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8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사랑하는 사람만이 소리내는 신령한 악기 되어...

하루의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하루를 뜬눈으로 맞으면서
무위의 최면에 결려 내 잠시 다른 궁리에 눈감았을 양이면
이내 몇 갑절의 가책과 회오에 온 몸을 부딪는다.

내 주님이 계신 양지,
님의 눈길이 환한 그 땅에
나 어서 돌아가야지,
꽃 여울같이 찬연한 뉘우침을 길게 끌며
나는 신의 그늘에 습관처럼 돌아온다.

내 한사코 님에게 다가가야지,
우수와 좌절의 파도를 넘어
기름처럼 진득거리는 오열의 긴 회랑도 지나서,
아아 천지의 가슴아픈 이별도 헤쳐가며
님에게 더욱 나아가야지.

혼자의 내부에서처럼 유순히 합치게 될
둘의 찬미,
둘의 감사,
드높은 합창 같은 심성을 드높인다.
하지만 가장 안정된 율조로 나직하고 겸허하게
안으로 안으로만 이루어지리라

죄의 사함 같이
그 은총이 무거운 주님의 허락,
비로소 내려주실 황송한 단안이다.

님을 따라가면 영감이 샘솟는 골짜기에도 쉽사리 다다른다.
부활하신 님의 영께서 나와 함께 계시는 그곳엔
신령한 샘물이 뿜어 나와
눈물보다 더 맑게 넘쳐흐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비로소 소리내는 신령한 악기,
아아 내 몸 전부로써 음악이 되어
낭랑히 분수에도 과한 시심과 송가를 울려낸다.

모든 것이 안정되고 따스해진다.
만상이 하나같이 꿈을 보듬고
마음놓고 확산하는 미와 생명의 맥동,
너그러워지고 서로 관용을 나누는 가운데 피차의 품격이 고조된다.
모든 것에 격조가 생긴다.
산수에도, 예술에도, 온갖 맹세와 약속,
옛날의 우수와 철학과 회상의 단편들에게도
유익한 버섯이 돋아나듯 높은 운치의 신기루가 서려 퍼진다.

둘이서 나누는 위로,
더 여럿이서 쪼개는 이해,
이때 하늘이 내리시는 화답이 온 누리에 쌓인다.
한 겨울 소리 없이 내리는 강설처럼...

진실로 말하면 주님의 거룩한 뜻을 벗어나선
우리의 영혼을 결코 키우지 못한다.
주님은 구원을 청할 때에만 우러르는 분이 아니고
우리의 애정을 바쳐드리기 위해 전폭적으로 찾게되는 그런 분이시다.

나에게 베푸신 사랑과 자비에 대한 응답으로
아무것도 내 것으로 남겨두지 않고 모두를 되돌려 드리는
그런 응답, 그런 가난, 그런 겸손으로 남아있기 위하여
님을 찬미하면서 이 밤을 보낸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6 사랑은 보는 것을 갈망한다. 사랑은 보는 것을 갈망한다. 사랑이 깊을수록 보고 싶은 마음도 깊다. 바라보고 들어보고 만져보고 맡아보고 맛보고 느껴보고 싶어진다. 성프란치스코도 사랑... 이마르첼리노M 2013.10.06 5349
975 참으로 감사합니다. 평화와 선! (Pax et Bonum)   오늘은 성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 늦은 밤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쭉 살펴보며 마음에 스며드... Chlazaro 2013.10.07 5588
974 고독한 밤에 고독한 밤에 모두가 잠이 든 시간 홀로 있기위해 일어났다. 고독한 시간이야말로 만사를 있는 그대로 보는 시간이다. 고독이란 외로움이 아니다. 외로움은 혼자 ... 이마르첼리노M 2013.10.10 4852
973 메아리가 없는 메아리 3  +그리스도의 평화           우리동기들은 교육기 때 등산을 하면서   목표지점에 도달하려고 하다가   길을 잘못들어서 다시 ... 일어나는불꽃 2013.10.19 4711
972 너울 나무뒤에 가려진 빛 가려진 나무뒤에 참 빛이 비추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나무뒤로 돌아서기만 하면 참된 빛을 볼수가 있다. 우리도 이와같다. 세상 모든 사람... 일어나는불꽃 2013.10.28 4512
971 프란치스코의 꿈: 그의 집 안에 가득찬 무기들   프란치스코가 병환에서 회복한 후 다시 기사가 되기 위해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 길에서 그는 꿈을 꾸는데, 그의 집 안에 온갖 무기가 가득한 ... 김상욱요셉 2013.11.04 5098
970 프란치스코가 성 다미아노 성당에 머묾 프란치스코는 허물어져 가는 성당에서 주님으로부터 '가서 나의 집을 고치라'는 음성을 듣게 된다. 프란치스코는 곧장 아버지 가게에서 옷감을 꺼내 폴리뇨에서 ... 김상욱요셉 2013.11.06 5374
969 비유   가을 바람에 낙엽들이   떨어지고 하나의 작은 낙엽   손을 잡으면 잡혀지고   손으로 뭉개면 가루가 되고   책에 꽃으면 책갈피가 되는데... file 일어나는불꽃 2013.11.08 4702
968 수치 안에 숨겨진 보물  수치 안에 숨겨진 보물   창조적 고통 善에 따라오는 고통처럼 아름다운 생명의 꽃핌은 없다.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다. ... 이마르첼리노M 2013.11.10 4565
» 사랑하는 사람만이 소리내는 신령한 악기 되어...   사랑하는 사람만이 소리내는 신령한 악기 되어... 하루의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하루를 뜬눈으로 맞으면서 무위의 최면에 결려 내 잠시 다른 궁리에 눈감았을... 이마르첼리노M 2013.11.16 3818
966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작은 형제들 프란치스코와 초기 형제들은 가난하게 복음을 사는 삶을 삽니다.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복음을 살며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삽니다. 형제... 김상욱요셉 2013.11.17 4073
965 새벽 안개가 걷히고 새벽 안개가 걷히고 첫 겨울 찡한 냉기 속에 눈이 시렵게 짙푸른 소나무 숲에서 하늘을 보고 나를 봅니다 건강한 대자연의 맥박을 전 감관을 통해 들으며 찬미의 ... 이마르첼리노M 2013.11.23 4127
964 기차 며칠전 기차타고 내려가면서 딴짓 하다가 그만 종착역을 놓쳐 버렸다. 그러나 내가 본것은 마음이 혼란스러워도 기차는 떠나고 혼란스럽지 않아도 기차는 떠나... 일어나는불꽃 2013.11.23 4009
963 손 시린 영광  손 시린 영광   더 고독하고 더 목말라야 눈뜬다. 사람이 얼마나 철저하게 혼자인 가를   내 생명 깊고 깊은 계곡에 홀로 남아계신 분 ... 이마르첼리노M 2013.11.25 4140
962 대림절을 앞두고 대림절을 앞두고 삶의 우물이 깊어지면 길어 올릴 끈도 길어져야 한다. 아픔 가운데 아픔을 배우고 슬픔 가운데 해탈의 의지를 기르게 될 그런 지혜를 달라고 기... 이마르첼리노M 2013.11.26 4015
Board Pagination ‹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104 Next ›
/ 10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