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7.08.05 17:56

영지(靈芝)야 반갑다

조회 수 24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버섯을 보면 역시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동작동(현 현충원 자리) 우리 집 뒷산엔
이렇듯 장말철이나 우기엔 소쿠리 하나 들고 뒷 산엘 올라보면,
먹는 버섯들이 지천이었다.
요즘엔 자연산을 좀체로 볼 수조차 없어
천정부지 금값을 호가하는 싸리버섯, 송이버섯...따위가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 눈에 띄어
금방 한소쿠리가 되어 집에 가져가면
할머니가 맛난 버섯 요리로 대가족의 특별식으론 일품이었으니까.

그 땐 동네 사람들도
욕심이 없어 버섯 귀한 줄도 몰랐고
별로 따가는 사람도 없었으니,
장마철이라 버섯이 있겠다싶어
뒷 산엘 오르면 욕심이 없어도 하나 가득 채워졌다.

요즘엔 아무리 눈 씻고 찾아 봐도
보이느니 독버섯 밖에 없지만- 아마도 하도 따는 사람이 많아
먹는 버섯은 씨가 마른 모양- 그 땐 그렇듯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벗섯이었다.

* * *

며칠 전 3십분 거리에 있는 줄무덤 성지엘 오르다가
꼭 내 중지만한 버섯이 길가에 호젓이 자라고 있어
참으로 반가왔다.
그런데 어린 버섯이 누군가의 눈에 띄면
영락없이 그냥 따버릴 텐데 하는 기우가 머리를 스쳐,
아예 삽을 갖고 다시 올라가
썩은 참나무 둥지체 고스란히 떠다가
수도원 묘지 근처에 잘 옮겨 놓았다.

그런데 고것이 일주일 후에 보니,
반질반질 건강하고 너무나 예쁜 모습으로
머리가 몇배는 커져 있는 게 아닌가!

어쩌면 영지버섯 하나에 이렇듯 반갑고 신기하게 여기는 것은,
영지의 효험이 좋다는 풍문을 들어서라기보다는
어릴적 숱하게 자라던 귀한 버섯들이 더 이상
눈에 띄지 않는 세상이기에,
신비스럽고 영험한 영지 버섯과의 만남은
예사롭지 않은 더욱 감사해야 할 일이리...

어린 영지야,
무럭무럭 자라 핵가족이 아닌 대가족으로
성거산의 영험한 자리매김을 하려무나.
최근 너를 만남은,
이름없이 스러져가신 순교 선열들이 그러하셨듯
성거산의 귀한 몫이 되거라.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8 화장실 배수관 이것은... 인내 화장실 배수관 파이프를 구입하는데 정확히 3시간 하고도 20분이 걸렸다. 제품이 진열된 곳에서 선정한 다음, 1차 영수증 발급을 받고 그 영수증을 가지고 계산대... 3 로제로 2008.11.21 2285
387 정신병원으로 가는 길 정신병원을 다녀왔다. 뽀르찌웅쿨라 행진에도 참석했던 아르센에프의 따냐, 큰 아들(아르쫌)이 친구에게 머리를 얻어맞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이곳에 입... 2 로제로 2008.11.26 2542
386 다시 가야 하는 길 살고 있는 아파트 리모델링를 하고 있다. 갑자기 벽에서 물이 셌다. 이미 공산주의 때 지어진 건물이라 노후가 많이 됐다. 몇 주 전에는 윗집 화장실(수도 물과 ... 2 로제로 2008.11.28 2078
385 불량식품이 사랑으로... 두부 한모, 마늘 쫑 한 묶음, 감자 5개, 시금치 한 묶음, 바나나 6개, 그리고 커피를 사기 위해 식품점에 들렸다. 앞 두 손님이 이 사탕 저 사탕 그람으로 제면서... 2 로제로 2008.12.03 1931
384 성당 가는 길 늘 수도원 안의 성당 전례에 참석해 왔던 난, 두꺼운 옷을 입고 성당까지 걸어가야 하는 것이 처음엔 불편함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 일찍 성당 전... 1 로제로 2008.12.09 2527
383 12월의 만월(滿月) T 평화가 강물처럼... 새벽에 눈을 떠보니 서편 밤 하늘에 유난히 청명한 달 빛! 만월인걸 보니 12월의 보름이런가. 달이 흐르고 구름도 흘러가니, 달빛과 어둠이... 2008.12.12 1830
382 세째 외삼촌의 칠순 잔치 T 평화가 강물처럼. 지난 토요일, 분당엘 다녀왔다. 평소 늘 가까이 지내온 외삼촌의 칠순 잔치에 초대받아... 몇 가족만 초대하신다기에 초촐한 자리겠구나 여겼... 2008.12.16 3721
381 왠지 슬픔이...! ,T 축, 성탄/ 평화가 온누리와 함께 창 밖을 보다가 괜스레 눈물이 난다. 잔설이 분분하고 희끗희끗 쌓인 눈 사이로 뾰르롱 비상하는 작은 새와 창 문을 두고 눈... 1 2008.12.24 1787
380 등하불명(燈下不明) T 아기 예수님의 평화 소스라치게 놀래 깨어 보니, 4시를 가리키는 시각, 그건 꿈이었다. 현실이 꿈인 양 꿈이 현실인 양, 화살처럼 꽂혀버린 순간의 꿈이 내 가... 김맛세오 2008.12.26 2072
379 성탄 선물 아휴! 아파트 리모델링이 끝났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나니 구유작업... 구유작업을 마치니 성탄 미사 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러시아 시장... 로제로 2008.12.28 196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