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26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보통 큰 공동체에선 이런 날이면
여러 형제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라
웬지 설왕설래하는 들뜬 마음이기 쉽다.

이곳 성거산 같은 작은 공동체의 분위기는 지극히 다른 분위기...
늘 그렇듯이 고요와 침묵이 넘처흘러,
시끌벅절한 전례와는 달리
스치는 바람, 낙엽 소리에도 예민해져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자연의 자매 형제들과 교감을 나누는 장(場)이 된다.

* * *

간밤 한차례 또 빗줄기가 지나갔나보다.
깜깜한 새벽 동쪽 하늘 더없이 맑은 자매 공기를 품은
초롱초롱 별자매들이 하늘의 밀어들을 도란도란 속삭이고 있고,
신선한 가을 바람 자매들이 콧끝을 간드리며
맑디 맑은 정기가 온 몸을 휘감는다.
추석의 보름달이 어제련듯, 어느덧 초생달처럼 가늘어진
하현달은 내려다 보는 여인의 가는 눈과 눈썹처럼
아름답고 요염하기조차하다.

아침 기도가 끝나
늘 그랬듯이 연못가로 달려가면,
거기엔 비단 잉어 자매들이 먹이를 기다리고 있어
그 뻐끔뻐끔하 입을 벌리며 달려오는 소리가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안녕, 잉어 자매들, 잘들 잤니?"
"맛...님도 잘 잤나요?"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니? 프란치스코 성인 대축일이란다."
"알다마다요. 저희들에게도 사부님인걸요.
추카,추카,...함께 축하 많이 드려요!"

"맛...님, 저희들과는 축하 안하나요?"
(새벽 차가운 바람결에 살랑 살랑 흔들어 대는 소나무 잎들)
"응, 너희들도 거기 있었구나.
소나무 자매들, 바람 자매들,...아무렴, 모두 함께 축하하고 말고!
성인께선 성탄 대축일같은 날, 담벼락이라도 고기를 실컷 발라
먹여야한다고 하셨거늘, 오늘같은 좋은 날 서로들 기쁨의 축하를
해야하지 않겠니?"

다른 한 쪽 구석으론, 옅은 구름들이 웅성이며 몰려오는 걸 보니,
연극의 막처럼 새벽 하늘의 달, 별 자매들의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게라, 좀 있음 또 비 자매들을 출현할 모양.

은총의 자매 비가 내리는 성거산 자락에
자연의 온갖 형제 자매들의 한마당 축제가 벌어지겠다.
장관스런 형제 폭포의 내달리는 소리와 함께...
  • Agnes 2010.11.01 07:42
    정원에 잔듸형제 몸매를 다듬어 주고 들어와 이제사 이글을 만났읍니다 맛님 고맙읍니다.
  • 변마르타 2010.11.01 07:42
    앞 글에 산토끼 자매라고 쓰셔서....
    자매인지 형제인지 어찌 아시고 그리 쓰셨냐구 여쭐려고 했는데....
    이 글에서 보니 신부님께는 모든 자연이 자매이시군요.ㅎㅎ
  • 2010.11.01 07:42
    T ^*^..것두 재밋는 질문이시네요. 제가 형제이니 대화의 상대는 남성, 여성격을 떠나서...아무려나 자매들이 이야기(수다?)를 잘 하잖아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8 내 고향, 구(舊)교우촌 T 평화와 선     「기도를 굶으면 밥을 굶겨라」는 마르가리타 지기님의 글을 대하면서 늘 잊혀지지 않던 옛 고향의 정황이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가끔 ... 2 김맛세오 2014.02.24 2220
317 한강의 잃어버린 보석들 T 평화가 강물처럼...   내 고향 '동재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한강이랍니다. 그리곤 웬지 마음 한구석 허전해지는... ... 김맛세오 2013.04.30 2218
316 어린 소나무들과의 재회 T 평화가 온 누리에   며칠 전 짜투리 시간을 내어 성거산엘 갔었습니다. 성모상 주변이 너무 허전하여 소나무를 한 그루 심으면 좋겠다 싶어 지천에 자라... 김맛세오 2013.04.30 2216
315 '쥐 가족 입양'을 보면서 떠지는 생각 T 온 누리에 평화   '쥐'와 '고양이' 인형 사진들이 나란히 실려진 것을 보니 관련된 여러 생각들이 머리에서 맴돕니다.   서로가 상극인 동물이지만, ... 김맛세오 2013.11.20 2215
314 작은 모험들의 꿈과 현실 T 평화와 선   저는 꿈을 잘 꾸는 편이고 꿈 속에서도 현실에서처럼 생전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꿈을 꾸는 날이면 그 꿈이 생생... 김맛세오 2013.04.30 2210
313 '하늘'이라는 맘에 쏙 드는 작품 T 평화가 온 누리에... 오랫동안 뵙지 못한 큰이모가 궁금해 전화를 드렸습니다. 붓글씨 전시장인 "예술의 전당"에 가 계시다기에 불연듯 저도 가 보기로 결심했... 김맛세오 2012.05.15 2209
312 형과의 만남 T 평화가 강물처럼...   "여기 이 사진의 작은 한옥식 대문 자리가 바로 동작동 현충원의 지금 입구란다. 그 오른쪽이 '이수교'로 넘어가기 전 '동재기 나루... 김맛세오 2013.07.01 2203
311 성거산에서의 첫 성탄 T 축, 성탄! 지극히 가난하시고 하느님 아드님이시면서도, 스스로 겸비(謙卑:겸손하고 비천함)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시어 그것도 말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 ... 2 김맛세오 2006.12.26 2192
310 오늘 기일이신 주 콘스탄시오 형제님의 마지막 편지. 이 편지는 한국 관구의 이탈리아 선교사 형제님께서 임종 전에 남기신 마지막 편지입니다. 오늘 이 형제님의 기일을 맞아 연도를 하면서 낭독되었습니다.. 죽음을... 1 이대건안들 2006.03.13 2192
309 남원 아이들 T 평화가 강물처럼... 얼마 전, 벼르고 벼르던 남원 아이들이 성거산엘 다녀갔다. 실은 아이들이 아닌 중년의 어른이지만, 난 맘 속으로 그 애들에게 만은 그렇게... 1 2007.01.23 219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