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0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그리움'이면 족하지 왜 철학에서나 쓰는 '미학(美學'을 붙이는 건지요?

어쩌면 저의 그리움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본질에 속해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지낼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이「엄마」입니다.

대림 첫주 토요일부터 "맑으나 맑은 소리 메아리 친다..."로 시작되는 대림 찬미송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구슬픈 음율이고

절로 심금을 울리는 기다림의 내용이기도 하답니다.

 

 마침 수도원에 입회해서 한 달 후에 착복식을 하고, 곧 이어 대림절이 시작되는 무렵에

그리도 보고싶던 엄마가 큰이모와 함께 목동 수도원에 방문을 하셨더랬지요.

그 시절엔 전화 통화도 어려운 때라, 갑짜기 아래 현관에 엄마가 오셨다는 전갈을 받고 내려가니

때마침 2층 성당에서 들려오는 구슬픈 대림찬미가 소리에 두 분은 마냥 눈물을 흠치고 계셨지요.

엄마에게 등을 돌리고 수도생활을 시작한지 불과 한 달 좀 지났을 뿐인 데

그 시간 관념은 아득히 먼 세월을 뒤안길에 둔 그런 느낌이었으니까요.

엄마와 이모를 대하는 순간, 그리도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이고 쌓인 듯한 그리움이 일순의 기쁨으로 무너져 버렸으니까요.

 

   * * *

 

그렇습니다.

비숫한 그리움과 만남의 기쁨이 반복되던 까마득한 어린시절로 되돌아가 봅니다.

 

엄마가 직장에서 퇴근하실 해거름 무렵이면,

저는 동작동 윗마을 우리 집 문 앞에서 멀리 「비게고개」를 넘어(지금의 현충원 정문 앞) 서신 언덕배기에

엄마의 모습이 이제나 저제나 나타나실까 고개를 갸우띵하며 학수고대 기다리던 어린 저의 자화상이 그려지곤 하니까요.

아랫마을을 지나 엄마의 모습이 확연히 보일때면,

"엄∼∼마!" 내리달려 품 속에 안기던 일상.

 

어쩌다 주말이면 오셔야 할 엄마가 영~ 아니 나타나실 때가 있었죠.

     "할머니, 엄마, 안오시나봐요.

       글쎄다, 아마 '영선(외사촌 형)'네 갔능가 보다."

그런날은 저나 할머니, 그리고 곰방대를 지그시 피워 물으시는 할아버지 모두가 무척 허전해 하셨거던요.

 

그렇게, 엄마의 존재는 가히 하느님의 현존이셨던 거지요.

'그리움'에 관한한 엄마의 자리가 그렇듯 가장 크셨습니다만,

늘 일상에서 잠시도 멀어질 수 없이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던 '할머니'도 빼어 놓을 수 없답니다.

할머니가 어느 한 순간이라도 눈에 안보이면, 그때부터 엄습하는 텅 빈 듯한 집에 대한  허전함이라니!

금시 울상이 되어 집에 있는 다른 식구들은 안중에도 없는 정도였니까요.

 

저의 '그리움'은 동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강의 흐르는 물과 넓디 넓은 백사장과도 무관하지 않으니,

모래밭 끝(지금의 동빙고), 달려오가는 석탄 기차와 함께 내뿜는 연기와 기적 소리...그 아련함이라니!

아마도 후에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여행을 많이하게 된 동인이

어쩌면 그렇듯 일찍부터 제 안에 모락모락 자라난 건지도 모릅니다.

 

'그리움'은 어린시절의 환경과 경험에서 얻어진

진(眞)·선(善)·미(美)의 하느님 탄생을 고대하는 저의 독특한 미학으로 자리잡은 것이라는 확신.

도래하실 임금께 대한, 이미 오신 분에 대한 벅찬 경탄!!!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8 아일랜드 젊은 엄마 T 평화/ 선 늘 잊혀지지 않는 만남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그 아이리쉬 아이들 엄마를 떠올리면 길가는 &quot;나그네&quot;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 김맛세오 2012.06.06 2455
277 아일랜드 젊은 엄마 T 평화/ 선 늘 잊혀지지 않는 만남 중의 하나가 있습니다. 그 아이리쉬 아이들 엄마를 떠올리면 길가는 &quot;나그네&quot;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 김맛세오 2012.06.06 3228
276 아일랜드 아줌마 T 평화와 선. 답장도 잘 못해드리건만, 가끔 아일랜드에서 1년에 몇 번, 늘 기도를 잊지 않으신다는 고마움과 함께 어김없이 카드를 보내신다. 그것도 만나 뵌지 ... 2 2006.02.22 1921
275 아버지같은 형제님들 T 평화가 온 누리에... 한루까 형제님- 어제가 성루까 축일이라, 수원의 요양원에 계신 루까 형제님을 축하해 드리려 세류동의 형제들과 일부러 찾아 뵈었다. 건... 김맛세오 2011.10.19 2732
274 아모르의 산길 아모르의 산길&quot;예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quot;(마태 28,16).감미로운 에로스도 아모르이고담백한 필리아도 아모르이며숭고한 아가페도 아모르이다.신성한 카리타... 고파울로 2024.05.26 43
273 아모르의 궁궐 143 아모르의 궁궐 143혹자는 사랑하기에 헤어진다지만,가장 고귀한 아모르를 흠없이 내어 주었는데어떻게 이별할 수 있나요?나를 멸시하고 짓밢을지라도저는 제 사슴... 고파울로 2024.06.22 22
272 아름다운 귀천(歸天) T 하느님의 평화 새벽 4시- 늘 5시면 알람에 의해 깨는 일상과는 다르게 오늘은 왠 일로 잠을 청해도 다시 올 기미가 없다. 며칠 전 함께 지내는 형제와 함께 짬... 2008.03.16 1763
271 아란자쯔의 할아버지 신부님 T 평화와 선. 지난 8월, 여기 한국은 폭염으로 시달려야 했단다. 그때 나는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지방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바스크 전체... 2006.10.24 2222
270 아란자쯔의 노오란 달팽이 T 평화가 온 누리에... 바스크 형제님들의 고향 수도원이 바로 스페인의 북서쪽에 위치한 아란자쯔란 곳에 있지요. 루루드와 멀지않은 우람한 산맥에 자리하고 있... 김맛세오 2012.06.13 3186
269 아끼어 온 바이올렡의 교훈 T 평화를 빌며...     작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한 층을 더 올린 5층엔 빈 공간이 많아, 그냥 썰렁하게 놓아 두느니 햇볕 잘 드는 창가 쪽으로 화분들을 키우면 좋... 김맛세오 2021.07.28 69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