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825 추천 수 3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제는 저의 본명축일이자 백 종순 안젤로 수사님의 기일이었습니다.

관구 회의 중이라 많은 형제들이 저의 축일을 축하해주었는데

그 중의 한 형제도 축하를 해주며

제 축일 무렵에 사랑하는 형제들의 기일이 있다고 얘기하는 거였습니다.


돌아가신 선배 형제 중 제가 사랑하는 한 분은 제 축일에 돌아가셨고,

다른 한 분은 전전날 돌아가셔서 제 축일에 장례를 치렀는데

이에 대해 아는 형제가 그 사랑의 인연을 얘기하는 거였습니다.

 

아무튼 그 얘기를 듣고 있던 다른 형제가

그러면 자기도 제 축일 언저리에 죽어야겠네 하고 재치 있는 농담을 하였고

그래서 저와 둘러있던 형제들 모두 기분 좋게 웃었습니다.

 

점심으로 2차 관구회의를 끝내고 대부분의 형제들이 돌아간 뒤

인사회의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어 저는 강가를 뛰었습니다.

그런데 뛰면서 아침에 오갔던 얘기가 떠올랐고 흐르는 물을 보면서

형제들도 떠나가고 물도 흘러가는구나 하는 상념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생각은 이런 거였습니다.

그렇구나! 물은 흘러가고, 형제들은 떠나가는구나!

 

그렇습니다. 다 가는 것이고 그래서 내 옆에 없기는 마찬가진데

물은 그저 흘러가고, 형제들은 떠나갑니다.

물은 나와 상관없이 흘러가고, 형제들은 나를 떠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비인격성과 인격성의 차이입니다.

흘러가는 물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붙잡고 있던 것들 놓게 됩니다.

무정한 물을 보며 우리도 무심해지기 때문이고,

붙잡을 필요 없는 것을 공연히 붙잡고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흘러가는 물은 나를 비우게 하고, 나를 가난하게 합니다.

 

그러나 형제들은 떠나면서 슬픔을 남기고 허무를 남깁니다.

흘러간 것이 아니라 머물다 떠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흘러간 것이 아니라 한참, 또는 한생을 머물다 떠나간 형제들은

내 안에 머물면서 나를 할퀴고 그래서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지만

나를 보듬어주고 힘을 주기도 하였기에 추억도 남기었습니다.


형제들은 떠나면서 미운 정 고운 정, 슬픔과 그리움을 남기고,

그래서 생채기와 추억 안에서 정으로, 사랑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사라짐과 사라지지 않음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이 세상의 온갖 일들은 이 세상과 함께 사라지고 말지만

당신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고 당신과 함께 영원히 남을 거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 무수한 일들,

너무도 대단하여 몸살을 앓게 하고 몸부림치게 했던 일들,

그래서 어제 얘기대로 한다면 난리법석을 떨게 했던 일들,

이런 일들이 그때는 나를 그리 힘들고 고통스럽게 했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연기가 사라지듯

연못에 돌을 던지면 조금만 파문을 남기고 이내 사라지듯

그렇게 사라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들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다시 말해서 영원히 남을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말씀은 왜 영원히 남게 됩니까?

우리와 영원히 함께 있고자 하시는 주님 사랑의 의지 때문입니까,

아니면 주님의 말씀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우리의 사랑 때문입니까?

 

영원과 사랑은 하느님의 본질이고,

그래서 주님의 말씀도 영원하며 사랑입니다.

그리고 영원히 함께 있고자 하심은 무엇보다도 주님의 의지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주님 사랑의 말씀이 영원히 머물

우리의 사랑만 있으면 되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6Dec

    대림 3주 화요일-주님 말씀의 맏이들

    “불행하여라. 반항하는 도성, 더렵혀진 도성, 억압을 일삼는 도성. 말을 듣지 않고 교훈을 받아들이지 않는구나.”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오시기를 기다리는 시기가 바로 대림절이라고 우리는 얘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말씀...
    Date2014.12.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2289
    Read More
  2. No Image 15Dec

    대림 3주 월요일-교회 안에 특권층이란 없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오늘 복음에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성전을 정화하시고 거기서 가르치시는 주님께 무슨 권한으로 그리 하시는지 따집니다.   이들의 눈에는 갈...
    Date2014.12.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2291
    Read More
  3. No Image 14Dec

    대림 제 3 주일-우리도 기뻐하자!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대림 3 주는 <기뻐하라> 주일입니다. 그래서 1, 2 독서는 물론 입당송, 본기도, 화답송, 복음 전 환호송까지 모두 기뻐하라고 우리를 격려하고 재촉합니다.   그러므...
    Date2014.12.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216
    Read More
  4. No Image 13Dec

    대림 2주 토요일-우리도 예언자!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예언자,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예언자 엘리야가 이미 와 있다고 말씀하시며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
    Date2014.12.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031
    Read More
  5. No Image 12Dec

    어느 수련자의 강론

    T.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에 관하여 말씀하시는 어제 복음과 이어지는 단락입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세대를 한탄하시는 말씀입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에서 서로의 호...
    Date2014.12.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874
    Read More
  6. No Image 12Dec

    대림 2주 금요일-우리 세대는, 우리 공동체는?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대 사람들을 장터의 아이들에 비유하십니다. ...
    Date2014.12.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07
    Read More
  7. No Image 11Dec

    대림 2주 목요일-호수 같은 사람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오늘 주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이 인물 중에서도 큰 인물이라고 하시면서 그러나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이보다 크지는 않다고 하십니다. 이로써...
    Date2014.12.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6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907 908 909 910 911 912 913 914 915 916 ... 1327 Next ›
/ 132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