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예기치 않게 얻어진 것을 일컬어 '행운'이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알고보면 그 행운의 밑바탕엔 하느님 안배하심이 깔려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세월을 거슬러 1985년 5월의 까마득한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저는 그 때 이태리, 아씨시뽀르치운꿀라(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의 못자리)라는 곳에서 6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총회에 참석중이었습니다.

각 국의 프란치스칸 관구장들과 대표자로 이루어진 총회의 멤바 중에 유일하게 오세아니아 지역 대표로서 제가

참석하게 된 것이니, 그 자체가 행운이었던 겁니다.

 

사전 아무런 예고나 준비도 없이 총회에 참석하라는 통고를 받은(당시 성청 성심원이라는 나환우 마을에 1년 3개월 근무중)지

일주일만에 그 멀고 낱선 곳에 던져졌으니, 그때의 알량한 제 외국어 실력으로는 완전 벙어리 신세나 다름없었고- 매번 들어야

하는 발표나 거듭되는 토론에- 갑짜기 바뀌어진 음식 또한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쉬는 시간 잠깐 밖에 나가 구미에 당기는 체리나 빠나나...와 같은 과일을 사먹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게다가 제 방에만 들어가면 전혀 문외한인 신학과 철학에 관한 새로운 용어들을 일일이 사전을 찾아봐야 했던...

그러기를 2달여 반복하다보니, 제 생애 단시일 그렇게 많은 단어를 암기할 수 있었던 것에 저으기 놀랠 밖에요!

 

 

참, 네 잎 클로바는 무슨 얘기냐고요?

그렇듯 반복되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 어쩌다 하늘을 올려다보노라면

파아랗고 평화로운 아씨시의 하늘에 멀고 까마득히 떠지던 고향의 그리움들!

그리곤 발밑을 보니 지천으로 깔려있는 클로바가 눈에 띄어, 자연스레 그 속의 네 잎 클로바를 찾아 보았습니다.

하나, 둘, 셋,...사뭇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바의 재미에 아이들처럼 책갈피에 넣기도 하고...^^

 

네 잎 클로바가 왜 행운을 의미하는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야 "아∼하!"하고 점오(漸悟)의 미소를 짓게 되거든요.

 

애시당초 프란치스코 성인의 고향인 아씨시에 그렇듯 가 있으리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때의 심심풀이 네 잎 클로바가 결코 우연이 아닌

일생의 필연으로 엮어졌다는 것을 지금에야 알게 되니요.

 

마치 샘물- 계곡- 시냇물- 강물이 휘돌며 감돌아 흐르듯이

제 인생도 어렷을 적의 가족관계며 신앙, 자라온 자연환경...만남과 별리를 거듭하여 온 여러 요인들...

그렇게 흘러흘러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흐름의 와중에 생긴 자정(自淨)의 결실들!

느닷없이 생소한 아씨시에 가게 된거나 그렇듯 힘든 상황에서 향수에 목말라 네 잎 클로바를 따게 된거나

내가 알지 못하는 이면에 하느님의 안배하심이 주어졌다는 것입니다.

 

"너에게 자비를 베풀 만한 때에 네 말을 들어주었고 너를 구원해야 할 날에 너를 도와주었다."<2고린 6,2>는 말씀이,

어쩌면 제게 내려진 것이었고, 거저 줒어담은 행운이 아니라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임을 깨닫게 한 네 잎 클로바였던 것입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8 무지 바빴던 어제 하루이야기. 주님을 찬미합니다~!!! 제가 어제(9월12일)는 제11회 대전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완주했습니다. 오전8시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5km(건강코스), 10km(미니코스), 2... 2 김성호 2010.09.13 2271
357 물고기 형제 자매들 T 평화/ 선 여기 막바지 길가엔 작은 계곡이 있어 오르내릴 때마다 심심치가 않습니다. 우선 조잘거리는 계곡물이 늘 가던 길 멈추게 하며 곧잘 말을 건넵니다. &quot;... 김맛세오 2011.12.13 2584
356 물매화를 보셨나요? T 평화/ 선 벌써 몇년째 성거산에 살다 보니, 이곳 토양에 무엇이 잘 자라는지 확연히 알게 되었다. 주로 소나무, 참나무, 영지,더덕, 도라지, 취나물, 밤...등 ... 2010.10.05 2559
355 미국으로 살러 간 조카녀석 T 평화와 선 얼마 전, 둘(남매) 밖에 없는 조카애들중 여자 조카애가 미국으로 영영 가버렸다. 그것도 우연찮게 내가 다리를 놓아... 젊은이의 꿈과 야망이 가득... 2008.03.12 1880
354 미루나무 위, 맴돌던 '솔개'를 떠올리며... T 온 누리에 평화   얼마 전 현충원에 갔다가 7,80십년 고령의 미루나무 위 창공을 배회하던 늠늠하고 평화로운 '솔개'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 김맛세오 2014.01.23 2074
353 바람처럼 꽃처럼 T 온 누리에 평화 코끝에 스치는 새벽 바람이 참으로 신선합니다. 가진 것 없이 자유롭게 부는 바람을 의식할 때 보이지 않는 바람이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지고 ... 김맛세오 2012.05.08 2349
352 바람처럼 꽃처럼 T 온 누리에 평화 코끝에 스치는 새벽 바람이 참으로 신선합니다. 가진 것 없이 자유롭게 부는 바람을 의식할 때 보이지 않는 바람이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지고 ... 김맛세오 2012.05.08 2432
351 바보 有感 바보는 바보다. 내가 보매, 암만 생각해도 예수는 바보다. 그는 그렇게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대제사장 앞에서, 빌라도 앞에서 그는 챤스가 많았다. 근데, 그는... idiot 2008.10.04 1763
350 반갑다, 가재 형제 자매 ^*^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어젠 진종일 이슬비가 내려 나무 솎아내는 작업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밤들이 알암을 터뜨리며 후두득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추석... 김맛세오 2009.09.22 2073
349 반갑다, 하이얀 인동초야! T 평화와 선. 아마 부산, 봉래동 성당엘 가본지는 3회 형제회를 위한 강의 때문이었으니 족히 10 수년은 넘은 것 같다. 평소 &quot;왜, 한번도 오지 않느냐?&quot;는 최아오... 1 2006.06.18 193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