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26 추천 수 1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

 

오래 전 제가 보좌 신부로 갔던 본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선교사 형제들이 땅을 사고 거기에 본당을 설립하였는데

이웃에 가난한 가족이 살고 있어서 땅 한 귀퉁이에 집짓고 살게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곳에 갔을 때 그렇게 한 동안 살던 이 사람들이

그 땅의 소유권을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천주교 신자도 아닌 사람들을 가난하다는 것 때문에 그냥 살게 해 줬는데

선교사 형제들이 한국 법을 잘 모르는 것을 이용하고,

선교사들의 순수한 사랑을 악용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은혜를 원수로 감는 격이었지요.

 

저는 보좌 신부였기에 얼마 있다가 그곳을 떠났고

그래서 그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때의 저는 오늘 복음이 생각나면서

저도 하느님께 이 사람들과 마찬가지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주님의 포도밭을 저도 모르게 제 것으로 삼는 적이 많은지,

그 순간에는 모르다가 아차! 하고 뒤늦게 깨닫는 적이 많습니다.

 

북한 평양에 평화 봉사소를 세울 때의 얘깁니다.

몇 년 간의 줄다리기 끝에, 요즘말로 하면 오랜 밀당끝에

북측에서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즉시 수도원 경당으로 가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주님께 드렸습니다.

그렇게 감사의 기도를 한참 뜨겁게 드리고 있는데

문득 제가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 일을 제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그 일은 제 일이 아니고 하느님의 일인데

마치 제 일을 제 뜻대로 이룰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도와주셨다는 거였지요.

하느님의 일을 하느님께서 이루신 것이고 저는 다만 도구였을 뿐인데

하느님의 그 중요한 일에 나를 도구로 써주셨음에 대해 감사드린 게 아니라

그 일이 제 뜻대로, 제 바람대로 성사시켜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 겁니다.

 

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일보다도 더 큰 잘못이 사람을 내 것으로 소유하는 것인데

저는 사람을 하느님의 사람이 아니라 제 사람으로 착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어떤 때 그 사람 위에 군림하려고 하고,

어떤 때는 그 사람이 나의 뜻대로 할 것을 요구하며,

요구한 대로 안 될 경우에는 무슨 권리가 있는 양 못마땅해 하기도 합니다.

너무도 흔히 하는 저의 잘못이 바로 누가 내 마음에 들기를 바라는 겁니다.

 

부모에게 자식조차도 자기 소유가 아니고 하느님의 소유인데

저는 부모도 아니면서 사람들을 마치 제 것인 양 소유하려고 드는 겁니다.

프란치스코의 제자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저입니다.

 

언젠가 프란치스코가 형제 하나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점심이 되었는데 먹을 것이 없어 길가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 먹었고,

같이 걷던 형제는 도망을 잘 쳤지만 일부러 붙잡혔을까

프란치스코는 주인에게 붙잡혀 실컷 두들겨 맞았습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는 길을 가는 내내 두들겨 맞은 것을 즐거워하며

형제는 잘 먹었고, 프란치스코는 잘 얻어맞았네.” 하며 가난을 희롱합니다.

 

프란치스코는 진정 아무 것도 자기 것으로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포도밭의 포도도 하느님의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것 따먹는 게지 남의 것을 따먹는다고 생각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가 주인이라고 주장하니 두들겨 맞아 줄 뿐입니다.

 

남의 것만 그러면 남의 것도 내 것, 내 것도 내 것인, 상 도둑의 짓이겠지만

그는 아무 것도 진정 자기의 것이 아니기에 더 필요한 사람이 나타나면

수도원에 하나밖에 없는 성서마저도 줘버리고 맙니다.

그러지 않으면 하느님의 것을 가로채는 도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부익부빈익빈의 이 자본주의 시대,

하느님의 것을 가지고 사람을 함부로 다루는 이 신자유주의 시대,

새로운 교황이 프란치스코를 자신의 이름으로 삼은 이유입니다.

 

교황은 세상에 대해서만 그렇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들도 하느님의 포도밭을 잘 돌보라고 합니다.

진정 사람이건 사물이건 자기 것 삼지 말고 하느님 뜻대로 돌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 곁에 하느님으로 같이 있어주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교황은 오늘 주님 말씀대로 소작의 자리를 빼앗습니다.

목자에게는 양의 냄새가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너무 사치스러우니

그런 목자는 주교라 할지라도 그 자리에서 내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는 잘 아시다시피

주님께서 수석사제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니 바로 저에게 하신 주님의 말씀으로 오늘 저도 받아들이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1Oct

    연중 29주 화요일-잠에 취하지 않고 성령에 취해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 깨어있는 종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시중을 들 것이다.”   오늘 복음이 어제 아침 성무일도 찬미가의 감동을 다시 불러 일으켰습니다. “눈부신 빛살들로 끝이 없으신 참 태양 주님이여...
    Date2014.10.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026
    Read More
  2. No Image 20Oct

    연중 29주 월요일-부자 되세요!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   오늘 복음을 읽다가 끝 말씀에서 생각이 멈췄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라. 그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이 세상 곳간에는 쌓아둔 것이 많지만 ...
    Date2014.10.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74
    Read More
  3. No Image 19Oct

    연중 제 29 주일-믿지 않는 우리를 믿으시는 주님

    교회는 10월 끝에서 두 번째 주일을 전교주일로 정하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런데 전교와 민족들의 복음화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전교傳敎는 천주교를 전한다는 의미로 읽힐 때 공격적인 교세확장의 의미가 됩니다. 일...
    Date2014.10.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30
    Read More
  4. No Image 17Oct

    연중 28주 금요일-어떤 상황에서도 자유롭기 위해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 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라.”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
    Date2014.10.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77
    Read More
  5. No Image 16Oct

    연중 28주 목요일-참 지식과 사이비 지식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바오로 사도의 서간을 통틀어보면 두 가지 지식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참되고 순수한 지식과 사이...
    Date2014.10.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76
    Read More
  6. No Image 15Oct

    연중 28주 수요일-사랑을 의무로 만든 죄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저의 의식기도 중에 하나도 이와 관련된 기도입니다. ...
    Date2014.10.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18
    Read More
  7. No Image 14Oct

    연중 28주 화요일-하느님이 우리 안에 안 계시면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오늘 주님의 이 말씀이 바리사이에게 하신 말씀이라고 하여 설마 나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겠지요?   그래서 나에게도 하신 말...
    Date2014.10.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4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07 908 909 910 911 912 913 914 915 916 ... 1318 Next ›
/ 131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