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4.10.02 11:46

예쁜 해골...?

조회 수 15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아니 뭔 말인고?  세상 천지에 해골이 예쁘다니...?

 

그랬다.  며칠 전인 월요일에 영면하시어 팔당 천주교 공원묘지에 모셔진지 38년째 되는 할머니의 유골을 거두어 수목장을 지냈다.

그런데 보통 섬찍하게 여겨지는 해골이, 나의 사랑하는 할머니라선지 아담하고 동그라니 참으로 예뻐 보였다.

 

국지성 호우가 내리던 날이었지만, 묘하게도 묘지에서의 개장에서부터 성거산으로 모시기까지- 차로 가는 도중 억수로 내리던

비였음에도- 비를 전혀 맞지않았고, 다 끝난 후 산에서 내려오자 얼마 안되어서부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으니,

참으로 하느님께 감사!!!  

 

그런데 할머니의 해골이 예뻐보였다니...!!!???

예전에 로마 근처인 폰테 콜롬보 수련소에 방문했을 적에, 입구 길 옆에 수십∼수백기의 유골이 켜켜이 쌓여진 것을 보았다.

그 유골들은 다름아닌 과거에 살다 간 프란치스칸 형제들의 해골들을 모아놓은 것이라니,

아마도 "헛되고 헛되도다, 세상만사 헛되도다."라는 코헬렛의 말씀처럼, 그래서 헛군데에 정신을 팔고 살지 말라는 뜻에서

그렇듯 바로 오가는 길목에 선배님들의 해골을 탐처럼 모셔놓은 것이리라.

 

죽음을 두려워하고 멀리하여 사후 시신을 산 속 먼 곳에 안치하는 우리들 유교적 풍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잖는가.

하기사 옛 성당들을 둘러보면, 생전에 명망 높았던 이들의 석관을 성당 안팍이나 심지어는 안벽에다 안치해 놓았고,

가족들의 묘지도 바로 성당 밖에 공원화하여 모셔놓은 것을 흔히 목격할 수가 있다.  

말하자면 그네들에게는 우리들처럼 죽음을 멀리하고픈 그런 개념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서 살다 간 이들의 훌륭한 교훈을

본받으려는 깊은 신심에서 우러나온 전통일 게다. 

  

아무튼, 할머니의 얼마 안되는 유골분은, 성거산 성지로부터 2∼3백 미터 거리요 경관이 빼어난 천흥리 저수지와 마을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소나무 곁에 수목장으로 모셨으니,

하느님이 만들어 놓으신 아름다운 자연의 품 속 일점 흙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누군들 죽은 이들을 뒤따라 가지 않으랴만은,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당연한 명제 앞에서도 아옹다옹 다투기 쉬운 우리네 인생!

그러나 내 할머니는 이승에서 나에게 베풀어주셨던 자애를

하늘나라에서 역시 바늘과 실의 관계처럼 늘 이끌어 주고 계시다는 확신을 지울 수가 없다.

 

좋으신 나의 할머니!

동재기 순교자들 후손들이 모여 살은 구교우 마을에서 신앙을 힘입으시어, 사랑하는 손자를 주님의 손에 맡기시고,

이제는 가까이 순교 성인들이 모셔진 성거산(聖居山: 거룩함이 머무는 산) 자락에 영원히 안주하셨으니,

생전의 모습처럼 늘 해맑은 미소를 배시시 짓고 계시겠지...^♥^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 도룡농이 철 T 평화가 샘물처럼... 벌써 2주 정도 전이었으리... 모처럼의 외출에서 돌아 온 깜깜한 밤 길 거의 집에 도착했을 즈음이었다. 큰 연못엔 아직도 두터운 얼음이 ... 1 2010.03.04 2892
127 도롱뇽 아빠...? T 평화/선 (지난 달, 2월 14일에 "빈들 카페"에 실은 글임) 진종일 비가 내린 어제, 작업(나무)을 할 수 없어 대신 우산을 쓰고 옆 계곡을 찾았다. 그러니까 작년... 2009.03.10 2318
126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 4 2009.07.14 2047
125 대문 없는 집 주님을 찬미합니다~! “쌀 40kg 1마대, 고구마 5kg 1박스, (무지 큰) 늙은 호박 1개, 소금 20kg 1포, 참기름 1병, 들기름 1병, 고춧가루 1봉지, 청국장 네 덩이, ... 2 file 김성호 돈보스코 2010.11.08 3422
124 당당한 시니어 인생 T 평화와 자비   "형제님, 상암 올림픽 경기장으로 썰매타러 안가실래요?"   "어허, 맛세오 형제, 아직도 애들이네...난, 그런 곳에 안가!"   작년 겨울에... 김맛세오 2016.03.22 1526
123 닭대가리라구요? 천만에요...! T 온 누리에 평화. 대전 목동에서 수련받을 때(1977년)입니다. 수련소에 제법 큰 농장이 있고, 한 켠 구석엔 온갖 동물을 키우는 큰 울까지 있... 김맛세오 2013.02.04 3057
122 달보며 별헤며... T 평화/ 선 요즘 새벽 5시면 깜깜한 밤이다. 최근 언제부터인가 남다른 습관이 하나 생겼다. 경당에서만 묵상을 해오던 일상을 바꾸어, 밖의 언덕 길을 한참 내려... 2009.10.30 1961
121 달마사의 불자들 가끔 가는 현충원엔 '지장사'란 오래된 절이 있고, 그 넘어 흑석 3동의 산 꼭대기에 '달마사'가 있다. 지장사는 초교 1년생들이 으례히 가는 소풍 장소로서, 당시... 김맛세오 2019.06.21 1400
120 달마사에서 내려다 본 정경 T 평화와 선     원래는 오랫만에 현충원엘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입 금지였다.  이왕 나선김에 현충원에는 못들어가더라도 방향을 바꾸어 달마사 쪽... 김맛세오 2021.09.24 627
119 달, 별을 보는 행복 T 온누리에 평화를. 유난히 밝은 달과 영롱한 별들이 자주 눈에 들어 옴은 요즘 만이 아닐진데, 여하튼 자주 새까만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달과 별을 마주하면 ... 1 2007.11.30 2236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