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께서 남긴 흔적
예수 그리스도의 눈길로
성프란치스코의 눈길로
위로에서 버려진 이들
다 쓰고 버린 물건처럼 버려진 이들에게
측은한 눈빛으로 다가가서
눈을 마주치고
만나고
손을 잡고
말을 건네고
얼굴을 비비는 몸짓
죽이는 문화 속에서
얼어붙듯이 차갑고 비정한 사람이 끼얹어준
추위와 손시려움을 녹여주고
사람을 살려내는 그분의 손을 보았다.
천명의 음성을 피해 달아나는 양심 앞에
사명의 목소리는 준엄하였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모든 분열의 간격을 메우고,
모든 상처를 치유하며,
형제적 사랑을 이루는 본래적 유대를 재건하는,
하느님의 능력을 드러냅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마지막 미사에서>
순교자의 피의 함성이
이 민족의 산하에 메아리친다.
십자가를 겁내지 마라
그것이 너를 살린다.
견디고 기다리는 죽음의 현장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음성
요르단과 타볼산에서 들리는 주님의 음성
“너는 내 아들,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주님으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는 믿음으로
주님이 사랑하는 아들들을 위해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아시아 청년들을 위한 폐막미사에서>
무력하고 연약하게
상처받기 쉬운 상태로 나를 내 놓는 그 길이
우리가 가야할 십자가의 길임을
일깨우고 떠나셨다.
2014. 8. 18
방한을 마치고 떠나시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