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3.12.22 05:55

대림 제4주일

조회 수 2329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루카 복음의 마리아와 가브리엘 천사의 이야기(루카 1,26-38)를 읽은 사람은 이런 생각을 갖기 쉽습니다. 마리아의 '예'라는 응답을 통해서 하느님이 인간으로 육화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예'라는 응답이 인류 구원을 위해서 중요한 순간이었음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인 마태오 복음의 관점에서 볼 때, 마리아의 응답에 못지않게 중요했던 것은 요셉의 행동이었습니다. 요셉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지 않았다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남모르게 파혼을 했다면, 하느님의 육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두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천사의 말은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두려움. 인간이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이 약한 존재임을 이야기 합니다. 마리아의 상황은,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율법에 따라 돌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요셉의 상황은, 약혼녀의 임신은 의롭게 살려는 자신의 노력과 반대되는 것이었습니다. 즉 약혼녀의 임신으로 지금까지의 자신의 노력이 의미가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마리아응 육체적 죽음 앞에서, 요셉은 사회적 죽음 앞에서,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였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간의 약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하느님이시기에, 천사를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와 요셉에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느님의 육화가 이루어지기 위해 어쩌면 가장 필요했던 것은, 인간이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두려움은 과연 무엇인가요? 인간은 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까요?

 아마 두려움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릴 것에 대한 예상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의 명예나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잃는 것에 대한 생각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알지 못하는 막연함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낍니다. 새로운 환경, 적응되지 않은 상황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더욱이 죽음은, 죽음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에 더욱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두려움에 반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실수가 없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죽음에 대해서 인간은 허무할 정도로 약한 존재이기에, 삶의 시간을 단 1초도 스스로 연장할 수 없기에, 그저 마냥 우리에게 다가오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두려움을 잊기 위해, 사람들은 술에 의존하고, 마약에 의존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누군가 나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면, 잠깐의 위로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두려움을 통한 고통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직접 말씀하고 계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간이 가진 것을 잃어버릴까봐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가진 것을 주셨고, 앞으로도 우리에게 주실 하느님만이, 우리를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순교자들은 하느님게서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다시 주실 것임을 믿었기에, 지금 육체적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이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얻기 위한 과정임을 믿었기에, 자신들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이 이야기 하듯, 그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렇기에 알지 못하는 막연함 속에서도, 빛을 손에 들고 가듯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걸어갑니다.

 어두운 방에서 불을 켜기 위한 스위치를 찾듯,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 속에서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 한 쪽에서 조용히 말씀하고 계시는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단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5Oct

    연중 28주 수요일-사랑을 의무로 만든 죄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저의 의식기도 중에 하나도 이와 관련된 기도입니다. ...
    Date2014.10.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30
    Read More
  2. No Image 14Oct

    연중 28주 화요일-하느님이 우리 안에 안 계시면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오늘 주님의 이 말씀이 바리사이에게 하신 말씀이라고 하여 설마 나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겠지요?   그래서 나에게도 하신 말...
    Date2014.10.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60
    Read More
  3. No Image 13Oct

    연중 28주 월요일-하늘의 큰 표징이 못되어도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요나보다 더 크다고 하심으로써 요나도 큰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Date2014.10.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28
    Read More
  4. No Image 12Oct

    연중 제28주일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이 잔치에 오려고 하지 않자, 임금은 종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그래서 종들은 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데리고 오고, 그렇게 잔칫방은 가득 차게 됩니다.  오늘의 ...
    Date2014.10.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039
    Read More
  5. No Image 12Oct

    연중 제 28 주일-복을 걷어차는 이들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해 잔치를 베푸시리라.” “하늘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모두를 초대하시는 하느님. 초대를 거절하는 사람들.   오늘 마태오복음의 잔치는 임금의 아...
    Date2014.10.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22
    Read More
  6. No Image 11Oct

    연중 27주 토요일-여인의 행복, 어머니의 행복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   여인의 행복. 어머니의 행복.   우리가 잘 알다시피 루카복음은 다른 어느 복음보다 여성의 인권이랄까 존엄성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여성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Date2014.10.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97
    Read More
  7. No Image 10Oct

    연중 27주 금요일-우리의 집은?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자기보다 더 악한 영 ...
    Date2014.10.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0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43 944 945 946 947 948 949 950 951 952 ... 1354 Next ›
/ 135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