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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5 17:56

영지(靈芝)야 반갑다

조회 수 2405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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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버섯을 보면 역시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동작동(현 현충원 자리) 우리 집 뒷산엔
이렇듯 장말철이나 우기엔 소쿠리 하나 들고 뒷 산엘 올라보면,
먹는 버섯들이 지천이었다.
요즘엔 자연산을 좀체로 볼 수조차 없어
천정부지 금값을 호가하는 싸리버섯, 송이버섯...따위가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 눈에 띄어
금방 한소쿠리가 되어 집에 가져가면
할머니가 맛난 버섯 요리로 대가족의 특별식으론 일품이었으니까.

그 땐 동네 사람들도
욕심이 없어 버섯 귀한 줄도 몰랐고
별로 따가는 사람도 없었으니,
장마철이라 버섯이 있겠다싶어
뒷 산엘 오르면 욕심이 없어도 하나 가득 채워졌다.

요즘엔 아무리 눈 씻고 찾아 봐도
보이느니 독버섯 밖에 없지만- 아마도 하도 따는 사람이 많아
먹는 버섯은 씨가 마른 모양- 그 땐 그렇듯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벗섯이었다.

* * *

며칠 전 3십분 거리에 있는 줄무덤 성지엘 오르다가
꼭 내 중지만한 버섯이 길가에 호젓이 자라고 있어
참으로 반가왔다.
그런데 어린 버섯이 누군가의 눈에 띄면
영락없이 그냥 따버릴 텐데 하는 기우가 머리를 스쳐,
아예 삽을 갖고 다시 올라가
썩은 참나무 둥지체 고스란히 떠다가
수도원 묘지 근처에 잘 옮겨 놓았다.

그런데 고것이 일주일 후에 보니,
반질반질 건강하고 너무나 예쁜 모습으로
머리가 몇배는 커져 있는 게 아닌가!

어쩌면 영지버섯 하나에 이렇듯 반갑고 신기하게 여기는 것은,
영지의 효험이 좋다는 풍문을 들어서라기보다는
어릴적 숱하게 자라던 귀한 버섯들이 더 이상
눈에 띄지 않는 세상이기에,
신비스럽고 영험한 영지 버섯과의 만남은
예사롭지 않은 더욱 감사해야 할 일이리...

어린 영지야,
무럭무럭 자라 핵가족이 아닌 대가족으로
성거산의 영험한 자리매김을 하려무나.
최근 너를 만남은,
이름없이 스러져가신 순교 선열들이 그러하셨듯
성거산의 귀한 몫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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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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