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3.10.13 05:54

연중 제28주일

조회 수 2605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나병이라는 병은 사람을 고립시키는 병이었습니다. 전염되는 병이었기에,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나병 환자들처럼 멀찍이 서서(17,12) 예수님께 병을 고쳐달라고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약에 의하면 사제들이 사람들의 깨끗함과 부정함을 판단해 주었는데, 부정하다고 판단 받은 사람들은 사제들이 깨끗하다고 다시 판단해 주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직접 병을 치유해 주실 수도 있음에도, 사제들에게 가서 몸을 보이라고(17,14)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나병 환자 열 사람은 사제에게 갔고, 가는 동안에 병이 나았습니다. 그들은 사제에게 더 이상 부정하지 않다고, 깨끗하다는 판단을 다시 들었을 것입니다. 나병을 치유 받았습니다. 더 이상 사람들을 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 이상 사람들에게서 고립되지 않아도 됩니다. 그들은 그 사실에 굉장히 기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 후반부에서 우리는 또 다른 장면을 보게 됩니다. 병이 치유된 열 사람 중에서 한 사람만, 그것도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사마리아 사람만이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께 돌아옵니다.

   나병이라는 것을 통해 그 열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고립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구약에 의하면 병은 하느님께 죄를 지어서 얻게 되는 것인데, 병이 깊을수록 죄가 깊었다는 뜻으로 해석했고, 그렇기에 나병 같은 불치병은 어마어마한 죄를 지은 결과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렇기에 공동체에서의 추방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를 갈라놓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은, 우리의 죄 때문에, 그로 인한 병 때문에, 관계를 단절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청에 하느님께서는 정말 자비를 베풀어 주십니다. 사람들이 죄의 결과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병이 치유되었고, 그 말은 구약의 관점에서는 죄를 용서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스스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없었던 사람들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킨 사람들은, 비록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서 하느님께 자비를 청했음에도, 그래서 그 자비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했음에도, 여전히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는 고립된 채, 그 관계의 회복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한 사람만이, 하느님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겼던 사람만이, 육체적인 치유 후에도 여전히 하느님과의 관계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겼기에, 하느님께서 치유 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그는 예수님께 병의 치유를 청할 수 있었고, 그 믿음으로 그는 병의 치유를 받았고, 그렇기에 그 믿음은 다시 감사함으로 그를 이끌 수 있었습니다.

   나병 환자였다는 것, 예수님께 자비를 청했다는 것, 그것을 통해서 병의 치유를 받았다는 것, 열 사람 모두에게 이 세 가지는 똑같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 자비를 청한 이유가 달랐기에, 하느님께 대한 믿음의 마음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 단절에 의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이라는 차이에서, 하느님과의 관계와 인간과의 관계 중 어느 것에 더 중심을 두는 가라는 차이에서, 병의 치유를 받은 후의 태도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어디를 보면서 가고 있는가요? 인간과의 관계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지, 아니면 하느님과의 관계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지. 물론 우리의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결과는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치유를 받았다는 결과에서는 열 사람 모두가 똑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구원 받은 사람은, 하느님과의 관계에 더 중심을 두었던 단 한 사람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하느님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지 않는다면, 죽음 이후에도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맺지 못할 것이고, 그렇다면 천국에 간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이 없는 천국,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지 못하는 천국이라면, 그것은 천국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8Nov

    연중 31주 금요일-하느님의 것을 이웃을 위해 마구 써라!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영리함과 영악함은 어떻게 다른가? 영리함은 사랑에 반하는가?   오늘 복음 묵상은 이런 질문으...
    Date2013.11.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89
    Read More
  2. No Image 07Nov

    연중 31주 목요일-잃어버린 양인가, 길 잃은 양인가?

    “나와 함께 기뻐해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를 들을 때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주님께서는 <잃었던 내 양>이라고 하시는데 과연 잃었던 주님의 양인가, 그게 아니라 주님을 떠나 길 잃은 양인가? 책...
    Date2013.11.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864
    Read More
  3. No Image 06Nov

    연중 31주 수요일-사랑하는 주님과 가는 곳이면 어디든 천국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주님께서는 오늘 당신을 따름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의 따름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누구를 따른다는 것은 두 가지인 것 같습...
    Date2013.11.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78
    Read More
  4. No Image 04Nov

    연중 31주 월요일-보답을 바라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거래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보답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할 때 행복할 거라는 말씀은 그 뜻이 깊기에 잘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보답을 바랐다가 보답을 받...
    Date2013.11.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4790
    Read More
  5. No Image 03Nov

    연중 제31주일

     오늘 복음에서 자캐오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수님을 보려고 했지만, 쉽게 볼 수 없었습니다. 복음은 그 이유를, 자캐오가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려진 예수님을 볼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의 중간에서, 사람들이...
    Date2013.11.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153
    Read More
  6. No Image 03Nov

    연중 제 31 주일-사랑의 열매인 회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기에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시고, 사람들이 회개하도록 그들의 죄를 보아 넘겨주십니다. 당신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당신께서 만드신 것을 하나도 혐오하지 않으십니다. 당신께서 지어 내신 것을 싫어하실...
    Date2013.11.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41
    Read More
  7. No Image 02Nov

    위령의 날-하느님께서 안식을 주시게 하자!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위령의 날입니다. 위령慰靈은 한자어이기에 그 뜻을 풀어보면 위慰는 위로慰勞하다, 위안慰安하다를 뜻하고 령靈은 영혼靈魂을 뜻하는 것이겠습니다. 그러니 합...
    Date2013.11.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8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54 955 956 957 958 959 960 961 962 963 ... 1321 Next ›
/ 13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