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047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누리에 평화

이곳 성거산에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지,
그 약동(躍動)하는 생기발랄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풀을 매고 있노라면 개구리들이
폴짝.. 뛰어올라 깜짝 놀라게 하여,
어릴 적 식용 개구리라고 하여 또래 아이들과 구워먹던
커다란 개구리가 자주 눈에 띄기도 하고,
청개구리는 아니면서도 고만한 작은 개구리들 역시
지천으로 여기저기 보일 때면 앙증스런 귀여움에
손가락으로 넌지시 건드려도 본다.
또 톡톡 뛰어오르는 어린 방아깨비며 메뚜기들을 보면
생명의 경이로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연못가엔 잠자리 같은 곤충들도 많아,
진홍색 빨간 잠자리가 빠른 동작으로 세상을 누비는 모습에-
흔히들 된장 잠자리라고 하는 잠자리들은 암놈이요,
빨간 고추 잠자리가 숫놈이라는 것도 그 교미하는 모습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실...ㅋ
눈이 좋지 않음 잘 눈에 띄지도 않는 실잠자리를 발견하게 되면
그 실같은 가는 몸매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귀여운지...!

얼마전 피정객 한 분이 이런 말을 건넸다:
"여기는 모기가 많겠지요?
저희 동네는 가끔 공중 살포를 해서 한 마리의 모기도 없어
살기가 너무 좋답니다."

그 말씀을 듣고는
나는 놀래 속으로 답을 해드렸다:
"에구, 무슨 그런 끔찍한 말씀을...
소독약을 살포해서 우리 생명들인 곤충 형제 자매들을
몽땅 죽여 버리고 인간만 편하게 살겠다니...!!!
모기 몇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격이로군!"

몇해 전 이런 일이 있었다.
아래 피정집에서 임시로 거처할 때였었는 데,
무슨 날벌레인지 끊임없이 준동하여 마루고 방이고
매일 그 벌레의 시체를 쓰레받이로 쓸어 담아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다가 할 수 없이 시청의 방역과에 연락을 해
자문을 청했더니, 하루 날을 잡아 소독약을 살포하자는 거였다.

그날 밤 잠들기 전에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 보았다.
아차! 벌레가 징그럽다고 약을 친다면,
풀벌레들하며 귀뚜라미, 거미, 잠자리,...등 더불어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이 일시에 소멸되는 게 아닌가?
그리되면 새들도 먹거리가 없어 살 수 없을 테고...
그건 아니다 싶었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숱한 형제 자매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것,
그 얼마나 위험한 발상일꼬?

당장 다음날 아침에 방역과에 연락을 해 취소를 했다.

집 안에도 벌들이 자주 드나들어
갖가지 모양의 벌 집을 지어 놓는다.
때로는 이름 모를 벌레들이 방에까지 들어오기도 하지만,
생각을 다시하면 징그럽기보다는 내 친구들처럼 허물이 없어진다.

그래선지 여기 성거산엔,
부쩍 새들이 많이 날아들고 온갖 생명들의 천국처럼
매일 부산한 아침을 맞게되어 싱그러운 나무들도
바람 친구들과 화답을 하며 작은 생명들의 은신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화합의 모습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개구리야, 잠자리야,...하느님을 찬양하라.
노래하는 새 자매들이여, 하느님을 찬미하라.
갖가지 곤충 형제들아, 하느님을 기려라.
  • 하늘이 2009.07.18 12:25
    모기에 물려도 모기약을 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벌레를 사랑하는 수사님을 그 벌레들이 물지 않기 바라며 화살기도 쏩니다^^
  • 영희 2009.07.18 12:25
    이 아침... 두 눈을 살며시 감고 성거산을 그려봅니다...온갖 풀벌레들과 새소리가 들려요...마아앗 맛. 맛.또르르.. 맛. 맛. 맛...마앗~시유 맛.맛.맛..맛시유.. 아하! 수사님을 부르는 소리였군요!!
  • 아스라이 2009.07.18 12:25
    마음까징 맑아집니다.
  • 2009.07.18 12:25
    T ...^*^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8 여행은 영원한 본향을 향한 예행 연습...? T 평화와 선. 근 한달 가까이 여기저기 휘돌아 왔다. 강화의 글라라 수녀원 소속인 '마리아 루스'수녀님의 첫서원식이 고향인 연평도- 연평도하면 조기잡이와 꽃... 2006.05.27 2360
157 참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행복을 생각하면 예수님의 이 떠올려지지만 실생활에 실천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리고 식자입네 하는 사람들이 아는 지식이 ... 김맛세오 2011.12.15 2363
156 스마트 폰 세상...글쎄???!!! T 온 누리에 평화를... 지하철을 타고 보면 너나 할 것없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 폰에 시선을 집중한 채 이러저러한 정보나 게임을 써핑하느라 시간가는 줄... 김맛세오 2012.03.04 2365
155 해거름녘   T 온 누리에 평화   '해거름'하면 으례히 제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2가지 장관이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 하나는 오래 전 인도에서의 ... 김맛세오 2014.01.08 2366
154 작년에도 그렇더니...? T 평화/ 선 아유, 아파 죽겠네! 풀을 뽑다가 그만 벌집을 건드려 한 방 금침을 맞았다. 작년엔 경당 어둠 속에서 불을 키려다 말벌에게 발등을 쏘여 3일 만에 병... 김맛세오 2011.07.09 2367
153 그래도 감사지정에 폭 빠져...! T 온누리에 평화 파아란 가을 하늘에 햇곡식이며 주렁주렁 먹음직스런 햇과일들! 예년의 추석 명절엔 늘 그랬었는 데... 계속되는 이상 기온으로 계절조차 정신을... 2010.09.22 2368
152 행복- 공감 T 온 누리에 평화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만족도가 55%랍니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면 낙제점이란 건 뉘나 알고 있지요. 걸핏하면 "세계... 김맛세오 2013.06.17 2368
151 실로 오묘한 자연의 법칙 T 평화/ 선 마당 화단에 물을 주다 보니 장미의 여린 잎마다 진디물이 일사불란한 군대의 호령에 맞추 듯 맛나게 진액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장미에 진디물이 많... 김맛세오 2012.05.01 2377
150 팔당- 성묘가는 길 T 평화/선 엊그제, 모처럼 성거산을 내려가는 새벽(6시가 좀 못된 시각) 맑은 하늘에 북두칠성이 자못 선명해 길을 가르키는 나침반 같다. 옅은 새벽 안개를 모락... 2009.10.03 2379
149 첫 순례(예루살렘)에서 생긴 일 T 온 누리에 평화   공부하던 도중 1986년도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상주 학생들은 거개가 다 경험을 쌓기 위하여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 파견되는 게 관례였죠... 1 김맛세오 2014.02.17 238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