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 – 내 인생의 오후에 -
내 인생의 오후를
그려본다.
내 삶과 기억 속에는 노인들과 살아온 경험이 많다. 서울 시립병원의 결핵 환자들 산청 성심원의
나환우들 진주 노인요양원의 노인들 프란치스칸 가족들 안에서도 유난히 노인들이 많았다. 지금도 주로 노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인생은 노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노인들은 풍부한 삶의 경험과 축적된 지혜를 지닌 이들이
많다.
늙음이라는 예술작품 슬프도록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가고 싶은 나는 나의 희망을 하늘에 걸어
두었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너그러운 노인 침묵하는 법을 배운 노인 고요와 평화가 흘러나오는 노인 얼굴에
선량함을 가득 담고 침묵하는 노인은 황혼의 빛을 비춰준다.
업적과 공로라는 성을 쌓는 대신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
족하게 여기며 간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힘을 내려놓고 집착하던 것을 놓아주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거기서 소중한 기억과 내적 보화를 발견한다.
채워지지 않은 많은 욕구를 지닌 채 노년에 이른 사람은 과거에
묻혀 산다. 인색하고 과민하고 불평 속에서 젊음을 시샘하다가 외로움과 고독 속에 슬프게 죽어간다.
생산성이 없는 사람을
버리는 시대에 영원을 향한 여정을 새롭게 시작하려면 자연에 순응할 줄 알아야겠다. 자신의 삶 전체를 바라보면서 때의 지혜를
터득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느님과 함께 사는 영원에 비추어볼 때 현세적인 것은 하찮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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