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단식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와서 물었다.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오늘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나는 단식하고 있는가?”를 자문해봤습니다.

저는 단식을 안 하고 있습니다.

40대 중반까지만 해도 자주 단식을 했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긴 단식은 못해도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이틀 단식을 했었는데

지금 거의 못하고 한 끼 정도 단식하는 것으로 그칩니다.

 

그런데 제가 단식을 못한다고 했는데,

못하는 것인지, 안 하는 것인지가 중요할 거 같습니다.

나이를 먹어 한 끼라도 안 먹으면 어질어질해서 못하는 거라면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으며 단식을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물리적인 단식으로 치면 저는 한 끼 정도 단식할 수 있는 수준이니

한 끼라도 단식한다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저의 자기 합리화라는 느낌이 짙게 있습니다.

 

왜 이런 느낌이 있을까요?

할 수 있는 한 단식하려는 자세가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았을 텐데

저는 할 수 있는 한 단식 하려는 자세가 현저히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단식에는 세 가지 차원,

곧 물리적인 단식, 욕구의 단식, 인격적인 단식이 있는데

세 가지 차원 모두에서 저는 단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선 하루 한 끼라도 단식할 수 있다면 매일 그렇게 단식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데 저는 매일 한 끼 단식을 하지 않고 있고, 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한 끼 단식 안 하는 것을 용서해준다 하더라도

단식하는 것이 밥 한 끼 안 먹는 것이 단식의 목적이 아니라

하느님 아닌 다른 것에 대해 욕구 만족하는 것을 끊는 게 목적이라면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한 욕구를 끊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지요.

 

더 나아가, 밥 한 끼가 아니라 욕구를 끊으려고 했다 할지라도

단식의 진정한 목적이 생명의 빵을 먹기 위한 것이라면,

다시 말해서 생명의 빵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것이라면

인격적인 단식이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단식은 인격적인 단식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단식도 인격적인 단식이어야 합니다.

사랑에서 비롯된 단식이고

사랑에 이바지하는 단식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에서 비롯된 사랑이 아니라면

그리고 사랑을 위한 단식이 아니라면

단식은 할 필요도 없고 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공연한 자기 학대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은 아직 못할지라도

사랑의 증대를 위해 그래도 어떤 식의 단식은 해야 하지 않을까,

단식치 않는 불쌍한 사람이 오늘 반성하며 생각해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2Feb

    주님 봉헌 축일-성부의 봉헌과 성모의 봉헌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오늘 우리는 주님 봉헌 축일을 지냅니다.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하러 갔다가 봉헌되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축일...
    Date2014.02.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89
    Read More
  2. No Image 01Feb

    주님 봉헌 축일 -죽은꽃의 의미-

    T.그리스도의 평화         저는 유기서원기때 묵상과 기도를 하고자 하였을 때에는   갖가지 사물들과 생명이 있는 피조물들을 통하여   그분의 뜻을 찾고, 의미를 찾고, 그안에서 기도와 묵상을 하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
    Date2014.0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2780
    Read More
  3. No Image 01Feb

    연중 3주 토요일-주님과 함께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어제 설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그러니까 한 해 출발을 잘 하셨나요? 그리고 올 한 해 주님 안에서 평안하기를 비셨겠지요?   오늘 복음은 이렇게 한 해의 여정을 떠나는 우리에게 딱 마침맞...
    Date2014.02.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08
    Read More
  4. No Image 31Jan

    설 명절-인복이 아니라 신복을!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새 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새 해 인사는 신정보다는 구정, 곧 우리의 설 명절에 할 때 그 느낌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1월 1일에 드리지 않은 새해 인사를 오늘 드립니다.   ...
    Date2014.01.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194
    Read More
  5. No Image 30Jan

    연중 3주 목요일-쪽박이 될까, 대박이 될까?!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오늘은 저희 수련자 흉을 좀 보겠습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이번에는 떡국을 끓여 드실 수 있도록...
    Date2014.01.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324
    Read More
  6. No Image 29Jan

    연중 3주 수요일-씨는 하느님의 사랑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가르치셨다. ‘자, 들어 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오늘 복음은 그 유명한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그 풀이입니다. 그런데 학자들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은 비유뿐이고 뒤에...
    Date2014.01.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90
    Read More
  7. No Image 28Jan

    연중 3주 화요일-천상적 정체성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형제들이 주님을 찾아온 장면입니다. 마리아와 형제들이 왜 예수님을 찾아왔을까요?   이에 대해 마태오복음과 루카복음은 아무런 설명이 없지...
    Date2014.01.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4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39 940 941 942 943 944 945 946 947 948 ... 1321 Next ›
/ 13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