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한국 가톨릭 성직자들의 주보인 성 김 대건 안드레아 사제 축일을 지내며

이번에는 저와 김 대건 신부님을 비교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저와 김 대건 신부님을 비교함은

누가 더 훌륭한지 감히 비교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사제인데 김 대건 신부님은 훌륭히 사셨는데

어찌 저는 그리 살지 못하는지 반성하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김 대건 신부님에게는 은총을 더 많이 주시고,

저에게는 덜 주시거나 그런 은총을 주지 않으셨기 때문일까요?

하느님께서 김 대건 신부님은 사랑하시고 저는 사랑치 않으셨거나

김 대건 신부님은 더 사랑하시고 저는 덜 사랑하셨기 때문일까요?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면

김 대건 신부님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 시대가 다르기 때문일까요?

 

시대가 다르기에 사는 것이나 신앙이 다른 면이 분명 있지요.

저를 변명하거나 합리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박해도 없고 사는 것이 편안할 때 신앙이 해이해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도 각 사람마다 다른 것은 있지요.

바오로 사도가 얘기하듯 은사의 차원에서는 은총이 분명 다릅니다.

그러나 사랑의 측면에서 하느님의 은총이 다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똑같이 사랑해주셨습니다.

이것을 믿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것을 믿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지요.

 

그러니 김 대건 신부님을 사랑하신 하느님 사랑이나

저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은 다르지 않고 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김 대건 신부님은 저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면 어찌 같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그분과 저의 사랑이 다를까요?

 

제 생각에 선택의 문제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세상의 사랑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있지만

하느님 사랑을 세상의 사랑과 같은 차원에 놓고 선택하는 것이

불경스럽다고 생각한다면 하느님 사랑만 놓고 선택하는 겁니다.

하느님 사랑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하는 거지요.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다 받고,

앞서 봤듯이 누구나 똑같은 사랑을 받습니다만

그 사랑을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영어의 receiveaccept가 다른 것과 같은 뜻이지요.

 

우리는 종종 사랑은 끌려서 하는 거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나의 세속적인 잇속을 따져서 선택하는 거라면

끌려서 하는 사랑보다 순수하지 않다고 할 수 있고 배척을 해야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선택하는 것입니다.

 

먼저 어떤 사랑이 더 나를 참으로 행복하게 하는지,

영원한 생명을 주는 것인지 따져서 선택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사랑의 선택은 지혜의 문제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꿀을 바른 사랑에 속아 그 사랑을 선택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허튼 사랑에 속지 않고 참 사랑을 선택합니다.

감각 만족의 사랑과 생명과 행복을 주는 사랑을 구별하는 겁니다.

김 대건 신부님은 이런 영적 지혜를 지니셨고 저는 어리석습니다.

 

두 번째로 사랑의 선택은 각오의 문제입니다.

꿀 같은 사랑은 각오를 할 필요가 없겠지만

쓸개 같은 사랑은 먹을 것인지 말 것이지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사랑을 선택을 할 때는 쓴 맛을 각오해야 하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길을 떠날 것인지 말 것인지.

순례의 길, 십자가의 길을 떠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고,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르지만 그 모든 고난을 다 각오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김 대건 신부님의 그 긴 순례의 여정,

십자가 길의 여정에 주목을 하였습니다.

 

몇 년 전, 제가 맡고 있던 선교 후원회원들과 함께 선교지 방문을 겸하여

김 대건 신부님의 발자취를 일부 더듬은 적이 있습니다.

중국의 소팔가자에서 출발하여 훈춘까지의 발자취를 더듬고

국경을 넘어 러시아 연해주까지 가는 여정이었는데

물론 걸어서가 아니라 차를 타고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이때 보통의 성지순례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은 엄청 고생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녀오신 분들이 그때의 고생을 두고두고 얘기를 하곤 하였는데

이런 고생을 통하여 김 대건 신부님이 그 옛날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우리는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간접 체험을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우리의 성지순례의 목적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김 대건 신부님이 어린 15살의 나이에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곳을 향해

길을 떠나시고 7개월여를 걸어서 마카오까지 가셨고,

민란이 일어나 필리핀까지 뱃길여행을 하셨으며,

고국으로 들어오시기 위하여 소팔가자에서 의주까지 한 번,

소팔가자에서 경원까지 한 번 그 추운 겨울에 왕복을 하셨으며

마침내 18451월 압록강을 넘어 입국하시어

몸을 추스른 다음 목선으로 중국에 가 사제서품을 받은 뒤

다시 배로 돌아와 겨우 몇 개월 사목을 하시던 중,

선교사 영입을 위해 배타고 나가시다가 붙잡혀 돌아가셨습니다.

 

길을 떠나 걷는 것과 관련하여 저는 두 가지 체험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매일같이 십리 길 걸어서 새벽미사를 다닌 경험과

수도원 들어와서 순례자와 나그네 체험을 위해 길을 걸은 경험들입니다.

 

신발이나 양말도 지금처럼 변변히 없던 그 가난한 시절,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쩍 들러붙던 추운 겨울에

매일 집을 나서는 것이 하느님 선택이었습니다.

여름 장마철에는 우산이 없어서 물에 빠진 생쥐 모양으로

미사에 참석을 할 때 그때도 갈 때마다 하느님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저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불타올랐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살기가 편한 요즘,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서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어려움이 없는 요즘,

그런데 요즘이 이 순례와 나그네 길을 떠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일단 나서면 어떤 식으로든 길을 가는데 나서기가 어렵습니다.

아니, 나서기 전에 떠나기로 마음을 먹기가 어렵습니다.

 

배교를 선택할 사람이 요즘은 없겠지만

하느님을 선택하는 것이 전에 보다 더 어려운 요즘입니다.

환경이 어려워서 선택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환경이 너무 편해서 선택이 어려운 요즘이

그래서 어쩌면 더 하느님을 사랑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김 대건 신부님을 통해서 한 번 더 자극을 받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7Jul

    연중 제17주일

      길을 가다가 우연히 한 사람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첫 눈에 반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는 그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그 동안 아껴왔던 돈도, 그 여자를 위한 선...
    Date2014.07.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442
    Read More
  2. No Image 27Jul

    연중 제 17 주일-혜안이 필요하다.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오늘 복음은 하늘나라를 보물에 비유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인데 여기서 ...
    Date2014.07.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063
    Read More
  3. No Image 26Jul

    연중 제 17주일 -분별심과 무소유-

    T. 그리스도의 평화를 빕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좋은것, 좋아하는것을 찾게 됩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누리는   욕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모를 때에는 세상에서 주는   것들을 찾고 그것이 좋은것인 것처럼  ...
    Date2014.07.26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365
    Read More
  4. No Image 20Jul

    연중 제 16 주일-힘 주시는 하느님

    “당신께서는 힘의 주인이시므로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저희를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시며,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이 있으십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
    Date2014.07.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236
    Read More
  5. No Image 19Jul

    연중 제 16주일-하늘나라의 비유-

    T. 그리스도의 평화       요즘 비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대전에서도 비가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 비는 물이면서도   생명입니다. 어찌본다면 정말   중요한것일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비는 높은데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고 떨어집니다. 가...
    Date2014.07.19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440
    Read More
  6. No Image 13Jul

    연중 제 15 주일-마음갈이를 잘 해야지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Date2014.07.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154
    Read More
  7. No Image 12Jul

    연중 제15주일 -하느님의뜻과 의지-

    T. 그리스도의 평화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다스리시고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안에서 그분의   뜻하심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분의 뜻에서 벗어난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것들을   우리의 삶안에서 주어진 ...
    Date2014.07.12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62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67 968 969 970 971 972 973 974 975 976 ... 1368 Next ›
/ 136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