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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의 부르심, 성소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오늘 요한복음은 다른 공관복음과 달리 주님께서

먼저 부르시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먼저 주님을 찾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첫 제자들은 사실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로서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던 구도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이렇게 묘사하고 있지요.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서 있다가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서 있다가 말하였다.”

1독서의 사무엘도 스승 엘리와 함께 성전에 머물고 있었지만

아직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니까 요한의 제자들이나 사무엘이나 스승과 함께

하느님을 찾고 있지만 아직 하느님 체험은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사무엘서는 사무엘은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고,

주님의 말씀이 사무엘에게 드러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사무엘이 어찌 주님을 알지 못한다고 하겠습니까?

스승 엘리에게 이미 수없이 들어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배워 알고는 있지만 직접 들어 알고 있지는 못한 것이지요.

 

우리가 아는 것이 보통 그렇습니다.

배워서 아는 것은 보통 지식입니다.

배워 아는 것만으로는 배운 것도 다 알지 못하고,

깨달아 아는 것에는 이르지 못하고 존재는 더더욱 알지 못합니다.

 

며칠 전 저에게 수련 받은 유기 서원 형제가 강론을 하는데

제가 수련 때 아주 명확하게 가르쳐준 것을 설명하느라 끙끙대는 겁니다.

제가 얘기해줬을 때 머리로는 다 알아들었는데 지나고 나니 다 까먹어서

이제 처음부터 자기 식으로 이해를 해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끙끙대며 깨달은 것을 쉽게 설명해줬는데도 그때는 깨닫지 못하고,

지금 자기 스스로 깨치려 끙끙대는데 그렇게 알아야 제대로 알게 될 겁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가르쳐줘봤자 다 헛것이라고 허탈해할 수도 있지만

본래 앎이란 것이 이런 것이기에 자기가 깨달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때 이거야! 하고 일러주는 것이 스승이 할 역할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진리나 하느님께 대한 깨달음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세례자 요한처럼 가리키는 것이 스승이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잘 설명해주는 과숙체락 줄탁동시瓜熟蒂落 啐啄同時란 말이 있지요.

오이가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는 법이고

알속의 병아리와 알 밖의 어미 닭이 동시에 쪼아야 하는 법이라는 뜻이지요.

 

그런 법인데 무르익을 그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미리 뭘 하면 안 되겠지요.

알을 깨고 나올 때가 되어 병아리가 속에서 알을 톡톡 쪼기도 전에

어미 닭이 조급함 때문에 미리 알을 밖에서 깨면 그 병아리는 죽게 되지요.

그러니 스승이 갖춰야 할 것은 사랑으로 오래 품을 수 있는 인내력과

때가 되었음을 알아볼 수 있는 영적인 식별력입니다.

 

그렇다면 제자가 갖춰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열망, 곧 구도열망이 있어야 하고,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치 않는 끈질긴 수행정신이 있어야 하며

하느님의 때가 되었을 때 자기를 깨고나오는 용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깨달음이란 병아리가 부화하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알을 깨는 것처럼 위험하고, 그래서 두렵고,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던 껍질이라도

이제 깨야 할 때가 되면 깨야 합니다. 그 껍질을 깨지 않으면

나도 그 안에서 죽고 새로운 깨달음의 세계도 볼 수 없습니다.

병아리는 알을 깨야 하고, 새는 둥지를 떠나야 새 세계를 만납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를 가리키고 제자들은 예수를 따라나섭니다.

그런데 나는 세례자 요한이기도 하고 예수님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아니, 달리는 열차처럼 내가 먼저 예수를 따름으로

나를 따르는 이도 예수를 따르게 하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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