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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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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를 빌며.

 

어제는 참으로 기분 짱인 날이었습니다.

대전 대흥동 주교좌 성당에서 우리 형제들 3명(사제2/ 부제1)이 서품을 받았거던요.

 

원래 저는 업무상 자리를 비울 수가 없어 그곳 서품식에 참석한다는 건 언감생심!

그러나 주님께서 제 속 마음을 헤아려주셨는지...아침 식사 때였습니다.

엘리아 형제가 묻더군요.  "형제님, 오늘 대전 서품식에 안가시나요?"

   "아유!  가곤 싶지만 내 일을 두고 자리를 비울 수 없으니...갈 수 없거든!" 랬더니,

   "제가 대신 봐드릴 테니 다녀오셔요."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해서 생각도 못했던 기분 좋은 대전행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대전'하면 으례히 떠오르는 2분이 있습니다.  자주 갈 기회가 없는 대전이기에,

그곳에 갈 일이 생기면 뵈고싶은 어른들이거든요.

한 분은 '석엘리사벳'할머니로, 몇 년 전부터 건강상 외출을 못하시는 분으로서,

30여년 전 '미라회'(경남 산청 나환우를 돕는 후원회) 관계로 오랜 세월 연책자로서 활동하시면서

걸핏하면 제게 직접 시골에서 짠 들기름을 보내 주셨거던요.

그런 인연으로 할머니는 늘 고마운 분으로 각별하게 제 뇌리에 입력이 되어있는 거지요.

그래서 대전하면 이 할머니의 근황이 궁금해 가끔 전화를 드렸고, 어쩌다 직접 갈 기회가 있으면

참새 방아간 들르듯이 아니 들를 수가 없는 거지요.

 

또 다른 한 분, 정세실리아 자매님은 가족 수도회인 FMM에 따님을 맡기셨고, 그 수녀님은 지금

스페인 부르고스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있고,

대전 목동 입회시절부터 저희 수도회를 알게 모르게 잘 도와주시는 분이랍니다.

역시 가끔 전화 통화로 목소리를 익히 아는 분이라, "서품식에 오실꺼냐?"고 물었더니,

매우 반기시는 목소리로 "이따 오시면 만나요"라는 답을 주시는 겁니다.

 

그렇게 대전의 두 분을 서품식 계기로 오랫만에 뵙게 된거죠.

 

막상 대전행 시발에 기발한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요즘에 대전쯤이면 교통비가 솔찮이 들거든요.  거기에 착안을 해, 천안까지 지하철을 이용하고

천안에서 기차로 바꿔타면 많은 비용이 들지 않아도 되겠다는... 

그렇게 하여 결국 2,7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대전에 당도했습니다.

 

그런데 정림동에 살고계신 할머니를 찾아가려면, 이 뻐스 저 뻐스 한참을 헤메며 기다려야 할 판인데,

정류장엘 당도하자마자 대뜸 정림동이란 행선지 차가 눈에 들어오는 겁니다.

'올커니'하며 냉큼 올라 타 물으니, 절묘하게도 제대로 탄 겁니다.

그렇듯 어렵잖게 할머니 집에 도착한 시각 또한  점심 시간에 맞춘 듯한 12시 반.

차려주신 된장찌게와 삭힌 꼬다리라며 내어주신 반찬이 묵은 김치와 함께 참으로 제가 좋아하는

일류 한국 식탁 부럽지 않게 맛있게 먹었으니, 진수성찬이 뭐 따로 있나요?

오랫만에 예전 할머니 엄마가 대접해 주셨던 그런 류의 토속 성찬에 홀딱 반할 밖에요!

 

또 다른 한 분- 세실리아 자매님은 서품식의 하객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꽉 차 있어 뉘 찾는 찾는다는 건

전부가 까만 머리에 흰 머리카락 하나를 골라내는 격이랄까...아예 전화기를 꺼놓고는 다시 켤

엄두도 안내고 있었거던요.

자매님은 저를 찾아 헤메시다가 그 복잡한 와중에 결국 절 발견하시곤 반가와 어쩔 줄 모르시는 겁니다.

그러나 형제들과 승합차에 올라타야 해서 불과 몇 마디 반가움을 주고받았을 뿐...

긴 여운을 다음으로 미룬 채 아쉽게 헤어져야 했지요.

 

그렇게 귀중한 서품식 자리에 참석했고

뵙고 자 했던 두 분을 오랫 만에 뵈올 수 있었던 기쁜 하루...!

'가는 정이 고우면 오는 정도 곱다'라는 말처럼 저의 하루 일을 대신해 준 형제에게는,

비록 2,700원의 비용으로 내려 간 대전이었지만,

대흥동의 유명한 '성심당' 빵 집에서 맛난 빵 거금 2만원어치를 사다 선물해 주었으니,

서품식과 할머니와 자매님을 뵐 수 있던 기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거금의 하루였으니까요.

 

취침 전, 오늘 하루 있었던 그림을 다시 그려봅니다.

 

     "서품을 받은 세 형제들이여!  은총의 힘찬 그 길을 잘 가꾸어 나가십시오.

       할머니, 자매님!  오래 오래 건강하시어 하느님을 향한 그 고운 열정을 고이 간직하십시오."

 

그림처럼 밝고 화사한 기분 좋은 화폭으로 가득 찬 기쁨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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