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0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일찍 자야할 저녁 밤 시간에

무엇때문이인지 가끔 잔뜩 심통을 부리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블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

저의 어릴 적 자화상이 떠지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럴 적마다 저의 양쪽에 누워계신 엄마와 할머니의 저에 대한 실랑이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자든지 말든지 너 맘대로 해!"(잔뜩 화가 나신 엄마)

      "이 녀석아, 얼릉 자고 낼 일찍 일나야지..어여 이리 와 자렴!" (부드럽게 자꾸만 채근을 하시는 할머니)

 

한동안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잠을 재촉하던...그런 시절!

 

* * *

 

엄마는 늘 따뜻하신 게 아니라 때로 저에 대해 무척 냉정하셨지요. 그렇지만 할머니 면전이라 어디 맘대로 야단을 치시거나

매를 들실 수 있나요? 대신 저의 팔이나 허벅지를 쎄게 꼬집으시는 걸로 대신하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울지도 못하고 끽소리 없이 항복할 밖에요.(또 꼬집히면 너무 아프니까요...ㅋ^^)

 

그러시던 두 분의 품이 기다려지는 따스한 봄날처럼 그립습니다.

많은 자식들을 키우시어서였는지 할머니의 젖무덤은 아프리카의 아낙네들의 그것처럼 크고 축늘어져

항상 제 차지였던 것은 말할나위 없고요, 초교 저학년 시절 학교에서 파학하여 돌아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할머니의 가슴팍 젖부터였으니까요.

물론 밤 잘 때에는 엄마의 젖을 만지며 자야 직성이 풀렸지요.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젖꼭지가 얼마나 쓰던지! 다름아닌 '금계락'을 바르신 겁니다.

저를 아예 젖에서 떼게 하실 요량으로 아마도 옆 집 보선 엄마와 그런 이야기가 오고가셨던 모양입니다.

어쨌던 쓴 약발은 기막히게 잘 주효했지만, 저는 심통을 부리며 그날부터 몹씨 우울해졌지요.

그런 제게 엄마는 할수없이 젖을 만지는 것 만은 허락을 하셨고...

"엄마 젖만지는 게 그렇게 좋으니?"하시며 꼬옥 안아주시는 거 있지요.

아마도 징그럽게도 다 큰 고교생일 때까지 엄마의 가슴을 헤치며 잠을 청했으니요.

 

그렇습니다.

아이적엔 엄마나 할머니의 존재는 가히 하느님이셨습니다.

'돌아 온 탕자' 이상으로 어떤 심술에도 따뜻이 품어주셨던 두 분의 가슴!

고향의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 보면 햇살처럼 두 분의 따스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나즈막한 공작산의 새소리를 듣노라면 환생한 두 분의 목소리가 들릴 것만 같지요.

반짝거리며 졸졸 흐르는 냇물은 엄마와 할머니의 치마폭처럼 나폴거리며 졸잘대는 듯...

무엇보다 '평화와 감사'의 들숨 날숨으로 걷는 지금의 저에게

그렇듯 하느님을 향한 관상 경지에로까지 이끌어 주시는 폭은한 엄마, 할머니!!!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하느님의 촌지(寸志)

    T 평화와 선   원래 ‘촌지(寸志)’라 함은,「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주는 작은 선물(돈)」의 뜻이 담겨있는 좋은 말이지만, 오늘에 와서는 뇌물의 성격에 가까운 부정적인 의미로 희석되어 쓰여지는 감이 없지 않지요.   그런데도 느닷없이 저의 뇌리...
    Date2014.01.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1986
    Read More
  2. No Image

    엄마와 할머니의 듬뿍 사랑

    T 평화   일찍 자야할 저녁 밤 시간에 무엇때문이인지 가끔 잔뜩 심통을 부리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이블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 저의 어릴 적 자화상이 떠지면 웃음이 절로 납니다. 그럴 적마다 저의 양쪽에 누워계신 엄마와 할머니의 저에 대한 실...
    Date2014.01.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3023
    Read More
  3. No Image

    해거름녘

      T 온 누리에 평화   '해거름'하면 으례히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2가지 장관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 하나는 오래 전 인도에서의 짧은 여정(아마도 1983년?)중에 만났던 석양이니,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모든 사람이나 동물...
    Date2014.01.08 By김맛세오 Reply0 Views2381
    Read More
  4. No Image

    세밑, 이웃사촌들

    T 평화와 선 강원도 오색에서 임파선 암으로 요양 중에 있던 초교 동창 녀석의 밝은 목소리-       "여러 곳으로 전이가 되어 강도 높은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거던.     그런데 최근 검사를 해 보니, 퍼졌던...
    Date2013.12.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65
    Read More
  5. No Image

    '그리움'의 미학(美學)

    T 평화/ 선   '그리움'이면 족하지 왜 철학에서나 쓰는 '미학(美學'을 붙이는 건지요? 어쩌면 저의 그리움이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본질에 속해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지낼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분이「엄...
    Date2013.12.17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70
    Read More
  6. No Image

    이렇듯 함박눈이 내리면...

    T 온 누리에 평화   이렇듯 함박눈이 쏟아지면 무엇보다 꼬물꼬물 기뻐서 뛰는 강아지가 떠집니다. 왜 하필이면 항상 추운 엄동설한에 쪼맨한 강아지를 키워야했는지... 고 조그마한 다리와 발로 눈 속을 강종강종 뛰는 모습이 여간 안스러운 게 아니었...
    Date2013.12.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05
    Read More
  7. 도심산행(都心山行)의 즐거움

        T 평화/ 선   예전 한창 영어를 배우던 시절에 외웠던 한 귀절- "He is happy that things himself."(행복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만이 행복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매사에 일이 잘 안풀리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불행...
    Date2013.11.21 By김맛세오 Reply0 Views2102 file
    Read More
  8. No Image

    '쥐 가족 입양'을 보면서 떠지는 생각

    T 온 누리에 평화   '쥐'와 '고양이' 인형 사진들이 나란히 실려진 것을 보니 관련된 여러 생각들이 머리에서 맴돕니다.   서로가 상극인 동물이지만, 인형놀이에서는 얼마든지 사이좋은 관계일 수 있는, 어쩌면 아이들의 시각과 세계에서는 평화의...
    Date2013.11.20 By김맛세오 Reply0 Views2228
    Read More
  9. No Image

    1만원짜리 가방의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엊그제 저녁식사 후 산보길에 지하도에서 쌓아놓고 파는 가방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얼핏 첫 눈에 들어오는 핸디 멜빵 가방이 있어 값을 물어보니 1만원이라는 것.   산보용 간단한 가방을 장만하려던 참에 다니면서 눈여겨 보니...
    Date2013.11.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60
    Read More
  10. No Image

    생태에 관한 우주 단상

    T 평화와 선   가을 비가 오려나봅니다. 비 온 후 더욱 가을은 더욱 깊어져 겨울의 문턱에 이르겠지요. '화무십일홍'이 아니라 '단풍여홍(丹楓餘紅)'이라! 가는 곳마다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가을의 마지막을 장식이라도 하듯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네요...
    Date2013.11.06 By김맛세오 Reply0 Views204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