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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2 09:19

나의 첫 사랑

조회 수 211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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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연중 어느 때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꽃샘 추위로 움추려든다 해도
단연코 생명이 약동하는 이맘때의 봄인걸 어쩌랴.

의식의 눈을 뜬 5-6살 때였으리라.
내 고향, 동지기(동작동) 집 뒤란엔
두 그루의 복숭아 나무가 있어
새악시 얼굴처럼 발그스레한 복사꽃이 필 무렵,
마루 뒷 문을 열고 밖을 내어다 보며
꽃을 닮은 설레임과 마주 할 수 있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으니,
어쩌면 그건 이 세상에 태어나 만난 첫 사랑이라,
세상에 열려진 어린 맘에 찐하게 각인된 그 사랑 이야기는
봄마다 아련한 새로움으로 다가오곤 한다.

그래선지 복사꽃이 피는 이맘때면
소녀같은 부끄러움에 어쩌지 못하는 발그레함...

지금 성거산이 그렇다.
숲 속에 피어난 여러 그루의 복숭아 꽃하며
온갖 자연이 분초를 다투어 생명을 노래하면서,
갈수록 싱그러워지는 솔바람 소리에
연초록 느티나무 잎들이 물결처럼 부드러운 멋진 춤을 선사할 때면
이렇듯 주어진 자연의 선물에
절로 하느님께 경탄을 드리게 되니까.

그뿐이랴,
가던 길 멈추게 하는
엄마 다람쥐와 새끼들의 봄나들이와 만나면,
아무런 경계없이 눈빛과 마음 만으로도 흐뭇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멈추어 설 수 밖에.
아침을 먹을 시간이면
어김없이 호기어린 눈으로 유리창 안을 들여다 보는
새들과 다람쥐들의 넘 귀여운 모습엔,
내가 갸들을 구경하기보다는
갸들이 치기어린 얼굴로 날 사뭇 지나치지 못하는 게다.

앞 마당 담 넘어 습지엔
분홍색 앵초들이 제철을 만나 다복다복 피어 있고,
묘지에 피어난 할미꽃은
넘 많은 대가족으로 불어나 아예 할미꽃 축제를 방불케 할 정도.
향긋한 취나물이 코끝을 간드리는가 하면,
남산 제비꽃과 노랑 각시 붓꽃이 "하이,..." 한마디 건네면
그 예쁜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참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도 본다.

내 첫 사랑, 복사꽃은
이렇게 봄마다
설레이는 사랑에 몸살을 앓게하니,
어쩌면 행복에 겨운 한마당 세상의 축제요
어미인 대자연의 넉넉한 품에 안긴 아기처럼
종일토록 옹알이를 해야 하니,
억겁을 두고도 모자랄 감사의 계절이 아닐런가!!!

나의 첫 사랑- 복사꽃에 살포시 입맞춤을 해 본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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