순간에 나는 알맞게 식은 가슴으로
너를 껴안을 수 있습니다.
깊은 만족이 주는 벅찬 감동
터져 나오는 함성
기도는 그렇게 충만한 기쁨과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깊은 호소력으로 응답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는 사랑에 깊이 참여하면서
자신을 태우는 촛불처럼 남김없이 자신을 내어 놓습니다.
깊은 만족과 알맞게 식은 가슴으로 드리는 기도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시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