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0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일찍 자야할 저녁 밤 시간에

무엇때문이인지 가끔 잔뜩 심통을 부리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블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

저의 어릴 적 자화상이 떠지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럴 적마다 저의 양쪽에 누워계신 엄마와 할머니의 저에 대한 실랑이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자든지 말든지 너 맘대로 해!"(잔뜩 화가 나신 엄마)

      "이 녀석아, 얼릉 자고 낼 일찍 일나야지..어여 이리 와 자렴!" (부드럽게 자꾸만 채근을 하시는 할머니)

 

한동안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잠을 재촉하던...그런 시절!

 

* * *

 

엄마는 늘 따뜻하신 게 아니라 때로 저에 대해 무척 냉정하셨지요. 그렇지만 할머니 면전이라 어디 맘대로 야단을 치시거나

매를 들실 수 있나요? 대신 저의 팔이나 허벅지를 쎄게 꼬집으시는 걸로 대신하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울지도 못하고 끽소리 없이 항복할 밖에요.(또 꼬집히면 너무 아프니까요...ㅋ^^)

 

그러시던 두 분의 품이 기다려지는 따스한 봄날처럼 그립습니다.

많은 자식들을 키우시어서였는지 할머니의 젖무덤은 아프리카의 아낙네들의 그것처럼 크고 축늘어져

항상 제 차지였던 것은 말할나위 없고요, 초교 저학년 시절 학교에서 파학하여 돌아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할머니의 가슴팍 젖부터였으니까요.

물론 밤 잘 때에는 엄마의 젖을 만지며 자야 직성이 풀렸지요.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젖꼭지가 얼마나 쓰던지! 다름아닌 '금계락'을 바르신 겁니다.

저를 아예 젖에서 떼게 하실 요량으로 아마도 옆 집 보선 엄마와 그런 이야기가 오고가셨던 모양입니다.

어쨌던 쓴 약발은 기막히게 잘 주효했지만, 저는 심통을 부리며 그날부터 몹씨 우울해졌지요.

그런 제게 엄마는 할수없이 젖을 만지는 것 만은 허락을 하셨고...

"엄마 젖만지는 게 그렇게 좋으니?"하시며 꼬옥 안아주시는 거 있지요.

아마도 징그럽게도 다 큰 고교생일 때까지 엄마의 가슴을 헤치며 잠을 청했으니요.

 

그렇습니다.

아이적엔 엄마나 할머니의 존재는 가히 하느님이셨습니다.

'돌아 온 탕자' 이상으로 어떤 심술에도 따뜻이 품어주셨던 두 분의 가슴!

고향의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 햇살처럼 두 분의 따스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나즈막한 공작산의 새소리를 듣노라면 환생한 두 분의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지요.

반짝거리며 졸졸 흐르는 냇물은 엄마와 할머니의 치마폭처럼 나폴거리며 졸잘대는 듯...

무엇보다 '평화와 감사'의 들숨 날숨으로 걷는 지금의 저에게

그렇듯 하느님을 향한 관상 경지에로까지 이끌어 주시는 폭은한 엄마, 할머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8 힘내셔요, 새 주교님! T 온 누리의 평화 지난 월요일, 모처럼의 휴일에 용산 군종 교구청의 유하비에르 주교님을 찾아 뵈었다. 무슨 특별한 용무가 있어서가 아닌 그냥 뵙고 싶었던 터... 2010.12.15 3102
517 흠영(欽英)의 성지순례 길 T 평화와 선   참으로 무던히도 많이 다녀 본 국내 성지순례 길이었다.   그렇게 2016년 나의 '안식년'과 더불어, 1년이란 짧고도 긴 시간들이 지나 어느덧 ... 김맛세오 2016.12.02 1416
516 회상- 엄마와 기차 T 평화와 선. 기차는 그리움이다. 특히 석탄이나 디젤로 움직였던 "칙칙폭폭" 긴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내 어린시절의 기차는 요즘에는 느낄 수 없는 향수나 미... 2007.12.12 2506
515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6)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6) 수십 년 동안 뱀의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던 탓은 누구에게 있을까?천진난만한 개구장이 형들이 장난 삼아 내던진 죽은 뱀이 어린... 고파울로 2024.05.17 79
514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5)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5)순수한 금빛으로 빛나는 황금색의 뱀 두어 마리 잔 로렌조 베로니니의 조각 아폴론과 다프네련듯 작고 단아하지만 품위 있게 빛나는... 고파울로 2024.04.18 87
513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4)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4)여느 때처럼 소등을 하고 자리에 누워 고요 중에 별 생각없이 잠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불면증에 시달린 후유증인지 잠... 고파울로 2024.04.07 139
512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3)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3)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그동안 적어도 30여 년 이상 온 의식이 뱀의 형상들로 인해 집요하게 시달렸었다. 꿈 이... 고파울로 2024.03.19 89
511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2)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2)초등학교 1~2학년 시절, 어느 봄날의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 멀리 5~6학년 형... 고파울로 2024.03.13 99
510 황금 빛 노란색 뱀 이야기 (1) 황금빛 노란색 뱀 이야기 (1)2021년 9월 어느 날 깊은 밤, 사람 몸처럼 굵은 뱀이 내 몸이 닿지 않게 몸 전체를 나선형 스프링처럼 휘감고 있는 꿈을 꾸었다. 얼... 고파울로 2024.03.07 149
509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환절기 면역력 높여주는 한방차 5가지 아침저녁과 한낮의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환절기라 감기나 호흡기 환자가 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다 건조한 ... 1 이소영 2010.10.08 274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