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빵 일곱 개와 물고기들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지금까지 저는 빵의 기적을 굶주린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빵의 기적을 일으키시는데 있어서 주연이신 예수님과

조연인 제자들의 입장에서만 봐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많은 사람이 굶주렸다고 하는데

제가 그 많은 사람 중의 하나가 되는 상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 많은 사람 중의 하나가 되어 한 번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때 사실 저는 몸과 마음이 모두 다 굶주린 사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저는 빵 때문에 예수님께 다가간 것은 아닙니다.

고픈 배 채우는 것 못지않게

지친 마음을 추스르도록 힘주시는 말씀이 필요해서 갔습니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나 그저 들어보러 예수님께 간 것인데

제가 몇날 며칠을 그렇게 깊이 그분 말씀에 빠져들 줄은 몰랐지요.

그래서 우리는 지니고 있던 약간의 빵마저 떨어져 굶주리게 되었지요.

 

그분이 빵의 기적을 일으키신 것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한 두 끼가 아니라 무려 사흘이나 굶었을 때 말입니다.

 

그때는 왜 진작 빵을 먹이시지 않고 며칠을 굶기셨는지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니 빵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배부른 체험을 하고,

빵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갈구를 더 강하게 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많은 가르침으로 충분히 만족한 상태였을 때

그래서 배고픈 것도 괘념치 않고 말씀에 빠져있었을 때

그분은 말씀을 중단하시고 제자들에게 빵을 먹이라 하셨습니다.

 

당연히 제자들은 매우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 많은 사람을 먹일 빵은 없고 조달할 방법도 없다고 말입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하였지만 빵 얘기가 시장기를 돌게 했는지

예수님마저도 먹이겠다는 것을 포기하실까봐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포기하러 오신 분이 아니셨습니다.

“아니”라고 얘기하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인간의 절실한 필요를 채워주지 않으려면 뭣 하러 오셨겠습니까?

채워주지도 못할 분이시라면 뭣 하러 인간이 되어 오셨겠습니까?

 

그러나 그분이 진정 채워주려 하신 것은 배가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때는 배가 너무 고파 배를 채워주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분은 빵이 아니라 사랑으로 채워주셨습니다.

빵은 다 소화되고 지금 남아있는 것은 없지만

그때 받은 사랑은 아직 남아있으니 말입니다.

결국 사랑으로 채우시려 사흘을 굶기신 겁니다.

 

그리고 사랑과 함께 그분이 아직까지 제 안에 계십니다.

밀가루 빵처럼 금새 우리 몸에서 빠져나가실 거면

아예 생명의 빵이 되지도, 먹히지도 않으셨을 거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천사의 양식은 우리 양식되고,

천상의 양식을 우리게 주시는 주님, 오늘 어서 오소서.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3Aug

    연중 제 21 주일-우리는 하늘나라의 Key man(열쇠지기).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늘나라를 여닫을 수 있답니다. 물론 하늘나라의 열쇠를 받아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와 코드가 맞아야 한다는 얘기고, 숫자 자물쇠라면 하늘나라의 비밀번호가 뭔지 알아...
    Date2014.08.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15
    Read More
  2. No Image 17Aug

    연중 제20주일

     자비를 청하는 부인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녀들'이란 '이스라엘 백성'을 의미하고, '강아지들'이란 '이방인들', 이스라엘 백성이 아닌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오...
    Date2014.08.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146
    Read More
  3. No Image 17Aug

    연중 제 20 주일-은총을 받을만한 겸손과 믿음이 내게는?

    오늘 주님께서는 아주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게 말이나 됩니까? 이방인을 위해선 안 오셨다는 건가요?   그래서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이 과연 주님의 말...
    Date2014.08.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45
    Read More
  4. No Image 10Aug

    연중 제 19 주일-밖에서 부르시는 하느님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 오늘 열왕기 말씀은 엘리야의 하느님 체험입니다. 거짓 예언자 450명과 대결을 벌여 그들을 쳐 죽이고, 이세벨에게 쫓기게 된 엘리야는 하느님의 산 호렙에 왔지만 동굴에 숨어 있었기에 하느님을 만나지 못한 ...
    Date2014.08.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987
    Read More
  5. No Image 09Aug

    연중 제 19주일 -엘리야와베드로-

    T. 그리스도의 평화         우리는 보통 그렇듯이   보이는것은 쉽게 믿을수 있으나   보이지 않은것은 쉽게 믿을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은것을 믿는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며, 성령의지혜일 것입니다.   성령께서는 세례를 받은이들...
    Date2014.08.09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196
    Read More
  6. No Image 03Aug

    연중 제18주일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이야기입니다. 상황은 외딴곳, 시간도 이미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그 많은 사람들에게 줄 빵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턱없이 ...
    Date2014.08.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057
    Read More
  7. No Image 03Aug

    연중 제 18 주일-나는 목마른 사람인가?

    “자, 목마른 자들아, 모두 물가로 오너라. 돈이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 와서 돈 없이 값없이 술과 젖을 사라.”   이사야서의 이 말씀은 제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입니다. 우선 목마른 자들은 당신께로 오라는 말씀이 너무 은혜롭고 따스합니...
    Date2014.08.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00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53 954 955 956 957 958 959 960 961 962 ... 1355 Next ›
/ 135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