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 선

 

이렇게 날씨가 추운 날에 외출이라도 하면,

체질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 우선 손발이 시려워 4계절중 겨울은 제발 '빨리가라...' 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어쩌랴?  "추위야 더위야, 주님을 찬양하라.  얼음과 눈들아, 주님을 찬미하라..."라고 성서에 말씀하시지 않는가?

나는 싫지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고귀한 존재에 대하여 겸허히 찬미, 찬양해야 한다는 뜻이리라.

혹한 추위에도 참새나 비둘기들...은 그 가녀린 다리로 잘도 눈밭을 헤집고 다닌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다볼라치면, 체질이 전혀 다른 생명체라고 치부하면 그 뿐이겠지만

손발이 유난히 시려운 나로서는 찬탄이 절로 가진다. 

 

몇 발자국 문 밖에만 나가도 쉽게 눈에 띄는 것이 비둘기들이다.

복잡다단한 사람들 틈바구니의 생활 전선에 끼어들어 요리조리 먹거리를 구하러 다니는 모습,

사람 만이 행려자 취급을 당하는 게 아니라 비둘기들도 영락없는 그 꼴이잖은가.   

왜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가까이 앞에 비둘기가 보이기만 하면 먹거리를 주기는커녕

고약하게도 발길질을 해대며 쫒아버리거나 위협을 주기가 일쑤일까.

그런 자녀들을 대견해 하며 바라보기만 하는 부모들의 교육엔,

컴퓨터 게임의 전쟁놀이 따위로 생명을 쉽게 박살내는 따위에는 신명이 나 하여도

측은지심이라는 고운 마음이나 가르침 따위는 전혀 배제되어 있는 위험한 교육에 젖어 살아간다.  

 

하기사 추위에 견뎌야 하는 것들이 어디 새들 뿐이 겠는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꽃처럼 현란했던 단풍들을 다 떨구고 난 나목들!

벌거벗은 채로 겨울을 견뎌야 하는 생명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그렇게 겨울을 나지 못하고 동사하는 경우도 많으니,

어쩌면 생존경쟁이라는 것이 자연현상인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발에 밟힐새라 눈에 띄는 비둘기라도

그 치열한 경쟁에 일조해 주지는 못할지언정, 가던 길 좀 비껴서 진행을 방해는 말아야 겠다.

 

어쩌다 비둘기와 마주칠 때면,

         "에구, 비둘기야, 너의 진로를 방해해 미안하구나!"

그렇게 살짝 비껴주는 것도 먹거리에 걱정이 없는 사람이 취해야 할 지당한 도리가 아니지싶다.

겨울초, 하늘을 비상하여 남으로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들의 장관스런 모습을 대하면,

예전처럼 내년 가을이면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과 기약에 뿌듯하였다면,

요즘엔 뭔가 우리 곁을 두고 영영 떠날갈 듯한...슬픈 아련함에 가슴이 미어진다.

 

그나마 복잡한 도시 공간 사이사이로 참새나 비둘이들이 공존해 가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언제부턴지 도시나 근교에서 사라져버린 제비들을 떠올려 보면,

이녀석들조차도 전혀 눈에 뛰지 않는다고 가정을 해 보곤 한다.

그야말로 도시 사막, 죽음의 공간이 바로 그런 정황이 아닐런지...

제비 집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얼마 후면 새끼들이 짹짹거리는 소리에

마치 흥부네 박씨를 물어다 준 복덩이 제비들을 기쁘게 연상하듯이,

우리네 주변 가까이에 흔한 새라는 이유로 함부로 박대하거나 천시해서는 아니되리라.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7 누나 달! T 평화/선 밤 3시쯤. 달 빛이 얼마나 밝은지 방 안조차 형광등을 켜 놓은 것 같았고 (빛이 좋아 내 방 덫 문을 늘 열어 놓는다) 읍내 쪽 마을의 불빛이 오히려 어... 6 2009.03.14 2319
366 나의 첫 사랑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연중 어느 때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꽃샘 추위로 움추려든다 해도 단연코 생명이 약동하는 이맘때의 봄인걸 어쩌랴. 의식의 눈을 뜬 ... 2009.04.22 2113
365 만일사(晩日寺)로의 나들이 T 평화가 온누리에... 옆 계곡 산 넘어에 만일사라는 자그마하고 오래 된 절이 있다. 4km 정도 걸어서 스님들께 석가탄신을 축하해 드리려 집을 나섰다. 종교는 ... 2 2009.05.02 2079
364 피는 꽃처럼 세상이 아름다웠으면... T 평화와 선 성거산엔 나리꽃이 한창 예쁘게 피고 있어, 푸르른 솔 숲에 더욱 돗보이게 사랑스럽다. 새벽 산보하며 묵상하노라면, 어디 나리꽃 뿐이랴. 얼마 전에... 1 2009.06.14 1965
363 은총의 만남들 T 평화를 빌며... 며칠 "영성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오랫만에 정동에 머무르고 있다. 이곳에 올라오던 전날이었다. 안성 형제회(O.F.S) 일로 안성 터미널을 ... 1 2009.06.24 1927
362 자연 친구들과의 바쁜 나날 T 온누리에 평화 하기사 내 처지에 바쁜다는 건 표현상 그럴 뿐, 유유자적하다 함이 더 적절하겠다. 아무튼 하루의 일과가 그렇듯이 늘 기도하고 일하고...모두가... 2 2009.07.04 1983
361 인조지상정(人鳥之常情)...? T 평화가 함께 인조지상정- 사람이나 새나 보통 느끼는 정. 글쎄, 사람에게만 정(情)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는 새나 미물에게도...심지... 2009.07.05 1874
360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 4 2009.07.14 2047
359 무궁화 꽃...!? T 평화가 온누리에 오늘 새벽 묵상 길에 무궁화 한송이가 오롯이 피어있어 눈에 확 띄었다. 성거산의 첫 무궁화이기에 반가운나머지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침 이... 2 2009.07.19 1899
358 속 깊은 아이 T 평화/선 "예, 제가 가야 할 행선지를 좀 상세히 일러주실래요?" 그렇게 전화 통화를 하면서 빈 종이에 메모를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가... 1 2009.08.03 1869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