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오늘 주님 말씀을 들으며 내 살을 먹고 내 살을 마시는이라는 말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이 말씀이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음을

전제하는 말씀이기 때문이지요.

 

개고기는 먹어도 주님의 몸은 먹지 않고,

진로소주는 마셔도 주님의 피는 마시지 않는 사람이 있고,

이런 사람이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사람보다 실제 더 많으니

이 당연한 말씀을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없을 듯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이 말씀에 주목을 한 이유는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과연 주님의 몸을 먹고 피를 마시는 사람인가?

 

분명 저는 매일 주님의 몸과 피를 모시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생각이 들까?

욕심이나 갈증일까요?

 

그런 면이 없지 않습니다.

첫 영성체 후 저는 50년 가까이 주님을 모셔왔고,

사제로서 더더욱 미사와 성체 없는 삶을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개신교 신자들의 믿음이 그러하듯

성체 없이도 우리는 얼마든지 주님을 모실 수 있습니다.

숲에 들어가 깊이 숨을 들이키면서 우리는 주님을 모실 수 있고,

꽃을 바라보는데 그치지 않고 코로 꽃향기를 맡으며 주님을 모실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 창문만 열어도 들리는 새소리를 들으며 주님을 모실 수 있고,

좀 더 극성을 떨어 밤길 걸으며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주님을 모실 수 있죠.

그러니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주님을 모시는데 부족함이 있다고 할 수 없죠.

 

그럼에도 매일 성체와 성혈을 모시지 않으면 왠지 허전합니다.

감각으로 초월을 맛보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감각으로 들리는 것만 듣고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들리는 것 너머, 보이는 것 너머의 것까지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기는 한데 문제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의 문제입니다.

빵과 포도주를 보고 어떻게 주님의 살과 피를 보며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며 어떻게 주님의 살과 피를 모실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토마스 아퀴나스는 성체 찬가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보고 맛보고 만져 봐도 알길 없삽고 오직 믿음만으로 마음 든든하오니

믿나이다. 천주성자 말씀하신 모든 것을

 

성모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그 말씀을 믿음으로서 말씀으로 오신 주님을 모셔 들일 수 있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렇습니다.

믿음으로 들을 때 우리가 들은 하느님의 말씀은

단순한 말 또는 소리가 아니라 하느님 존재가 되고,

청각은 단순한 소리의 감각기관이 아니라 존재의 수용기관이 됩니다.

 

그러나 마리아와 달리 이 말을 듣고 믿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은 그저 의미 없는 헛소리일 뿐이고

청각은 단순한 소리의 감각기관일 뿐입니다.

어떤 때는 그 소리마저 듣지 못하는 불감증자가 됩니다.

 

그런데 말씀으로 오신 주님께서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제 빵과 포도주로 우리에게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오늘 복음의 유다인들처럼

믿지 못하거나 믿으려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의 미각은 초월을 맛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찬미하지 않는 입이 주둥이인 것처럼

이때 우리의 입은 주님을 모셔 들이는 입이 아니라

그저 고기나 소주밖에 먹지 않는 아가리가 됩니다.

 

오늘 미사의 부속가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선인악인 모시지만 운명만은 서로 달라 삶과 죽음 갈라진다.

악인죽고 선인사니 함께 먹은 사람 운명 다르고도 다르도다.”

 

프란치스코도 권고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통하여 제대 위에서 사제의 손으로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축성되는 성사를 보면서 영과 천주성에 의해

참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지극히 거룩하신 몸과 피라는 것을

보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 모든 사람들도 단죄 받습니다.”

 

빵과 포도주가 주님의 살과 피임을 믿음으로 알아 뵙고,

성체와 성혈의 크신 사랑을 사랑으로 맛보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9Mar

    수난 성지 주일-사랑의 수동태

    사회 일반적인 통념에 수동적인 태도는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무엇 하나 스스로 하지 못하고 시켜야만 한다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 의해서 인생이 좌지우지되고 짓밟히기도 할 것입니다.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
    Date2015.03.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5 Views2026
    Read More
  2. No Image 29Mar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우리를 해방시킬, 우리의 왕이, 왕의 도시인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십니다. 우리의 구원이, 우리의 해방이 눈앞에 다가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오시는 그리스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겟...
    Date2015.03.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1 Views934
    Read More
  3. No Image 28Mar

    사순 5주 토요일-우리도 가야파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는 것이 낫다.”   민주화가 되기 전 우리나라나 전체주의 독재 국가에서 “대를 위해 소가 희생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주 당연한 말이었고, 그래서 어렸을 때 이 말을 들은 저는 당연한 말이라고...
    Date2015.03.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626
    Read More
  4. No Image 27Mar

    사순 5주 금요일-우리도 신이 되려면

        “폐기될 수 없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이들을 신이라고 하였다.”   어제 미사 중 강론에서 저희 형제가 지나가는 말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예수님께서 어려서부터 당신의 신적 정체성을 갖지 않으셨다고 믿는다.   이 말은 ...
    Date2015.03.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15
    Read More
  5. No Image 26Mar

    사순 5주 목요일-아브라함보다 더 대단해야 할 우리의 믿음

      오늘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시는 하느님은 계속 이런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나는 여러 민족이 되게 하겠다.” “나는 계약을 세워 네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나는 가나안 땅 전체를 후손들에게 소유로 주고,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
    Date2015.03.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524
    Read More
  6. No Image 25Mar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우리도 주님을 잉태함으로써

      누가 만일 저를 기쁘게 하고자 한다면 제가 원하는 것을 선물하는 것과 제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저를 더 기쁘게 할까요?   아니,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저와 같이 살고 있는 청원자와 유기 서원자들이 제게 꼭 필요한 물건...
    Date2015.03.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89
    Read More
  7. No Image 24Mar

    사순 5주 화요일-죽음은 생명의 거울

      “길을 가는 동안에 백성들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서 백성은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행복의 땅 가나안을 향해 갑니다. 그러나 행복의 땅으로 가면서 그들은 행복치 않고, 그래서 하느님과 모세에게 불평을 합니다. ...
    Date2015.03.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160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18 919 920 921 922 923 924 925 926 927 ... 1354 Next ›
/ 135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