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치오 제목 :이짚트에서의 휴식(1628)
작가 : 젠틸레스키 오라치오(Gentileschi Orazio:1563- 1639)
크기 : 켄버스 유채 :158X 225cm
소재지: 프랑스 빠리 루브르 미술관

근세 이전까지 예술가의 주요 작품 주재는 성서와 성인같은 종교적인 주제가 대종이었기에 대부분의 작품들은 성당이나 수도원을 통해 소화되었으나 귀족들이나 호사가들은 신앙의 대상이 아닌 장식용으로 제작하곤 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성격을 다분히 띄고
있다.

이 주제는 마태오 복음 2장 13절 - 15절에 이어지는 동방박사의 방문에 이어지는 내용으로서 헤로데 왕의 박해를 피해 잠시 이짚트로 피난한 것과 , 아기 예수를 찾지 못한 헤로데 왕이 크게 화가 나서 , 유대인의 왕이 될 메시아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어린이들을 모두 학살한다는 내용이며 , 세 이야기 모두 흥미진진한 내용이라 성미술의 자주 등장하곤 했다.

작가는 이태리 피사를 중으로 활동하면서 "빛의 천재" 로 평가돼고 있는 카라바죠 예술의 원숙한 형태를 좀 더 부드럽게 표현했다.
또한 그의 능력이 인정을 받으면서 영국 스페인의 궁정을 무대로 활발한 작품 활동 했고 북 유럽 전체에 영향을 준 작가이다.

궁정화가는 아니었지만 궁정 중심의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것은 상류사회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었다.

이 작품도 이런 경향으로 제작된 것이기에 신앙적 멧세이지 보다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차원이 더 강조되고 있다.





성가족을 인도하다 지친 요셉이 아내 마리아와 아들 예수를 곁에 둔채 곤히 잠들어 있다.
다른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당나귀도 없이 그냥 쉴 수 있는 공간에서 피곤한 몸을 뉘고 있는 모습이다.

그의 몸은 건장하나 턱 부분을 덥은 흰 수염이나 이마에 주름은 곁에 젖을 먹이고 있는 아내 마리아와는 어울리지 않는 늙은이의 모습인데 , 이것은 교회 전승대로 요셉이 예수를 낳은 아버지가 아니라 키운 아버지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여행 보따리를 베고 누운 요셉의 얼굴은 피곤하면서도 평온한 모습이다.
이것은 마태오 복음서에 나타나고 있은 구세주 그리스도의 존재성에 대한 증거이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마태오 1: 23- 24)
마태오 복음사가는 임마누엘로서의 구세주의 존재성을 마무리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다시 강조하고 있다.
"보라, 네가 세상 끝 날 때가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오 28: 20)


요셉의 처지는 이 작품 앞에 선 관객들에게 요셉의 처지가 자기와 같다는 감정이입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요셉이야 말로 하느님 때문에 이해 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되는 인간의 모델이다.

생각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던 여인을 하느님의 뜻으로 여겨 혼인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고통에 휘말리게 된다.

`산기를 느끼는 아내를 쉬게 할 곳을 찾지 못해 말구유에서 해산케 한 남편으로서의 착잡한 심정과 후회에서 헤어날 새도 없이 생명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정처 없는 사막길을 걸어야 했던 요셉의 심정은 참담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

이런 착잡한 심정의 요셉이 아무렇게나 몸을 눕히어 쉬고 있으나 그의 평온한 모습은 임마누엘로서의 아기 예수님이 자기 곁에 계시다는 확신 때문이다.





오른편에 앉아 아기 예수를 젖먹이시는 성모님은 요셉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우선 그의 단정하고 화려하기까지 한 매무새는 생명의 위협을 피해 길을 떠나야 했던 여인의 모습으로 전혀 보이지 않으며 , 그의 젖을 먹고 계신 예수님 역시 너무 토실하고 건강한 어린이의 모습이다

한마디로 어느 평화로운 나라의 궁전 뒤뜰에서 왕자에게 젖을 먹이는 것 같은 모습이다.
단정하게 손질된 머리에다 어깨에 늘어트려져 있는 화사한 장신구하며 거룩한 여인이기 이전 세상적 차원에서도 대단한 능력있는 분임을 암시하고 있다.

묵시록의 저자는 마지막 부분인 12장에서 성모님을 악의 세력을 몰아내는 능력있는 여인의 모습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나면서 태양을 입고 발 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아기를 낳기만 하면 삼킬려는 용을 피해 광야로 달아나서 하느님이 마련하신 처소에서 지내다가 , 하느님의 사자인 미카엘 대천사의 도움으로 악마들을 물리치고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하느님의 도움이 언제나 함께 하는 여인으로서 마리아를 드러내기 위해 비록 요셉의 처지처럼 가련하게 유랑의 길에 들어서 있지만, 그의 본성에는 조금도 손상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요셉과 전혀 다른 모습의 안정된 환경에서 우아한 자태를 지닌 여인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런 서로 대조적인 성가족이 있는 배경은 그들이 걸어야 할 광야의 험난함을 상징하고 있다.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면서 언제 태풍이 올 것인지 모를 을씨년스러운 광야의 풍경은 그들 여정의 암담한 미래를 예고하는 듯 보인다.

이 가운에서도 성모님이나 성 요셉은 전혀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면서도 하나같은 일치된 점은 바로 어떤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이 태평스러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 ,

작가는 이런 대조적인 장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중요한 멧세이지를 전하고 있다.

요셉과 마리아는 마태오 복음사가가 제시하신 임마누엘로서의 주님께서 "세상 끝날까지" 자신들과 함께 하심을 믿었다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어떤 처지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신앙의 내용이라는 것이다.

작가가 이 장면을 설정한 것은 너무도 안정되고 인정받는 평온한 자기 삶의 여정에 있었던 끔찍한 상처에 대한 사유에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사랑하던 딸 역시 아버지를 이어 화가의 길을 지원했고 갈수록 성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로서 더 없이 자랑스러웠던 그에게 날벼락같은 불행이 닥치게 된다.

사랑하던 딸이 자기 조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성화해설 101번: "홀로페로스의 목을 베는 유딧 "참조)

아버지로서의 사랑하는 딸이 자기 조수로부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은 더없는 충격과 분노의 체험이었기에 그 역시 이것에 대한 치유가 필요했고 이 장면의 설정은 신앙이 주는 희망으로 자신의 치유를 바란 한 인간 염원의 표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