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9.04.22 09:19

나의 첫 사랑

조회 수 21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연중 어느 때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꽃샘 추위로 움추려든다 해도
단연코 생명이 약동하는 이맘때의 봄인걸 어쩌랴.

의식의 눈을 뜬 5-6살 때였으리라.
내 고향, 동지기(동작동) 집 뒤란엔
두 그루의 복숭아 나무가 있어
새악시 얼굴처럼 발그스레한 복사꽃이 필 무렵,
마루 뒷 문을 열고 밖을 내어다 보며
꽃을 닮은 설레임과 마주 할 수 있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으니,
어쩌면 그건 이 세상에 태어나 만난 첫 사랑이라,
세상에 열려진 어린 맘에 찐하게 각인된 그 사랑 이야기는
봄마다 아련한 새로움으로 다가오곤 한다.

그래선지 복사꽃이 피는 이맘때면
소녀같은 부끄러움에 어쩌지 못하는 발그레함...

지금 성거산이 그렇다.
숲 속에 피어난 여러 그루의 복숭아 꽃하며
온갖 자연이 분초를 다투어 생명을 노래하면서,
갈수록 싱그러워지는 솔바람 소리에
연초록 느티나무 잎들이 물결처럼 부드러운 멋진 춤을 선사할 때면
이렇듯 주어진 자연의 선물에
절로 하느님께 경탄을 드리게 되니까.

그뿐이랴,
가던 길 멈추게 하는
엄마 다람쥐와 새끼들의 봄나들이와 만나면,
아무런 경계없이 눈빛과 마음 만으로도 흐뭇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멈추어 설 수 밖에.
아침을 먹을 시간이면
어김없이 호기어린 눈으로 유리창 안을 들여다 보는
새들과 다람쥐들의 넘 귀여운 모습엔,
내가 갸들을 구경하기보다는
갸들이 치기어린 얼굴로 날 사뭇 지나치지 못하는 게다.

앞 마당 담 넘어 습지엔
분홍색 앵초들이 제철을 만나 다복다복 피어 있고,
묘지에 피어난 할미꽃은
넘 많은 대가족으로 불어나 아예 할미꽃 축제를 방불케 할 정도.
향긋한 취나물이 코끝을 간드리는가 하면,
남산 제비꽃과 노랑 각시 붓꽃이 "하이,..." 한마디 건네면
그 예쁜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참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도 본다.

내 첫 사랑, 복사꽃은
이렇게 봄마다
설레이는 사랑에 몸살을 앓게하니,
어쩌면 행복에 겨운 한마당 세상의 축제요
어미인 대자연의 넉넉한 품에 안긴 아기처럼
종일토록 옹알이를 해야 하니,
억겁을 두고도 모자랄 감사의 계절이 아닐런가!!!

나의 첫 사랑- 복사꽃에 살포시 입맞춤을 해 본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8 어느 모녀의 죽음 T 평화가 강물처럼...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세상살이 욕심을 내려 놓으라는 교훈이겠다. 각양각색의 삶처럼 죽음의 모습도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이 ... 김맛세오 2011.10.28 2705
287 지극히 복된 망중한(忙中閑)의 하루 T 평화와 선 지난 토요일, 언제부턴가 약간의 치매기로 입원중이신 양마리아(OFS) 할머니를 뵈어야겠다는 생각에, 오후에 안성형제회에 갈 일이 있기에, 마침 집... 김맛세오 2011.11.21 2567
286 어미 방아깨비 T 온 누리에 평화 어디 산고(産苦)가 사람 엄마들 만이 겪는 고통일까. 오늘 선배님들의 묘지 주변을 거닐다가 하마트면 밟힐뻔한 방아깨비 1마리가 눈에 띄었다.... 김맛세오 2011.11.21 2874
285 "섀(새)가 날아갔다!" T 평화와 선 며칠 전 저의 축일을 축하하려 보나네가 미사에 왔었습니다. 두 살 아이, 보나를 어쩌다가 만나면, 날로 귀여워 가는 모습에 그 표정만 봐도 "아유, ... 1 김맛세오 2011.11.24 2641
284 위령의 달을 보내면서... T 평화/ 선 토요일마다 수녀원으로 미사를 드리려 갑니다. 미사에 가기 전 새벽 6시가 좀 못 되어 저 아래 저수지까지 산보하기 위해 걷습니다. 새벽 하늘에 무수... 김맛세오 2011.11.26 2398
283 웃으시는 예수님 T 주님의 평화 내 방, 눈높이 거리엔 '웃으시는 예수님' 사진이 붙여져 있습니다. 그 밑엔 가장 사랑하는 분들의 사진도 몇 장 있구요. 그래서 잠들 때나 일어날 ... 김맛세오 2011.11.26 3532
282 우리는 어떤 그리움으로 만나는 걸까 T 평화가 샘처럼... 오늘처럼 아침부터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엔 특히 누군가 그리워집니다. 더우기 이렇듯 비와 더불어 산을 감싸고 있는 안개가 폭은하게 느껴... 김맛세오 2011.11.29 2523
281 물고기 형제 자매들 T 평화/ 선 여기 막바지 길가엔 작은 계곡이 있어 오르내릴 때마다 심심치가 않습니다. 우선 조잘거리는 계곡물이 늘 가던 길 멈추게 하며 곧잘 말을 건넵니다. "... 김맛세오 2011.12.13 2584
280 참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행복을 생각하면 예수님의 이 떠올려지지만 실생활에 실천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리고 식자입네 하는 사람들이 아는 지식이 ... 김맛세오 2011.12.15 2363
279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들 T 평화/ 선 6년여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수시로 (먼저 가신 형제들)묘지를 지나칠 때마다 형제들을 생각하며 두런두런 추억을 화두삼아 이... 4 김맛세오 2012.01.21 257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