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4.05.13 17:23

고향의 미루나무

조회 수 19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전에 얼핏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내 고향 '동지기'(현 동작동 현충원 자리)엘 가면

공작의 날개 형상으로 펼쳐진 지형 전체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작은 냇물이 있습니다.

현충원이 자리잡은 이후로 '현충천'이라 부르게 되었지만, 원래의 이름은 아마도 '공작천'이었을 겝니다.

 

그 냇가 중간쯤에 유난히 우뚝 솟은 40∼50m 정도 높이의 '미루나무'가 한 그루 있으니

일별에도 오랜 풍상을 겪은 거목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기사 제가 어렸을 적에도 있었으니, 짐작컨데 적어도 70∼80년 이상의 수령은 되었을 테지요.

 

그 나무보다 더 오래된 나무는 '공작천'의 시발점인 '지장사'(예전엔 화장사라 했음)의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350년 수령)로서 예나 지금이나 고령으로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제 고향에 대한 기억과 함께 '미루나무'가 더 우선적으로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은

그 나무 곁 냇가에서 또래 동무들과 함께 미꾸라지,붕어,메기,...를 잡으며 걸핏하면 미역감기를 많이 한 탓일 겁니다.

나무 앞에 서면, 자신의 존재 안에 내재되었을 싶은 '동재기'의 오랜 풍상을 지켜 보았을 굳굳함에 절로 숙연해지는 겁니다.

어쩌면 성스럽기까지 한...!

또 그런 나무와 마주할 수 있고 마을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무와 나 사이엔 아무런 격의 없는

진실이 오고 갈 수 있으니까요.

 

어차피 고향에 대한 폭은함을 기대하는 자체의 이면엔

평생을 살아가면서 향수에 대한 방랑벽을 떨칠 수 없는 존재의 심성에 근거한 것이 겠구요.

 

그렇듯 미루나무와 만나면,

그리운 고향에 대한 온갖 것들- 하늘,바람,공기,물,그 위에 떠도는 새들,재잘대는 아해들의 장난 -에 귀기울이며 속삭이게 되니

이미 고향이 내 안에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요!!!

어쩌면 이 미루나무는 영원을 갈망하는 자연의 엄마- 표상일 수도 있으니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 쥴리아 할머니,오래오래 건강하셔요! T 평화를 빕니다. 할머니- 조선 이씨 왕가의 마지막 며느님이라는 소개를, 예전 몇 편의 글에 올렸다가 웬 이상한 스토커를 만나 급기야는 지워버릴 수 밖에 없었... 2007.01.03 2312
177 새하얀 구절초 꽃이 만발했네요!!! T 평화와 선. 새벽 동이 틀 무렵이면 제일 먼저 이미 하늘 품으로 가신 형제님들의 무덤가를 찾는다. 주변에 별을 뿌려놓으듯 새하얗게 만발하기 시작한 구절초 ... 2 2006.10.04 2313
176 참으로 희한한 만남 T 온누리에 평화를 고대하며. 할머니, 그리고 젊은이 두 분 다 하느님 품으로 가신 분들. 전자의 할머니는 가까운 안성 분으로서 바로 오늘이 장례날이시라 어제 ... 7 2006.12.12 2315
175 도심 속 자연들과의 기쁨 T 평화와 선   오늘 새벽엔 예고도 없는 비가 살포시 내려 바야흐로 성하(盛夏)의 계절을 향한 식물들의 기분좋은 "하,하! 호,호!" 간드림. 잔디 사이에 놀... 김맛세오 2013.06.04 2317
174 보고픈 울 엄마... T 평화/ 선 아침 식사 때, 한 형제와 노래말 이야기가 나와 "형제의 18번은 무슨 노래...?"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다가, 심심하면 흥얼거리던 란 노래가 떠올랐... 3 2007.05.06 2318
173 도롱뇽 아빠...? T 평화/선 (지난 달, 2월 14일에 "빈들 카페"에 실은 글임) 진종일 비가 내린 어제, 작업(나무)을 할 수 없어 대신 우산을 쓰고 옆 계곡을 찾았다. 그러니까 작년... 2009.03.10 2318
172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요? T 온 누리에 평화가 가득 유난히 길었던 꽃샘 추위가 이제는 물러가는 것이겠지요. 촉촉히 대지를 적시는 봄비로 잔뜩 움크리고 있던 만물들이 파릇파릇 생기를 ... 2 김맛세오 2012.04.11 2320
171 누나 달! T 평화/선 밤 3시쯤. 달 빛이 얼마나 밝은지 방 안조차 형광등을 켜 놓은 것 같았고 (빛이 좋아 내 방 덫 문을 늘 열어 놓는다) 읍내 쪽 마을의 불빛이 오히려 어... 6 2009.03.14 2322
170 인왕산(仁旺山) 길 T 평화와 선 치통으로 마지막 씹을 수 있는 이를 뽑아 근 2주 정도 죽 만을 먹고 지내는 힘든 요즘입니다. 꼭 사순시기에 맞추어 이런 일이 생기는 걸 보면 어지... 김맛세오 2012.03.11 2322
169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여, 고통이여! T평화/ 선 그러니까 정확히 1996년도, 을 기해 예루살렘의 성서 코스를 밟던 해, 성주간 바로 전 주였다.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예수님의 수난 체험을 톡톡히 ... 2 2010.03.14 2324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