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4.20 18:16

부활대축일

조회 수 1423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가까이 지냈던 이의 죽음,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이의 죽음, 믿어지지도, 믿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사랑했던 이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해가 뜨기 전에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나머지 세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오후 3시 쯤 돌아가셨고, 아마도 예수님을 무덤에 모시고 나서, 거의 바로 오후 6시에 가까웠을 것이고, 그렇게 안식일이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안식일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막달레나는 하루 온 종일 마음을 졸이면서 집안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막달레나이기에 해가 뜨기 전에 서둘러 무덤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성주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삶의 전부일 생명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의 마음, 아니 우리 모두의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바다 속에 들어가 나의 희망, 나의 사랑, 우리의 희망, 우리의 사랑을 건져내고 싶을 것입니다. 막달레나가 십자가 곁에서 예수님의 못 박히는 모습을 아무 힘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면서 우리의 희망이 우리의 사랑이 꺼져가는 모습을 아무 힘없이 지켜봐야만 합니다.

 부활이 있지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지만, 사랑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예수의 부활을, 우리의 부활을 어떻게 전하고,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에게 예수의 부활은 허공의 메아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부활의 메시지가 그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기쁨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부활의 메시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복음, 기쁜 소식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을 가져 오는, 슬픔을 가져 오는, 빈 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사랑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고, 우리 안에 아직 희망이 있음을, 사랑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막달레나가 마음을 졸이면서 하루를 보냈던 것처럼, 그 간절함 안에 우리의 희망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바라는 대로 우리의 희망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고통은, 고통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막달레나는 부활을 믿었기 때문에 무덤에 가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기다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했던 이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하고, 끝까지 붙들고 있었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부활의 첫 증인이 되었습니다. 그렇듯 무엇을 주님께서 우리 앞에 마련해 놓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간절함 속에서 희망을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에서, 서로의 고통을 감싸 안아 주고,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그 안에,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숨 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힘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어떤 기적의 힘으로 죽은 사람을 살려 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 안의 사랑마저 잃어버린다면, 우리 스스로가 살아갈 의미마저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힘들수록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과 희망 속에 머무는 그런 하루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그 안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주님 부활의 은총이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기를 기도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6Apr

    부활 8부 토요일-우리가 말하지 않는다면

    유다 지도자들은 사도들이 불구자를 치유한 사건으로 인해 전전긍긍합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이렇게 쑥덕거립니다.   "저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저들을 통하여 명백한 표징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에게 알려진 터이고, ...
    Date2014.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404
    Read More
  2. No Image 25Apr

    부활 8부 금요일-공동체적인 주님 체험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으로서 베드로를 비롯한 주님의 중요 제자들이 고기잡이를 하...
    Date2014.04.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491
    Read More
  3. No Image 24Apr

    부활 8부 목요일-감당치 못하는 제자들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였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의 감정 상태에 대한 여러 표현들이 많이 있고, 그 표현들을 모아 놓으면 감정 상태가 매우 복잡다단합니다. 두려움, 무서움, 의혹, 놀람, 기쁨이 함께 있습니다....
    Date2014.04.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087
    Read More
  4. No Image 23Apr

    부활 8부 수요일-금보다 귀한

    오늘 베드로 사도는 기도하러 성전으로 갑니다. 그때 성전 문 곁에서 구걸하는 불구자가 자선을 청합니다. 들어가던 베드로 사도가 멈춰 서서 그를 유심히 보며 말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
    Date2014.04.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560
    Read More
  5. No Image 22Apr

    부활 8부 화요일-부활과 회개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복음을 볼 때 주님 부활의 체험에 있어서 여인들과 제자들 중 누가 승자일까 비교하면 단연코 여인들이 승...
    Date2014.04.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696
    Read More
  6. No Image 21Apr

    부활 8부 월요일-배반자가 아니라 동반자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 복음을 몇 백 번을 읽었음에도 “내 형제”라는 표현을 오늘 처음 본 듯하여 새삼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표현을 한 경우가 ...
    Date2014.04.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972
    Read More
  7. No Image 20Apr

    부활대축일

     가까이 지냈던 이의 죽음,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이의 죽음, 믿어지지도, 믿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사랑했던 이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해가 뜨기 전에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나머지 세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오...
    Date2014.04.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42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68 969 970 971 972 973 974 975 976 977 ... 1364 Next ›
/ 136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