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4.20 18:16

부활대축일

조회 수 1418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가까이 지냈던 이의 죽음,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이의 죽음, 믿어지지도, 믿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사랑했던 이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해가 뜨기 전에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나머지 세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오후 3시 쯤 돌아가셨고, 아마도 예수님을 무덤에 모시고 나서, 거의 바로 오후 6시에 가까웠을 것이고, 그렇게 안식일이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안식일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막달레나는 하루 온 종일 마음을 졸이면서 집안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막달레나이기에 해가 뜨기 전에 서둘러 무덤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성주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삶의 전부일 생명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의 마음, 아니 우리 모두의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바다 속에 들어가 나의 희망, 나의 사랑, 우리의 희망, 우리의 사랑을 건져내고 싶을 것입니다. 막달레나가 십자가 곁에서 예수님의 못 박히는 모습을 아무 힘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면서 우리의 희망이 우리의 사랑이 꺼져가는 모습을 아무 힘없이 지켜봐야만 합니다.

 부활이 있지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지만, 사랑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예수의 부활을, 우리의 부활을 어떻게 전하고,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에게 예수의 부활은 허공의 메아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부활의 메시지가 그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기쁨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부활의 메시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복음, 기쁜 소식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을 가져 오는, 슬픔을 가져 오는, 빈 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사랑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고, 우리 안에 아직 희망이 있음을, 사랑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막달레나가 마음을 졸이면서 하루를 보냈던 것처럼, 그 간절함 안에 우리의 희망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바라는 대로 우리의 희망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고통은, 고통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막달레나는 부활을 믿었기 때문에 무덤에 가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기다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했던 이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하고, 끝까지 붙들고 있었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부활의 첫 증인이 되었습니다. 그렇듯 무엇을 주님께서 우리 앞에 마련해 놓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간절함 속에서 희망을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에서, 서로의 고통을 감싸 안아 주고,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그 안에,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숨 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힘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어떤 기적의 힘으로 죽은 사람을 살려 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 안의 사랑마저 잃어버린다면, 우리 스스로가 살아갈 의미마저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힘들수록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과 희망 속에 머무는 그런 하루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그 안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주님 부활의 은총이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7Jun

    성령 강림 대축일 -나무를 통하여-

    T. 그리스도의 평화               오순절이 되자 제자들은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각 사람머리위에 내리면서 성령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다 하나같이 다른언어들로 말하면서   성령안에서 모두다 하나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Date2014.06.07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574
    Read More
  2. No Image 01Jun

    예수 승천 대축일-기도는 하느님께로, 사랑은 세상에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그리고 오늘 복...
    Date2014.06.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050
    Read More
  3. No Image 31May

    주님 승천 대축일-가려진 욕망의구름-

    T.그리스도의 평화           주님께서는 지상을 떠나 하늘로 승천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오른편에 앉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복음말씀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
    Date2014.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511
    Read More
  4. No Image 31May

    주님 승천 대축일

     오늘 미사에서는 마태오 복음의 마지막 부분이 선포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마지막이라는 느낌보다는 처음, 시작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갈릴래아.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던 여자들은 예수님을 보지 못하고, 대신 천사를 ...
    Date2014.05.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286
    Read More
  5. No Image 26May

    부활 제6주일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요한 14,15)  사람이 지닌 기초 권리 중의 하나는 자유일 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신분이나 조건을 따지지 않고,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에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자유에 반대되는...
    Date2014.05.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477
    Read More
  6. No Image 25May

    부활 제 6 주일-상실의 은총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
    Date2014.05.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740
    Read More
  7. No Image 18May

    부활 제 5 주일-어떤 돌인가?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   베드로 사...
    Date2014.05.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05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52 953 954 955 956 957 958 959 960 961 ... 1351 Next ›
/ 13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