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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밖에 난 몰라

오늘은 주님의 탄생 예고를 경축합니다.
12월 25일에서 거꾸로 아홉 달을 역산하면 3월 25일이 됩니다.
예수님은 여느 인간과 똑같이 어머니 태중에서 잉태됩니다.
그리고 아홉 달의 성숙 기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여느 인간과 달리
하느님의 섭리가 작용합니다.
또한 하느님의 계획에 대한 인간의 응답,
즉 마리아의 응답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하느님과 인간이 함께 작용하여
구세주의 탄생이 역사화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만 생각해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외아들,
영원한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기로 하셨을 때....
그 동기가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왜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세상에 보내셨는가?
이를 육화의 신학이라고 합니다.
육화란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것을 말합니다.
육화엔 엄청난 하느님의 사랑이 숨어 있습니다.
이 사랑 때문에 엄청난 일, 즉 하느님의 자기비하,
즉 하느님의 자기낮춤이 가능했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못할 일이 아무 것도 없으셨습니다.
하느님은 “사랑밖에 난 몰라”였습니다.

“사랑밖에 난 몰라”는 가수 심수봉의 노래 제목입니다.
참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하느님에게 적용됩니다.

사랑밖에 아무 것도 모르시는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세상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을 낮추십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탄생,
전문적인 말로 하면 육화의 신비입니다.
육화는 사랑의 자기낮춤입니다.

하느님께서 왜 사람이 되시려 했습니까?
보통의 신학에서는
사람을 죄에서 구원하시려고,
사람을 죽음에서 구원하시려고,
사람을 멸망에서 구원하시려고....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신학,
프란치스칸 신학에서는
하느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밖에 아무 것도 모르는 하느님의 본성 때문에,
사랑의 완성 때문에....라고 말합니다.

가깝게 보면 육화는 인간의 구원에 있습니다만,
멀리 보면, 궁극에서 보면, 근원에서 보면
육화는 하느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사랑은 인간을 완성시킵니다.
사랑이신 분의 그 선성 때문에 육화의 신비가 일어났고
그 결과로 인간은 구원됩니다.
오, 육화의 신비여,
오, 주님 탄생의 신비여,
오, 주님 탄생 예고의 신비여.....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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