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9.06.24 03:02

은총의 만남들

조회 수 1941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를 빌며...

며칠 "영성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오랫만에 정동에 머무르고 있다.

이곳에 올라오던 전날이었다.
안성 형제회(O.F.S) 일로 안성 터미널을 거처 와야 했는데,
표를 끊어놓고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여백이 있었다.
그동안 여행을 할 때마다 그렇듯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기보다는 모처럼의 시간이라,
웬지 늘 기분 좋은 기다림으로 다가왔으니까.
왜냐하면, 오가는 낱선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흥미롭고
주변의 힘든 분들을 생각해 드릴 수 있는
기도의 여건도 마련되기에 말이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만남의 사건이 있었으니,
어느 낱선 젊은 수녀님 한 분이 저만치서 보였다.
내게로 다가 오시더니, "맛.., 안녕하셔요?" 하는게 아닌가.
"뉘신데 절 알아 보시죠?" 웃으면서 응답을 했다.
"녜, 예전에 장상 수녀님께서 수사님 얘기를 무척 많이 하셨거던요. 그런데 뵌 적은 없지만 오늘 처음 뵙는 순간 금방 알아 뵙겠더라구요."

속으로 그랬다.
"참,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네!"
어쨌던 상대방을, 그것도 유명세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나같은 낱선 이방인을 알아 봐 준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좀 흐뭇했다.

그렇게 몇 마디 주고 받고 헤어지면서
수녀님의 본명도 묻고, 그런 만남에 감사드리면서 기도도 했으니까.

* * *

세미나 둘째날인 어제 저녁엔, 시간을 내어
형의 장모님 병문환을 해드리려 쌍문동의 한 병원을 찾았다.
지난 12월에 넘어지신 후로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신단다.
나와는 사돈지간이라 자주 뵈지 못했고,
형이나 형수를 통해서 가끔 소식 만은 들어 왔다.
연세가 고령이시니 언제 타계하실런지 알 수가 없어,
한 번 뵈야되겠다는 생각이 이뤄진 것이다.

잠깐의 병문환을 통해
기도를 해드렸다. "주님께서 할 수만 있다면 고통을 덜어 주시고
당신의 자녀로서 받아 주셨으면" 하는...

그렇다.
위 두 만남들은...다른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하느님 은총이 아니면 성사가 될 수 없는 만남이 아니던가.
짧지만 내게 주어진 그런 시간들이 더없는 소중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잠을 자야 할 깊은 이 밤에
최근에 만났던 그분들을 떠올리며 기도할 수 있는
은총의 시간 또한 참으로 감사드려야 할
기분좋은 불면의 시간이니까...ㅋ
  • 아녜스 2009.06.25 12:43
    지난 주일은 은총의 만남..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바람 불때마다 행복한 표정을 짓게 하던 쌉싸름한 숲 내음..눈부시게 쏟아지던 햇살..이름모를 들 꽃를..마음을 설레게 하는것이 많아 마음이 고요해지지 않아 신부님 말씀이 더 작게 들리던 시간들...소중한 만남, 소중한 시간으로 가슴에 간직 하겠습니다.늘~ 건강 하시길 기원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속 깊은 아이

    T 평화/선 "예, 제가 가야 할 행선지를 좀 상세히 일러주실래요?" 그렇게 전화 통화를 하면서 빈 종이에 메모를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가는 판에 나는 오히려 서울이라는 복잡한 도시로 모처럼의 며칠간의 휴가를 보내며 오랫동안 못 뵈...
    Date2009.08.03 By Reply1 Views1887
    Read More
  2. No Image

    무궁화 꽃...!?

    T 평화가 온누리에 오늘 새벽 묵상 길에 무궁화 한송이가 오롯이 피어있어 눈에 확 띄었다. 성거산의 첫 무궁화이기에 반가운나머지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침 이슬을 먹음은 그 새초롬하며 선명함이 영락없이 연지곤지 찍고 돌아서 앉아있는 새악시같은 수줍...
    Date2009.07.19 By Reply2 Views1931
    Read More
  3. No Image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폴짝.. 뛰어올라 깜짝 놀라게 하여, 어릴 적 식용 개구리라고 하여 또래 아이들과 구워먹던 커다...
    Date2009.07.14 By Reply4 Views2062
    Read More
  4. No Image

    인조지상정(人鳥之常情)...?

    T 평화가 함께 인조지상정- 사람이나 새나 보통 느끼는 정. 글쎄, 사람에게만 정(情)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는 새나 미물에게도...심지어는 돌, 바위에게도 정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둘러진 담장의 아래로 내려가는 쪽문이 있다. ...
    Date2009.07.05 By Reply0 Views1888
    Read More
  5. No Image

    자연 친구들과의 바쁜 나날

    T 온누리에 평화 하기사 내 처지에 바쁜다는 건 표현상 그럴 뿐, 유유자적하다 함이 더 적절하겠다. 아무튼 하루의 일과가 그렇듯이 늘 기도하고 일하고...모두가 좋아하는 일이니, 충만한 기쁜 삶의 연속이라 주님께 감사지정을 아니 드릴 수 있으랴! 5시에 ...
    Date2009.07.04 By Reply2 Views2000
    Read More
  6. No Image

    은총의 만남들

    T 평화를 빌며... 며칠 "영성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오랫만에 정동에 머무르고 있다. 이곳에 올라오던 전날이었다. 안성 형제회(O.F.S) 일로 안성 터미널을 거처 와야 했는데, 표를 끊어놓고 1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여백이 있었다. 그동안 여행을 할 때마...
    Date2009.06.24 By Reply1 Views1941
    Read More
  7. No Image

    피는 꽃처럼 세상이 아름다웠으면...

    T 평화와 선 성거산엔 나리꽃이 한창 예쁘게 피고 있어, 푸르른 솔 숲에 더욱 돗보이게 사랑스럽다. 새벽 산보하며 묵상하노라면, 어디 나리꽃 뿐이랴. 얼마 전에 다시 심어 놓은 잔디며 나무, 꽃들...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무수한 자연들과 "안녕!" 인사...
    Date2009.06.14 By Reply1 Views1983
    Read More
  8. No Image

    만일사(晩日寺)로의 나들이

    T 평화가 온누리에... 옆 계곡 산 넘어에 만일사라는 자그마하고 오래 된 절이 있다. 4km 정도 걸어서 스님들께 석가탄신을 축하해 드리려 집을 나섰다. 종교는 다르지만, 이렇듯 특별한 날(석가탄신일), 일부러 봉축드리기 위한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으니...
    Date2009.05.02 By Reply2 Views2092
    Read More
  9. No Image

    나의 첫 사랑

    T 졸졸 흐르는 시냇물 평화 연중 어느 때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꽃샘 추위로 움추려든다 해도 단연코 생명이 약동하는 이맘때의 봄인걸 어쩌랴. 의식의 눈을 뜬 5-6살 때였으리라. 내 고향, 동지기(동작동) 집 뒤란엔 두 그루의 복숭아 나무가 있어 새악시 얼...
    Date2009.04.22 By Reply0 Views2129
    Read More
  10. No Image

    누나 달!

    T 평화/선 밤 3시쯤. 달 빛이 얼마나 밝은지 방 안조차 형광등을 켜 놓은 것 같았고 (빛이 좋아 내 방 덫 문을 늘 열어 놓는다) 읍내 쪽 마을의 불빛이 오히려 어두워 보였다. 이렇게 휘영청 밝은 달님이 찾아 줄 때면, 머리만 대면 잠이 오는 잠쟁이 근성도 ...
    Date2009.03.14 By Reply6 Views233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