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30 추천 수 3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제는 저의 본명축일이자 백 종순 안젤로 수사님의 기일이었습니다.

관구 회의 중이라 많은 형제들이 저의 축일을 축하해주었는데

그 중의 한 형제도 축하를 해주며

제 축일 무렵에 사랑하는 형제들의 기일이 있다고 얘기하는 거였습니다.


돌아가신 선배 형제 중 제가 사랑하는 한 분은 제 축일에 돌아가셨고,

다른 한 분은 전전날 돌아가셔서 제 축일에 장례를 치렀는데

이에 대해 아는 형제가 그 사랑의 인연을 얘기하는 거였습니다.

 

아무튼 그 얘기를 듣고 있던 다른 형제가

그러면 자기도 제 축일 언저리에 죽어야겠네 하고 재치 있는 농담을 하였고

그래서 저와 둘러있던 형제들 모두 기분 좋게 웃었습니다.

 

점심으로 2차 관구회의를 끝내고 대부분의 형제들이 돌아간 뒤

인사회의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어 저는 강가를 뛰었습니다.

그런데 뛰면서 아침에 오갔던 얘기가 떠올랐고 흐르는 물을 보면서

형제들도 떠나가고 물도 흘러가는구나 하는 상념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생각은 이런 거였습니다.

그렇구나! 물은 흘러가고, 형제들은 떠나가는구나!

 

그렇습니다. 다 가는 것이고 그래서 내 옆에 없기는 마찬가진데

물은 그저 흘러가고, 형제들은 떠나갑니다.

물은 나와 상관없이 흘러가고, 형제들은 나를 떠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비인격성과 인격성의 차이입니다.

흘러가는 물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붙잡고 있던 것들 놓게 됩니다.

무정한 물을 보며 우리도 무심해지기 때문이고,

붙잡을 필요 없는 것을 공연히 붙잡고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흘러가는 물은 나를 비우게 하고, 나를 가난하게 합니다.

 

그러나 형제들은 떠나면서 슬픔을 남기고 허무를 남깁니다.

흘러간 것이 아니라 머물다 떠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흘러간 것이 아니라 한참, 또는 한생을 머물다 떠나간 형제들은

내 안에 머물면서 나를 할퀴고 그래서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지만

나를 보듬어주고 힘을 주기도 하였기에 추억도 남기었습니다.


형제들은 떠나면서 미운 정 고운 정, 슬픔과 그리움을 남기고,

그래서 생채기와 추억 안에서 정으로, 사랑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사라짐과 사라지지 않음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이 세상의 온갖 일들은 이 세상과 함께 사라지고 말지만

당신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고 당신과 함께 영원히 남을 거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 무수한 일들,

너무도 대단하여 몸살을 앓게 하고 몸부림치게 했던 일들,

그래서 어제 얘기대로 한다면 난리법석을 떨게 했던 일들,

이런 일들이 그때는 나를 그리 힘들고 고통스럽게 했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연기가 사라지듯

연못에 돌을 던지면 조금만 파문을 남기고 이내 사라지듯

그렇게 사라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들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다시 말해서 영원히 남을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말씀은 왜 영원히 남게 됩니까?

우리와 영원히 함께 있고자 하시는 주님 사랑의 의지 때문입니까,

아니면 주님의 말씀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우리의 사랑 때문입니까?

 

영원과 사랑은 하느님의 본질이고,

그래서 주님의 말씀도 영원하며 사랑입니다.

그리고 영원히 함께 있고자 하심은 무엇보다도 주님의 의지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주님 사랑의 말씀이 영원히 머물

우리의 사랑만 있으면 되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5Jan

    연중 1주 목요일-기도, 하느님과 사람 앞에 나아감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대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복음은 <어떤 나병환자>의 치유 얘깁니다. 복음에는 어떤 부자, 어떤 눈먼 이 등, 어떤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
    Date2015.01.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324
    Read More
  2. No Image 14Jan

    연중 1주 수요일-방전된 배터리같은 우리는 기도를 한다.

    오늘 복음은 공생활 중 주님의 하루가 어떠하셨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렇게 매일 하셨다면 정말로 초인적인 일정입니다. 아니, 살인적인 일정이라고 함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그리고 밤늦게까지 병자들에게 시달릴 뿐 아니라 한 곳에 안정적으로 ...
    Date2015.01.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810
    Read More
  3. No Image 13Jan

    연중 1주 화요일-영적인 치매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주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가르치기 시작하시는데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가르침에 권위가 있어서 사람들이 놀랍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어떻게 ...
    Date2015.01.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218
    Read More
  4. No Image 12Jan

    연중 1주 월요일-이제 시작합시다!

    이제 연중 시기입니다. 인사이동 때문일까요? 연중 시기를 시작하는 느낌이 오랫동안의 축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어디 오랫동안 놀러갔다가 집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제겐 그렇습니다.   인시이동과 대림시기, 성탄시기와 연말연시, 이런 것이 겹치니 ...
    Date2015.01.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486
    Read More
  5. No Image 11Jan

    주님 세례 축일

      우리는 오늘 주님의 세례를 통해서 우리가 받은 세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물로 세례를 받은 예수님께 성령께서 내려오시고, 하늘에서 '사랑하는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렇듯 우리도 세례를 받으면서...
    Date2015.0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880
    Read More
  6. No Image 11Jan

    주님 세례 축일-세례 받은 세례자, 사랑 받는 아들

    “예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세례를 받으셨다."    저는 다도회 지도신부를 한 인연으로 거의 30년 가까이 차를 마십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다도를 행하는 것이지만 소박하게 말하면 그저 차를 즐기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
    Date2015.01.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09
    Read More
  7. No Image 10Jan

    공현 후 토요일-주님의 뜻이 내 뜻이 되는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어제는 제가 수련을 시킨 마지막 그룹이 첫 서원을 하였습니다. 이 형제들의 첫 서원을 보면...
    Date2015.01.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27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09 910 911 912 913 914 915 916 917 918 ... 1334 Next ›
/ 133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