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매일 작은 정원을 대하면서 참으로 많은 걸 느낍니다.

 

꽃삽으로 모종을 옮길 때마다

흙 속에서 꼼틀거리는 작고 큰 지렁이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아우성입니다.

지렁이들을 마주할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나는 것은,

어찌 그 부드럽고 연약한 몸매에 거칠고 무거운 흙과 돌덩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보드랍고 맛있는 흙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지!...기적을 먼 데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또 너무 작은나머지 먼지같이 작은 채송화 씨를 채에다 바쳐내린 보드라운 흙에다 곧 많이 뿌렸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물을 줄 때마다 파도타기를 해선지 겨우 헤집고 나온 아주 여린 싹들이 제대로 자라기가 쉽지가 않은 겁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몇 개가 성장을 하여 1Cm 정도의 크기로 자랐을 적에 간격을 두고 모종을 해주었지요.

어떤 녀석은 이제 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자라 건실한 태도로 세상을 마주하고 있어,

볼 때마다 너무 신기한 겁니다.

성경에서의 겨자씨 비유를 말씀하신 예수님이 떠오릅니다.

먼지같은 채송화 씨와 그 싹트고 자라는 모습에서도, 겨자씨 나무가 어떤건지 보지를 못해 알 수는 없지만,

다름아닌 기적을 매일 작은 채송화들이 보여주는 것이 겠지요?

 

성거산에서 지냈을 때 서너번 말벌에게 쏘인적이 있어 저에겐 '말벌'하면 무서운 놈들로 인지될 밖에요.

한번은 주방 천정에서 뱅뱅 나르는 말벌이 있었습니다.

(저는 쏘이기 전엔 무서움을 타지 않아 그냥 놔두었지요)

그런데 그것이 느닷없이 하강을 하여 결국 저의 팔목을 쏘았습니다.

퉁퉁 부어올라 병원엘 찾아갔지만 쉽게 나을 기미가 없었고, 결국 사혈 침을 맞고 부기가 가라앉았지요.

곰곰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왜 아무 탈 없던 그 벌이 왜 날 갑짜기 공격했을꼬?" 

 

수도원 주변엔 작고 큰 말벌 집들이 숲 속에도 있고 지붕 위에도 있고 심지어는 방을 통한 천정 속에도

곧잘 공만한 집을 짓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지례 위협을 느끼고는 어떤 방법으로든 말벌들과 집들을

퇴치시켜버리는 거지요.

그러니 아무리 생각이 없는 말벌들이라도 인간에 대한 그들의 인지도는 자신들의 적일 수 밖에요.

주방에서 저를 냅다 공격한 말벌도 아마 그런 이유에서 일겁니다.

 

도시화의 급속 발전으로부터 어쩌면 자연이 얼마나 많은 위협을 당하고 있는지...!

자연의 법칙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기 보다는 영악한 인간의 삶은 얼마나 크나 큰 손실을 이 지구와 자연에

끼치고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한다고 말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기뻐하면서도 실상 그 이면에는 문명의 발전이나 인간의 편리성 추구로

얼마나 크고도 많은 상처와 아픔을 자연에게 주어 왔는지를...!

 

땅 속 꼼틀거리느 지렁이를 보면 징그럽다고요?

손이나 팔 목에 낀 반지나 장식물을 치렁치렁 장식한 인간 자신이 더 징그러운 게 아닌가요?

자연물에서 온갖 보석을 채취하며 근사한 자가용을 타고다니며 자못 부와 아름다움을 과시하며 자못

존재의 위대함을 뿌뜻하게 여기는 사람 삶이 더 나은 걸까요, 아니면 나약하기 그지없는 자연 미물들이

형편없는 삶을 영위하는 걸까요? 

 

아,아!  끝간데 없는 사람의 욕심이여!

한 치 앞 지렁이나 채송화 앞에서조차

기적을 이야기하는 자체의 부끄러움이여!!!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8 엄마가 넘 보고프다! T 평화/선 정동에서 지낼 때였다. 십수년을 '메니엘'이란 병으로 시도때도 없이 무척 어지러웠던 힘든 세월이기도 했었다. 그날도 일이 다 끝난 저녁에, 건강하시... 4 2009.08.24 2075
357 '보나'의 백일 T 평화/선 세상살이는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기를 낳아서 버리는(어떤 피치 못할 이유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가정은 친자가 여럿 있음에도 입양을... 4 2009.08.28 2233
356 가슴 저미게 하는 이 가을!!! T 평화/선 샛노란 국화가 성거산의 가을을 알리는 신호탄인 양, 선배님들 묘지엔 구절초와 용담이 내일이면 꽃망울을 터뜨릴 새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는 시간... 3 2009.09.16 2281
355 시간 여행 T 온누리에 평화 지난 주엔 참으로 감동 깊은 일들이 많았다. 첫번째, 안성 성당 장례식에 참석한 일: 내가 영보(靈補)로 활동하고 있는, 안성 재속3회원의 회원... 2 2009.09.20 2622
354 반갑다, 가재 형제 자매 ^*^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어젠 진종일 이슬비가 내려 나무 솎아내는 작업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밤들이 알암을 터뜨리며 후두득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추석... 김맛세오 2009.09.22 2073
353 팔당- 성묘가는 길 T 평화/선 엊그제, 모처럼 성거산을 내려가는 새벽(6시가 좀 못된 시각) 맑은 하늘에 북두칠성이 자못 선명해 길을 가르키는 나침반 같다. 옅은 새벽 안개를 모락... 2009.10.03 2379
352 깊어가는 가을 산 T 온누리에 평화 하루가 다르게, 아니 조석(朝夕)으로 다르게 짙은 단풍 빛갈로 변해가는 산을 바라보면,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순간의 찬란함에 생을 마감하는 ... 3 2009.10.17 2255
351 [re] 깊어가는 가을 산 http://blog.daum.net/god-nim맛세오 수사님, 저는 수사님께서 제가 정동회관에서 결혼할 때 사회를 봐 주셨던 사람입니다. 벌써 28 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그 ... 아녜스 2009.10.24 1685
350 새벽 이슬같은 이웃들 T 온누리에 평화 지난 주, 관할 본당의 토마, 요셉씨가 오랫만에 찾아 오시어 간만에 조촐한 식사를 함께 하자는 거였다. 작년에 내 (음력)생일을 기억해둔 분이-... 2009.10.27 2020
349 달보며 별헤며... T 평화/ 선 요즘 새벽 5시면 깜깜한 밤이다. 최근 언제부터인가 남다른 습관이 하나 생겼다. 경당에서만 묵상을 해오던 일상을 바꾸어, 밖의 언덕 길을 한참 내려... 2009.10.30 196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